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동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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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nth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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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

영화 ・ 2025

평균 3.8

2025년 09월 10일에 봄

영화의 감독인 파벨 탈란킨은 러시아 우랄 지역의 소도시 '카라바쉬'의 종합학교 교사다. 교사지만 수업을 진행하기보단, 교내의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기록하는 역할에 가깝다. 때문에 그는 언제나 카메라를 들고 학생들을 찍는다. 그러던 중 2022년 2월 푸틴이 특수군사작전을 개시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다. 전쟁이 장기화됨과 동시에 교육부는 파시즘적 군사교육 지침을 전국 학교에 전달하고, 그것을 촬영해 교육이 진행되었음을 보고할 것을 주문한다. 국기계양식과 국가제창으로 시작된 지침은 어느덧 와그너 용병들의 실전 교육으로까지 확대된다. 자신과 함께했던 학교의 졸업생들이 전장에 투입되는 것을 지켜보던 파벨은 자신이 촬영한 것들을 들고 망명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이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이다.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라는 번역제와 달리, "Mr. Nobody Against Putin"이라는 원제는 파벨이라는 '누군가'에 집중한다. 이 영화는 푸틴과 침략전쟁에 반대하는 이들 일반이 아니라, 지역 소도시의 학교가 서서히 군사화되는 과정의 의도치 않은 기록자인 파벨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침략 이전에도 독재에 가까운 푸틴의 정치와 군사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주장했던 그는 전쟁 발발과 함께 서서히 지역의 아웃사이더가 되어간다. 자칫 변절자, 배신자, 비국민으로 낙인찍힐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그는 자신의 카메라 앞에서 웃고 떠들며 춤추던 아이들이 점차 군사주의의 물들어가는 것을 묵묵히 담아낸다. 그럼으로써 이 영화는 교육의 영역에서 파시즘 프로파간다가 어떻게 아이들을 잠식해 나가는지, 세계적인 극우화의 경향 속에서 교육이 한 학교, 한 지역, 한 국가의 행방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