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신상훈남

신상훈남

8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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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영화 ・ 2012

평균 3.8

2018년 02월 08일에 봄

얼마 전에 내 방 베란다 천장에 거미줄이 쳐져 있는 걸 발견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거미줄을 뽑아낸 거미는 콥빼기도 보이지를 않고 오로지 그의 먹이들만 걸려 있다는 것. 그럴 때마다 가끔 기대한다. 내가 자고 있을 때 몰래 내 목 뒤를 노려 물어버린다면 나도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헛된 기대를. 1. 책임감 아버지로서의 책임감. 가정을 꾸린 아버지라면 상황이 얼마나 열악하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족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리처드 파커는 아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고 일찌감치 멀리 떠난다. 설사 그것이 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할지라도 아무런 위로도 없이 급하게 짐을 챙겨 달아나는 그의 모습에서 극복이 아닌 도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감. 아버지가 끝내 풀지 못한 문제를 풀어 그 답을 코너스에게 제시하는 피터(앤드류 가필드). 그러나 그 답을 통해 코너스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해버린다. 자신에게 생긴 힘을 저버리지 않고 두려움을 떨치고 그의 손끝에서 시작된 재앙을 끝내 매듭지으려는 책임감 있는 자세. 어쩌면 리처드가 남긴 건 피터의 암묵적인 책임감이 아닐까. 2. 소중한 사람 피터는 악당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던 도중 자신이 행하는 일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저 사람을 구하기보단 그 사람을 구함으로써 깊게 안도하고 고마움을 표하는 주변에 있던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욱이도 열심히 거리를 활개치고 다닐 수 있었다. 비춰지는 달빛 아래 가만히 앉아 마스크를 쳐다보던 피터가 인상적. [이 영화의 명장면 🎥] 1. 스파이더맨 VS 리자드맨 피터 파커의 카메라를 발견한 그는 겉잡을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하는데... 그만 치밀어 오르는 화를 인내하지 못하고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에 가만히 있을 스파이더맨이 아니지. 시끄러운 고함을 질러대는 도마뱀의 아가리에 시원하게 거미줄 한 방! 그웬(엠마 스톤) 또한 못난 도마뱀에게 뒤치를 가하고, 이어지는 화려한 거미줄 쇼. 코너스 박사님 그 정도면 많이 해드셨어용 이제 좀 쉬시죠. 2. 뉴욕 스파이더맨 하면 뉴욕의 야경이 빠질 수 없지. 거미줄을 쏴대며 비춰지는 주변 뉴욕의 야경은 황홀스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그러나 뉴욕은 절대 스파이더맨 없이는 빛나 보이지 않는다. 뉴욕 한 가운데서 날개를 펼치며 날아가는 상상은 한 번쯤은 해보기 마련이다. 스파이더맨은 항상 그 소망을 이루어줌으로써 우리에게 큰 쾌감을 선사한다. 3. 엔딩 푸르다 못해 몹시도 맑아 보이는 달빛 아래 스파이더맨은 오늘도 거미줄을 펼쳐 악과 싸우고 선을 돕는다. 벤 삼촌은 의문의 남자에게 안타까운 죽임을 당했지만 이제 피터에겐 복수심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아 보였다. 아마 하늘에 계신 벤도 피터가 복수심이 타올라 칼을 갈기를 바라진 않을 테니까. 항상 응원하고 사랑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그가 대신 해줄 때의 감동과 앞으로의 업보가 더욱 기대되는 최고로 멋진 스파이더맨. 약속은 깨져야 제 맛이지. 가끔 약속을 불가피하게 깰 수밖에 없을 때 피터 파커의 명대사를 곱씹곤 한다. 물론 결과는 시궁창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