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엔 산사에 간다

여태동
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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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에 다녀오는 도심 속 산사 여행을 안내한 책. 우이동 도선사에서 시작해 화계사, 심곡암, 삼천사, 길상사, 옥천암에 이르기까지 한두 시간 혹은 한나절이면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는 도심 산사의 매력은 우리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천년 고찰의 향기가 배어 있으면서 더불어 숲과 계곡과 바람의 속삭임까지 들을 수 있는 도심의 오아시스가 바로 여기 소개된 20곳의 산사들이다. 불교신문에서 15년 넘게 몸담으면서 서울 도심 산사를 취재한 저자는 얼마간이라도 꼭 걷길 권한다. 산문을 향해 나 있는 길들이 지닌 매력 또한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산사마다 한 자루씩 챙겨온 옛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깊은 절의 선방에서 옮겨온 선승들의 수행 일화와 저자가 옮겨 적은 법문 한 자락은 우리 불교의 넉넉하고 깊은 구도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해주고 있다.

<그부호>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마스터의 독보적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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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우이동 도선사 道詵寺 왜 그리 궁하게도 살았는지 싶다. 나 스스로 궁하니 욕심만 가득 차고, 그러자니 번뇌뿐이다. 도선사 포대화상 배 한 번 두드리고 그 손으로 내 배 한 번 두드리면 욕심 비우고 자비가 채워질지도 모를 일이다. 견지동 조계사 曹溪寺 절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쉴 만한 물가이자 마음먹기에 따라선 구중심처보다 더 깊은 수행의 도량이 있으니 바로 종로 한가운데 있는 조계사다. 상도동 사자암 獅子庵 태조는 무학대사의 청을 받아들여 현재 동작구 상도동 동남쪽 산기슭에 조그마한 암자를 지어 ‘사자암’으로 명했다. 이후 시간만 나면 사자암에 찾아와 무학대사와 머릴 맞대고 국사를 의논했다. 수유동 화계사 華溪寺 사찰 이름이 주는 아름다움은 또 어떤가. 화계사. ‘꽃 계곡에 있는 절’이다. 봄이면 북한산 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듯 벙글어지는 산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능선 끄트머리 화계사에서 화룡점정을 이룬다. 갈현동 수국사 守國寺 세월은 또 어떤가. 지으면 무너지고, 무너지면 또 짓은 법당처럼, 우리네 세월도 다시 쌓을 수 있는가? 후회도 되지만 돌이킬 수는 없다. 그게 세월인가보다. 세월은 참 알 수 없는 놈이다. 진관외동 진관사 津寬寺 대웅전 뒷마당으로 도토리가 후두둑 떨어진다. 이리저리 오가는 다람쥐가 바쁘다. 마음이 넉넉한 스님들은 떨어진 도토리를 바가지에 담아놓았다. 여름내 무성했던 풀들도 잦아져 계곡 건너편 밭이랑에서 고개를 숙인다. 그 사이로 가을이 물들고 있다. 진관외동 삼천사 三千寺 역시 삼천사는 걸어 올라야 제 맛이다. 비 온 다음 날이면 더 좋다. 맑은 계곡물이 숲을 호령하며 흘러내리는 소리는 언제 들어봐도 장관이다. 가파른 길을 따라 그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걱정도 근심도 분노마저도 다 사라진다. 심지어 누군가 사랑하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정릉동 심곡암 深谷庵 깊다는 뜻은 안으로 밀밀密密한 각성을 지닌다는 것이며, 높다는 뜻은 밖으로 명철明澈하여 자재하다는 것입니다. 내외명철內外明徹, 안팎이 밝으면 주객主客이 일여一如해 두루 통하고 시공時空에 걸림이 없으니 심곡深谷의 묘妙가 온천하에 절로 드러납니다. 정릉동 경국사 慶國寺 뭐랄까 목각탱을 보고 있노라면 과자가 잔뜩 든 종합선물세트를 받았을 때의 아이가 느끼는 그 설렘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화려한 것 같지만 소박하다. 그 앞에 앉아 작품 속 부처들과 더불어 두고두고 이야기를 나눠도 모자랄 것 같지 않다. 구기동 승가사 僧伽寺 산은 늘 거기에 있다. 백년이건 천년이건 꼼짝 않고 거기에 있다. 찾아가면 반겨주고 기대면 품어주는 것이 바로 산이다. 더구나 그 능선 아래 풍채 좋은 사찰 하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북한산 비봉 자락 아래 승가사가 딱 그런 경우다. 