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히도 지금 사회는
끝내 피로감과 무기력이라는 상처를 준다”
과잉성실부터 유튜브 뉴스까지
당신에게 스며든 무기력 전염의 심리학
세계 최고 권위 임상심리학자가 찾아낸
과부하의 악순환을 끊는 회복 솔루션!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에 잘못은 없다.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쳤을 뿐이다. 평생 전 세계를 돌며 마음의 상처를 연구해온 외상치유의 최고 권위자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가 진단한 공통 현상이다.
30년간 전쟁, 병원, 교도소, 학교, 기업, 학대피해자그룹 등 곳곳의 현장에서 심리자문을 해온 그는 개인의 행복이 사회 정의에 얼마나 중요한지 선구적으로 연구했다. 현재, 정신의학계의 바이블로 불리는 저서 《외상 관리》를 포함하여 트라우마 분야에 저자의 연구와 통찰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압도적인 고통을 헤치고 나아가는 법을 담은 진심의 강연은 TED를 통해 전미 최초로 여성 교정시설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이러한 저자가 현 시대에 떠돌고 있지만 잘 언급되지 않는 전염병, 즉 ‘피로감’에 대한 치유책을 제시했다. 바로 책 《과부하시대》다. 직장인은 물론 사회 운동가, 소방관, 지구 반대편의 학생과 주부들까지 실상 ‘아무것도 못 하겠는’ 무기력을 호소한다. 저자는 세대 간에 전해지는 유전적 대물림, 끊임없이 움직이는 게 미덕인 사회, 전 지구적 위기의 노출 등 보이지 않는 은근한 압력이 개인의 컨디션에 스며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충분히 성실하지 못하거나 나약해서가 아닌 시대의 문제로서 과부하를 하나하나 분해하고 이해해 가는 것만으로 마음이 가벼워진다.
개인의 행복과 사회 정의가 끈끈히 연결돼 있는 만큼, 《과부하시대》는 사회 진단을 넘어 개인이 과부하를 덜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처방한다. 온통 상처에 신경을 뺏길 것 같을 땐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거나 옷차림을 고르거나 물병을 채우는 작은 일에 관심을 돌리고 집중해보자. 당신이 선택하는 행동은 작을수록 좋다.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에 사과 깎는 일이 얼마나 구원이 됐는지 생생히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상실, 이별, 참사와 총격 사건, 성폭력, 혼이 나갈 정도의 과중한 업무, 원수보다 힘든 가족관계 등 어떠한 아픔 속에서든 ‘이 상태를 계속할 것인지 멈출 것인지’ ‘무엇을 해야 실제로 도움이 될지’ 선택할 능력은 우리 안에 분명히 있다. 살아가는 것만으로 피로하고 무기력한 사회란 것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당신에게 잠재된 회복력을 일깨워 지친 마음에 살이 붙고 숨이 돌게 하는 것이 책 《과부하시대》의 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멈출지를 아는 것이다!”
《과부하시대》 1장에서는 나 자신의 과부하 상태와 정도를 알아본다. 우울증, 불안장애, 성인ADHD, PTSD가 보편적인 용어가 될 만큼 스트레스에 노출된 환경에서, 스스로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고 앞만 내달리다 보면 결국 자신이든 주변에든 울화가 왜곡되어 폭발한다고 책은 설명한다. 내가 과부하에 처해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회복의 좋은 시작이 된다.
2장에선 유전, 혐오, 건강, 과잉 성실과 같은 생각지도 못한 면에서 찾아오는 과부하의 원인을 짚으며 3장은 작은 집중이 해로운 상태를 분산시키는 핵심이라는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4장부터 7장까지 ‘산만함’ ‘외로움’ ‘강박’ ‘무기력’의 네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 과부하와 도움이 되는 구체적 지침들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자신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선택은 언제 멈출지를 정하는 것이다”라고 단언할 만큼, 저자는 자기를 피폐하게 만드는 일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을 당부한다(8장). 자본주의 사회와 문화적 압력에서 ‘멈춘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지만, 멈출 때만이 스스로 한계선을 정하고 과잉 성실을 통제할 수 있다. 이 책이 세상의 통념과 달리 ‘계속하지 않는 태도’ ‘떠남의 힘’을 오히려 강조하는 이유다.
저자는 크게 상처입은 사람들을 상담할 때 “지금 얼마나 힘드세요?”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에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을까요?”라고 묻는다고 한다. 자칫 패닉에 빠지는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이 “그래도 〇〇〇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명확히 말해주듯, 내가 나 자신을 솔직하고 다정하게 대한다면 누구나 좋은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자신을 구석으로 몰고 가는 상황을 ‘멈추고’ 긍정적으로 바꿔 갈 내면의 힘이 있다. 무거운 것에서 평범한 것까지 개인적인 경험, 상담 사례, 유머, 재밌는 삽화가 어우러지며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되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변화가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걸음이 마지못하게 느껴지는 이라면, 이 책을 통해 버거웠던 내일이 조금 살 만해지고 잃어버린 줄 알았던 기대와 희망을 다시 발견하는 경험을 만끽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