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

예쓰 · 소설
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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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後殖民食物與愛情) 교토에서 길 찾기(尋路在京都) 서편 건물의 유령(西廂魅影) 튠문의 에밀리(愛美麗在屯門) 밴쿠버의 사삿집 요리(溫哥華的私房菜) 딤섬 일주(點心回環轉) 원툰민과 분자 요리(雲呑麵與分子美食)-≪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 후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출판사 제공 책 소개

1842년 난징조약에 의하면 ‘중국 황제는 영국 왕에게 홍콩섬을 양도하기로 한다. 홍콩섬은 앞으로 영원히 영국 여왕과 이후 세습되는 영국 군주들의 소유가 되며, 영국 여왕이 선포하는 법과 규칙에 따라 통치된다’라는 요지의 내용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40년 뒤인 1984년 12월 19일에 발표된 중영공동성명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홍콩 지역(홍콩섬, 가우롱 및 싼까이를 포함하며, 이하 홍콩이라고 함)을 재통합하는 것이 모든 중국 국민의 한결같은 열망이며, 1997년 7월 1일부터 홍콩에 대한 주권을 다시 행사하기로 결정했음을 선언한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난징조약이 홍콩 식민지 역사의 출발점을 결정짓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중영공동성명은 그 종착점을 결정짓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이 꼭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1984년 이후 홍콩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민 열풍이 몰아치는 등 사회 전체가 요동치게 되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은 종래 자신이 누구이며 홍콩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별반 주의하지 않던 데서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정체성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한편 스스로 그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 1984년 이래, 혹은 그 이전부터, 당연히 홍콩 문학계는 이런 상황을 작품으로 보여 주기 시작했다. 홍콩의 장래나 홍콩의 정체성 또는 홍콩과 중국 대륙 간의 차이 등에 관심을 가진 작품이 증가했고, 홍콩 반환을 직접적인 소재로 한 단편소설과 중·장편소설들이 속속 발표되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홍콩성’의 추구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도시의 상실’ 또는 ‘도시로부터의 소외’를 보여 주는 작품이 증가했고, 외국 이민과 관계있는 이야기가 더욱 다양하고 세밀하게 제시되었다. 다시 말해서 역사 회고, 신(新)이주자, 외국 이민, 도시로부터의 소외, 도시의 상실, 홍콩의 사회적 현상 등 중국 대륙과 구별되는 홍콩만의 특징 및 홍콩 반환 문제와 관련해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들을 표현함으로써, 홍콩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거나 그것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노력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1997년 마침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었다. 막상 반환이 현실화되고 나자 이상의 상황에도 다소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홍콩 반환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도시의 상실’보다는 현대적 대도시 자체가 가져오는 소외 현상으로서의 ‘도시의 상실’을 표현하는 작품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도시 남녀의 애정 이야기가 대폭 늘어나게 되었다. 즉, 홍콩의 정체성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홍콩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다룸으로써 정체성의 탐구와 추구를 내면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예쓰(也斯)는 이런 홍콩 문학계의 동향과 성취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작가다. 그는 홍콩 반환 훨씬 이전부터 홍콩성과 홍콩인의 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는 탐구를 진행해 왔고, 소설·시·수필·홍콩식 칼럼 산문(신문의 문학 면에 수많은 고정란을 만들어 놓고 특정 작가들이 매일 또는 수일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아주 짧은 분량의 수필이나 기타 잡문) 또는 이론 문장 등 각종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그가 알거나 상상하고 있는 홍콩과 홍콩인에 대해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특히 근년에 와서 더욱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홍콩 문학계는 말할 것도 없고 중문 문학계 전체에 걸쳐 극히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2009년에 예쓰는 과거 약 10년간에 걸쳐서 쓴 그의 단편소설 12편을 묶어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後殖民食物與愛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 단편소설집은 그의 다양한 작업 중에서도 포스트식민 시대의 홍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으며, 그만의 독자적인 시각이나 감각, 독특한 발상이나 표현이 잘 어우러져 있고, 또 그 바탕에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좀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홍콩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그의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의도적으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음식들을 제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렇다. 그에 따르면 이는 밴쿠버의 한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 문화에 대해 강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딱딱한 학술 이론이 아닌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그 무엇인가로 홍콩 문화를 설명하고자 했고, 이에 대해 고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늘 접하게 되는 음식에 주목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음식은 일상에서 늘 접하는 구체적인 것이자 맛과 빛깔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과 기억을 이어 주고 상호 소통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므로, 음식을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고 구체적으로 홍콩과 홍콩인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후일 이 아이디어를 소설 등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그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예쓰는 원래 홍콩 반환 전후의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장편소설의 형식으로 그려 내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원고 분량이 장편소설에 미치지 못했고 스스로도 계속 써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 단편소설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디 홍콩이라는 도시는 생활 리듬이 워낙 빨라서 일반적으로 장편소설보다는 단편소설을, 단편소설보다는 수필이나 시 또는 홍콩식 칼럼 산문을 더 선호하는 곳이다. 거기다가 사회 시스템 자체가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생활해 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가는 본업을 따로 가진 상태에서 어렵사리 작품 창작에 노력하고 있다. 아마 그가 단편소설 방식을 택한 데는 분명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단편소설들은 각각 독립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각기 퍼즐 조각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중첩되어 등장하기 일쑤이고, 이야기 역시 순차적 시간의 흐름을 따르거나 특정한 사건을 따라서 개별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펼쳐진다. 대체적으로 볼 때 한국 독자들이 비교적 선호하는 리얼리즘 기법보다는 모더니즘 기법이나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고, 마술적 리얼리즘의 요소와 영화의 몽타주 수법도 가미되어 있다. 또 같은 작품 안에서도 1인칭과 3인칭의 화자가 혼용되어 있으며, 문장 서술 면에서도 화자의 회상과 독백 그리고 다른 인물과의 대화가 확연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소설이 그 자체의 긴장과 맥락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어쩌면 일부 한국 독자의 경우 그의 소설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며, 이와 동시에 또 이 때문에 오히려 새롭고 색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번역본에는 예쓰의 작품 중에서 6편의 단편소설과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의 후기인 <원툰민과 분자 요리> 등 총 7편의 글이 실려 있다. 여기에 실린 소설을 포함해서 그의 소설에는 홍콩이라는 도시의 지리와 건물, 거리와 골목, 대형 음식점과 조그만 식당, 거창한 요리와 간단한 음식, 문학작품과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와 다큐멘터리, 학술 이론과 시정 잡담 등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대표작인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은 아예 포스트식민이라는 학술 용어와 일상적인 음식 및 남녀 간의 사랑을 결합한 제목을 사용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방식은 앞서 말한 것처럼 어떻게 하면 딱딱한 학술 이론이 아닌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그 무엇인가로 홍콩을 보여 줄 것인가 하는 고려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은 화자인 ‘나’ 스티븐과 마리안의 만남을 주로 다루고 있다. 소설 속에서 ‘나’는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낮엔 헤어 살롱이지만 밤엔 바(bar)로 바뀌는 헤어 살롱 겸 바의 사장이다. 어느 날 프랑스 유학생 출신인 마리안이 헤어 살롱에 ‘샴푸하러’ 왔다가 둘 다 음식 마니아라는 걸 알게 되고 이로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두 사람을 포함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과 각각의 장면에서, 작가는 기억·회상·독백·대화 등을 통해 그들 각자의 홍콩―결과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하면서 구체적이고 생생한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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