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upang2003

혼자가 혼자에게
평균 3.3
시시각각 변하는 나의 감정대로 받아들여도 그만이고, 그렇게 수시로 변하는 나의 감정으로 받아들여도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 어떤 문제나 오해가 생기더라도 그 여파가 나의 인생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며, 다만 그러한 문제나 오해는 차분히 시간을 두고 받아들이고 곱씹어보며,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숙하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나는 나의 한 손가락으로 꼽는 사람들을 제외한 사람들과의 소통 - 사실 들여다보면 대화 수준에서 그치는 것으로서 나의 문제나 나의 생각을 쉽사리 털어놓지 않고, 또 그렇게 털어놓은 생각에 그들의 감정과 생각들이 더해져 발생하는 이해가 아닌 오해를, 끊임없이 마주하고 멈춤없이 겪어오며 관계와 관계를 거듭해오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따라 나는 소수의 사람들 - 이해가 아닌 오해가 생기더라도 나를 어느정도는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하나 둘 세월이 흐를수록 입은 닫고 모르는 것은 알려 하지않고 그저 모르는 수준으로 놓아두는 거리감을 철저히 유지해오는 듯 하고, 그렇게 나의 인간과 관계는 더 이상 넓어지는 저변을 얻어내지 아니하고, 끝없는 심연으로 빠지어나가는 듯 하다. 그러한 소수의 사람들 외에 - 소수가 되기 이전의 다수의 사람들보다 내가 더욱 큰 위로와 위안, 이해와 때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인 이익을 얻는 것은 다양한 서적과 음악들, 특히나 나는 상대방의 생각과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음악 - 자전적인 가사가 쓰인 힙합(Hiphop), 혹은 자전적 이야기가 쓰여있는 수필집을 중심으로, 그렇게 '육성이 결여된 대화'를 시간과 해를 거듭하며 더욱 깊고도 짙게 이어오고 있다. 한동안은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산문집이자 수필집'으로 취급하고 추천하곤 했던 이 병률이라는 이름, 나는 오랜만에 누군가를 좋다고 말하고 바람이 분다고 말하는 그의 신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혼자'라는 말에 사로잡힌 채로 - 더 이상 누군가를 쉽게 받아들이거나 누군가를 쉽게 만날 수 없는 나의 처지와 상황을 고스란히 떠안은 채로, 그 쓸쓸함의 한 켠에 혼자라는 이름의 내게 건내는 대화와도 같은 격으로서 받아들여지는 이 병률 작가의 신간, 혼자가 혼자에게를 묵묵히 떠안은 채로 이 병률이라는 존재가 생략된, 엄밀히 말하자면 그의 육성이 생략된 자필이자 육필로서의 대화, 그리고 소통을 시도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