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 그녀는 곧장 그에게 가서 '카마이클 씨!' 라고 부르고 싶었다. 그러면 그는 늘 그렇듯 뿌옇고 흐리멍덩한 녹색 눈과 너그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볼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때에만 사람들을 깨우는 법이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가지가 아니라 전부였다. 생각을 끊고 해체해 버리는 대수롭지 않은 단어들로는 그 어떤 말도 표현하지 못한다. '삶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램지 부인에 대해서.' 아니, 누구에게든 그 어떤 말도 할수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순간의 절박함은 늘 표적을 놓치고 빗나가고 말았다. 단어들이 퍼덕이며 비스듬히 날아가 목표물의 몇 센티미터 밑에 가서 꽂혔다. 그러면 포기하게 되고, 그런 다음에는 그 생각이 다시 침잠해 버리고 만다. 그러고 나면 사람은 중년들이 대개 그렇듯이 신중하고 은밀해지고, 미간을 찡그리고 끊임없이 불안한 표정을 짓게된다. 몸으로 느끼는 이 감정들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 공허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것은 마음의 느낌이 아니라 몸의 느낌이었다. 휑하게 빈 계단을 보고 일어난 몸의 감각이 갑자기 극도로 불쾌하게 느껴졌다. 원하면서도 갖지 못하는 것이 그녀의 몸을 경직시키고, 도려내고, 긴장시켰다. 원하면서도 갖지 못하는 것, 그러나 원하고 또 원하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비틀고, 거듭 비틀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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