성북동 길상사 吉祥寺 1997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부촌 한가운데 길상사가 태어난다. 이 창건 이야기는 아름답다. 길상사는 백석의 연인이자 과거 대원각이라 불리는 요정의 주인이었던 김영한이라는 한 여인의 사연이 배어 있는 절이다. 신촌 봉원사 奉元寺 안산 나무 계단도 겨우내 얼었던 기운이 누그러지며 삐걱거린다. 텃새들이 딱딱 소리를 내며 산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이내 봄소식이 봉은사 경내에 가득할 듯하다. 대웅전 앞 샘물에 서서 물 한 모금 마신다. 산에서 느꼈던 갈등이 이내 가신다. 구기동 금선사 金仙寺 과연 경술년 6월 18일이 되니 서북쪽으로부터 맑고 붉은 서기가 왕실에 닿아 산실을 휘감고 있었다. 사람을 놓아 그 진원을 추적하게 하니 그곳은 다름 아닌 바로 이곳 목정굴이었다. 정조는 조선에서 스님을 핍박하던 폐습을 없애고 내수사內需司에 명하여 목정굴 위에 절을 크게 중창하게 했다고 한다. 삼성동 봉은사 奉恩寺 오래된 경륜을 자랑하듯 자태는 다른 나무들의 위용을 능가한다. 나무를 빙빙 돌며 하늘을 향해 이리저리 오르는 넝쿨을 바라보며 숲으로 길을 잡는다. 먼발치의 고층 빌딩들이 넘어지면 닿을 듯하지만, 여기 봉은사 숲길은 질경이가 가득한 시골길이다. 흑석동 달마사 達摩寺 거북바위의 신통한 영험은 관세음보살님의 대자대비가 발현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 거북바위는 일 년에 두 번씩 한강에 내려가 목욕하고 올라온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거북바위 밑에는 신령스런 샘물, ‘영천靈泉’도 있다. 구의동 영화사 永華寺 대웅전 건너편 언덕 소나무숲에는 전각이 한 채 고색창연하다. 솔숲에서 나오는 향기가 압권이다. 들어가보니 미륵석불입상을 모신 미륵전이다. 조선시대 세조가 이 미륵불 앞에서 기도해 지병인 피부병을 치료했단다. 정릉동 봉국사 奉國寺 일주문을 지나면 2층 누각이 있는데 뒤에서 보면 ‘일음루一音樓’다. 하나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인가. 여러 개의 진리 아닌 소리를 듣지 말고 진리인 하나의 소리를 들으라는 뜻으로 들린다. 숭인동 청룡사 靑龍寺 단종의 억울한 죽음을 안 정순왕후가 아침저녁 이 동망봉에 올라 단종의 유배지인 동쪽을 향해 통곡했는데 곡소리가 산 아랫마을까지 들리면 온 마을 여인네들이 땅 한 번 치고 가슴 한 번을 치며 동정同情하는 곡哭을 해 ‘동망봉東望峰’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수유동 삼성암 三聖庵 암자는 작고 아담하다. 최근에 불사해서 잘 정비돼 있다. 유명한 기도 도량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랜 역사는 아닌데도 책이 나올 만큼 삼성암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오아시스보다 더 푸른, 도시 속 산사를 찾아 반나절에 다녀오는 향기로운 都心 산사 여행 막힌 일상을 확 풀어줄, 자연주의 도심 산사 20곳! 지하철 패스 하나 들고 구중심처로 떠나는 반나절 여행 여행의 매력은 ‘떠남’에 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그래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그 달콤한 해방감이 우리에게 자꾸 여행 가방을 챙기게 한다. 그러나 현실의 장벽은 그리 녹녹치 않다. 우선 현대인들은 바쁘다. 직장에 매여 아무 때고 시간을 낼 수도 없으려니와 길이 멀수록 지갑 사정이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지하철 패스 하나 들고 점심시간에 잠시 다녀올 수 있는 구중심처가 우리의 가까운 곳 도심에 있다면,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어림잡아 스무 곳이 넘으니 횡재도 이만한 횡재가 없다. 우이동 도선사에서 시작해 화계사, 심곡암, 삼천사, 길상사, 옥천암에 이르기까지 한두 시간이나 혹은 한나절이면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는 도심 산사의 매력은 우리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천년 고찰의 향기가 배어 있으면서 더불어 숲과 계곡과 바람의 속삭임까지 들을 수 있는 도심의 오아시스가 바로 여기 소개된 도심 산사들이다. 선승의 발자취와 산사에 얽힌 설화로 여행의 재미를 더해 불교신문에서 15년 넘게 몸담으면서 서울 도심 산사를 취재한 저자는 얼마간이라도 꼭 걷길 권한다. 산문을 향해 나 있는 길들이 지닌 매력 또한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산사마다 한 자루씩 챙겨온 옛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깊은 절의 선방에서 옮겨온 선승들의 수행 일화와 저자가 옮겨 적은 법문 한 자락은 우리 불교의 넉넉하고 깊은 구도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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