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석
1 year ago

안개 낀 부두
평균 3.0
얼결에 예술가의 역할을 떠안은 자는, 캔버스 뒤에 숨기를 포기 한 채 끝내 여기에 남는다. 어제의 포탄이 남기고 간 매캐한 연무가 제 앞을 가림에도, 그는 앞선 죽음의 흔적으로 얼룩진 더러운 골목 사이를 비척인다. 풀어내지 못한 회한과 미숙한 욕망이 도처에 널린 이 도시에서 예정된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그는 그렇게 자신이 발붙인 지옥을 사랑하고자 한다. 마냥 낭만으로 포장되기에는 무시할 수 없는 결연함이, 이 영화에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