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신상훈남

신상훈남

2 years ago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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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가이즈

영화 ・ 2023

평균 3.1

2024년 06월 13일에 봄

'웃기면 장땡'이라는 느낌이 강한 영화. 코미디도 천천히 쌓여가는 스택이라는 게 있는 건데, 이 영화는 급하게 1차 시도 후 "어때요? 웃기죠?" 다음에 얼마 지나지 않아 2차 시도 "이래도 안 웃겨?" 3차 시도, 4차 시도... 그냥 끊임없이 시도만 해댄다. 한마디로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한다. 수십 번의 시도 끝에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앞뒤 가리지 않고 수십 번 몰아치다 보니 극에서의 정교함이라고는 당최 찾아볼 수가 없다. '원래 코미디 영화는 다 그런 거 아니에요?'라기엔 이 영화는 배우의 연기력에만 의존하고 있다. 마치 현장에서 조감독이 배우들에게 "알아서 코믹연기 잘 해주시면 돼요. 믿어요?" 지시 말고는 아무것도 안 했을 것만 같다는 말이다. "신나랑 페인트처럼, 다 사이좋게 지내면 좋을 텐데." 이 영화는 코미디보다는 다른 장르에서 잠재력을 드러낸다. 바로 '호러'다. '이 감독 필모그래피에 진짜 호러 영화 없는 거 맞아?'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갑툭튀 없이 연출할 줄 아는 호러 분위기'가 이 영화 곳곳에 붙어있다. 호러에서 꽤 중요하게 작용하는 역할 중 하나인 '고어'적인 부분 역시 훌륭했다.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지 않고도 이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고마 가지 왜 왔노?" "내가 행님 놔두고 어디 가는데?" 이 원작의 매력은 확실한 편이지만 반면에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정말 잡다하기 짝이 없다. 통통 튀는 각자의 맛이 섞이지 못 하고 서로 주장하여 영화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도대체 이게 무슨 영화지' 종잡을 수 없었고 코미디스러운 단 맛이 나다가도 갑자기 엽기적인 짠 맛이 나서 적응이 안 되는 느낌이랄까. 차라리 템포를 정해서 구간마다 맛을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작품에는 처음 보는 배우들이 많았는데 그들의 연기는 좋았던 것 같다. [이 영화의 명장면] 1. 설거지할 때 듣는 음악 이희준이 스크린에서 보여줬던 많은 무거운 역할들에 비해 상반되는 매력을 볼 수 있는 이 작품에서 그의 코미디스러운 면모가 확실하게 드러났던 장면.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보여줬던 이병헌의 그루브와 맞먹을 정도로 웨이브는 우아했고 표정은 도도했다. 이 장면 자체가 이희준을 스포트라이트 비추고 있는 무대인 만큼 독무를 완벽하게 구사해냈고, 평소 그를 좋아하던 관객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이렇게 망가져주다니' 감격스러운 장면이 될 것이다. "저게 말로만 듣던 스톡홀름 증후군?" 2. 본격적인 엽기 설정 자체는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 하지만 그래도 납득하고 빠져든다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날 지경'에 도달한다. 근래 누군가가 죽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미소를 지어본 적이 있을까.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 한 우스꽝스러운 걸 맛볼 때의 짜릿한 느낌. 웃으면서도 내 웃음소리에 평소엔 들어있지 않은 빈 숨소리가 난다는 걸 깨달았다. 마냥 웃기다기보다는 그 안에 '이걸 웃어도 되나' 같은 찰나의 죄책감과 '이게 도대체 뭐야?' 싶은 황당함이 모두 들어있는 웃음소리. 이 장면은 그런 장면이었고, 이 영화는 그런 영화였다. "사람이 분쇄기에 와 드가는데?" "그걸 내가 우찌 아노? 나한테 얘기하고 드간 것도 아닌데."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가 가장 잘 살려낸 매력은 바로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의 브로맨스였다 영화제에 베스트커플상 같은 게 있다면 충분히 입상을 노려볼 만했을 것이다 "지옥에 가더라도 너랑 가면은 외롭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