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Pars Ignari

Pars Ignari

10 years ago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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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영화 ・ 2016

평균 3.0

영화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비판받는것은 부당하다. 애초에 모든 사건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서술되는 것이 불가능하며, 텍스트에 절대적 0도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천상륙작전은 수많은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사건에 대한 하나의 시선을 견지하고 있을 뿐이며, 모든 영화가 자신의 시선을 가지는 것은 필연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해당 시선의 정당성을 문제삼는게 아닌 다음에야 '영화가 스탠스를 취하는 것'을 문제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평론가들의 선택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영화가 취하고 있는 스탠스를 무시하고 영화의 외적인 완성도만 가지고 영화를 평론할 수 없으며, 따라서 평론가들의 선택에는 필연적으로 그들의 이념이 개입된다. 직업이 '리뷰어'가 아니라 '평론가'인 이상 자신이 이념적 주관을 배제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그리고 상술한 것과 같이, 이 이념 자체에 대한 비판이 아닌 '평론에 이념을 개입시킨 그들의 선택' 을 비판하는 것은 똑같이 오류다. 비판은 '주관을 가지는 행위'보다는 '그 주관이 정당한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 영화의 시선은 확실히 비윤리적인 프로파간다이다. 인민을 선동하며 동시에 관객을 분노시키는, 노골적인 목적의 현수막은 리암 니슨보다 자주 등장하는듯 하고, 림계진이 주도하는 총살 장면은 더없이 잔혹하게 전시되어 관객들로 하여금 억지로 증폭된 분노를 탐닉케 한다. 느닷없이 종교를 투입시키면서까지 숭고한 아군을 강조해놓고 비난하는 대상이 당의 이념을 강요하는 공산주의의 모습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닉하기까지 하다. 영화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군과 적 사이의 규정선을 그으려 하며, 어느 순간부터 설득이 아닌 강요를 무기로 삼고 있다. 영화 속의 공산주의와 영화의 반공적 시선은 사상적으로만 대립해있을뿐 놀랍도록 닮아있는 극단적 아집이다. 그 문제적 반공주의를 제하고 나면 영화에 남는 것은 신파와 우연에 불과하다. 달리는 차량에서 떨어진 이정재의 앞에는 갑자기 오토바이를 탄 '한 명'의 북한군이 달려와 맥없이 쓰러져 오토바이를 제공하며 처형은 언제나 숨어있는 첩보원 일행도 똑똑히 볼 수 있는 곳에서 진행된다. 진세연은 억지 감동을 만들기 위해서만 기능하는 캐릭터이고 이정재가 마침표처럼 흘리는 눈물은 영화가 스스로의 신파에 도취해 흘리는 눈물에 불과하다. 제각기 흩어진 얼개없는 서사, 그 빈 연결고리에 싸구려 눈물이 대신 자리해있을때 감정의 질보다 그 양에만 충실한 화법은 도통 소화할 수 없는 더부룩한 이물감만 남겨놓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