
초흔
2.5

브로커
영화 ・ 2022
평균 2.9
고레에다상 일본으로 돌아와주세요 릴리 프랭키와 함께 영화를 찍어주세요 ㅠㅠㅠ 1.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몰입이 안 된다. (본인은 유애나임을 미리 공지하는 바이다) 아이유와 강동원은 누가 연기를 더 못하는지 대결을 한다.(근데 1987 때보다 강동원이 많이 늙은 것 같다 ㅠㅠㅠ 조각상인 줄 알았건만 사람이긴 한가보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유는 예의도 바르고, 기부도 잘 하고, 성격도 좋고, 장난도 잘 치고, 노래도 잘 부르고, 작곡도 잘 하는데 도전 정신도 강해서 매번 새로운 음악 장르를 시도하고, 심지어 작사도 잘 하고, 여기에 귀엽고 예쁘기까지 한데 연기는 늘지 않는다. 역시 신은 공평한 것 같다 특히 아이유는 너무 착해서 그런지 화 내는 연기를 못 한다. 아이유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살면서 화를 한 번도 내본 적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늘 화가 나있는 나로선 너무 존경스럽다.(본인은 늘 미열 상태이고 하루에 한 번씩은 개열받을 때가 있다는 점을 공지하는 바이다) 연기적으로 가장 빛난 건 아역 배우들.... 송강호의 연기는 역시 뛰어나다. 하지만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공로상의 느낌이 강하다. 2. 굳이 첫 만남에서 반말을 했어야 했을까? 이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고레에다의 작품이 맞나 싶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료타는 자신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릴리 프랭키에게 두 아이 모두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한다. 이때 료타는 분명 극존칭을 사용하지만 미묘하게 상대를 깔보는 듯하다. 이러한 미묘함을 잘 포착했던 감독인데.... 반말을 굳이 썼어야 했을까? 반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영화에 대한 몰입도 확 떨어진다. 고레에다도 한국 영화의 전형성을 피하지 못했다. 3. 말이 너무 많다. 내가 본 고레에다 영화 중 최악의 영화는 <태풍이 지나가고>이다. 이 영화도 3.5점을 줬을 정도로 좋은 영화이다. (참고로 본인은 하나와 공기인형을 보지 않았다는 점을 미리 공지하는 바이다) <태풍이 지나가고>에서도 배우들은 말이 너무 많아졌다. 고레에다의 영화는 말이 많을수록 그의 영화의 매력도 떨어진다. 애초에 배우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잘 포착하는 감독이고, 이것이 그의 미장센의 장점이자 아이들이 많이 나오는 그의 영화의 특징이다.(어른은 애기들 앞에서 힘든 사정을 말하지 못 하기에) <아무도 모른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아기의 엄마가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이후 영화에서는 엄마가 네 아이와 즐겁게 노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미묘함이 내가 <아무도 모른다>를 인생 영화로 꼽는 이유이다. 말이 많아질수록 배우는 표정이 아닌 대사에 집중하게 되고 관객들 또한 표정이 아닌 말에 집중하게 된다. 말은 쉽게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현학적이기에 표정보다진실되지는 않는다. 이게 감독님의 연출 철학 아니셨어요? 아니셨다면 죄송합니다 4. 지워진 형사들.... 영화에서 낡은 자동차보다도 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애기 대신 키워주는 역할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며 감정적인 형사의 모습은 오히려 영화의 리얼리티를 훼손한다. 형사가 아닌 브로커들에게 더 집중했어야.... 5. 관람차나 열차 장면 그리고 몇몇 대사는 너무 일본적이다. 안 좋은 점(반존대로 틱틱 거리는 거)은 로컬라이징이 되고, 로컬라이징이 필요한 부분은 로컬라이징에 실패했다 6. <어느 가족>의 가제가 <들리지 않는 말>이라고 알고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대충 비슷했던 것 같다. 그래서 키키 키린 할머니는 바닷가에서 "고마웠어"라고 혼잣말을 하고, 쇼타는 버스에서 "아빠"라고 혼잣말을 한다. 상대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진실된 말을 한 것이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어느 가족> 때는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따뜻한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는 비슷한 장면이 세 번 나온다. KTX에서 어둠과 밝음을 교차하며 아이유와 송강호가 대화를 하는 장면(이 장면은 진짜로 좋았다) 강동원이 아이유의 눈을 가리며 위로를 하는 장면, 다 같이 불을 끄고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한 장면. 손바닥과 어둠으로 얼굴을 가리지만 말은 새어 나온다. 이게 내가 사랑하는 고레에다의 주제 의식이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 영화가 "말 많은" 영화가 된 것은 필연적일 지도 모른다. 솔직히 개망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어쨌건 고레에다의 필모그래피에 한 번은 나왔어야할 영화이다. 하지만 오래된 고빠 중 하나로서 이 망작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시켜주는 것이 슬플 뿐이다 ㅠㅠㅠㅠ 제발 고레에다상 니뽄니 카에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