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트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하현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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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조각》,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저자 하현의 신작 에세이. 선명한 삶의 감각을 다정한 문장에 담아온 에세이스트 하현이 작가로 살아남기 위해 14년 동안 여덟 곳의 마트에서 근무하며 마주한 삶의 장면들을 전한다. 저자는 스물한 살이었던 2010년, 대학교 과제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마트로 향한 이후 2024년까지 긴 시간 마트에서 다양한 일을 해왔다. 엄청난 속도로 파인애플 100통을 손질하고, 무례한 진상 손님을 능숙하게 상대하다가도, 왜 그 나이에 마트에서 일하느냐며 어서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라는 동료 언니들의 질문 앞에서는 망설였다. 사회가 요구하는 청년의 모습에 맞게 정규직 일자리를 얻기도 했으나, 1인분이 아닌 2인분, 3인분의 일을 요구하는 회사에서는 ‘진짜 나’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어 매번 마트로 돌아갔다. 작가는 파견직으로 두유, 와인, 차례주, 전통차, 파인애플, 냉동 피자 등을 팔면서 글쓰기와는 다르게 일한 만큼 돈을 받는 마트 일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의 꿈과 장래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다양한 위치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언니, 청년 들이 마트 안에서 각자 어떤 꿈을 꾸며 마트로 향하는지에 대해 귀 기울인다. 노동자의 대부분이 중년 기혼 여성인 마트 안, 평범하지만 빛나는 ‘우리’의 이야기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물론, 사회가 여성과 청년을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 파견직과 계약직이 마주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생활과 밀접한 마트라는 공간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하현 작가는 《어쩌다 마트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를 통해 자신이 선 자리에서 마트 속 작은 사회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마트 안팎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보다 더 너그러워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저자/역자

목차

1장 프롤로그 망한 남자들은 공사장으로 가고 망한 여자들은 마트로 간다 1장 슬픔과 기쁨을 모르는 어른이 될까 봐 이력서를 쓰려고 했는데 왜 자꾸 변명을 하게 될까 |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 IMF 키드의 까르푸 | 계획된 우연 |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유니폼 | 라이트는 파란색 | 최고의 예스키즈존 | 정직원은 소중하니까 | 밥이라는 문제 | 아파서 웃긴 농담 2장 언니들에게는 있고 나에게는 없는 것 멘트의 기술 | 상품권보다 더 큰 선물 | 아저씨, 그거 진짜 애국 맞아요? | 돈 중의 돈은 내 돈 | 내가 누웠던 자리들 | 옥이 언니 | 반쪽짜리 마트 사람 3장 내가 바라는 희망은 겨우 선명한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 사이 | 10만 원의 감각 | 시시한 재능의 쓸모 | 잃어버린 재고를 찾아서 | 그냥 아무거나 줘 | 마트용 자아 | 그래서 나는 뭐가 된 걸까 4장 그 시절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그냥 돈 때문에 하는 건데요? | 좋다가도 밉고, 밉다가도 좋은 | 당신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것 | 보통 날의 이별 | 어떤 비밀 | 그런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 사직서를 쓰는 마음 에필로그 우리 이야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글을 쓰는 나는 늘 돈을 버는 나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일곱 시간 반 근무, 한 시간 식사, 삼십 분 휴식… 일주일의 반을 정직한 노동의 세계로 걸어 들어간 작가 하현의 노동밀착형 에세이 2014년, 영화감독을 꿈꾸던 스물한 살의 대학생 하현은 촬영 과제를 위한 비용을 마련하고자 마트로 향한다. 식품 코너에서 두유를 팔다가 주류 매니저의 눈에 들어 와인을, 어쩌다 커피를 팔게 되면서 파견직으로 시작한 마트 판촉(시식, 할인, 덤 증정, 경품 추첨 등의 일)은 때론 일주일간, 때론 6개월에서 1년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중간중간 고용이 안정된 직장에 어렵게 들어가 정규직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했다. 1인분이 아닌 2인분, 3인분을 요구하는 회사에서는 도저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트로 돌아온 작가는 “가장 눈에 띄는” 동시에 “전경에서 물러나 배경이 되는” 희미한 유니폼을 입고, 동료와 손님에게 우렁차게 인사한다. 알려주는 이 없이도 모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고, 인센티브는 없지만 자꾸 늘어가는 영업멘트로 행사 제품을 팔며, 타사 제품을 찾는 손님에게도 언제나 친절하게 대한다. 퇴근 후 방전이 될지라도, 작가로서 글쓰기를 지속하기 위해 선택한 마트 일은 읽고 쓸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인세로 충당하기 어려웠던 생활비를 보장해주었고, “글쓰기를 통해서는 절대 얻을 수 없었”던 “내 시간과 노동력이 돈으로 교환되고 있다는 감각”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작가는 14년 동안 여덟 개의 매장에서 일하며 일곱 권의 책을 썼다. 《어쩌다 마트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는 작가가 긴 시간 동안 마트 일을 하며 글 쓰는 나와 일 하는 나 사이에서, 하고 싶은 일과 안정적인 미래 사이에서 해온 고민과 더불어 불분명하고 애매한 존재로서의 자신, 마트라는 공간과 그 안의 사람들을 깊이 있게 바라보게 된 과정을 담았다. 나는 일주일을 반으로 나누어 산다. 마트 직원으로 사는 날에는 모호했던 모든 게 분명해진다. 이 노동은 정직하다. 일곱 시간 반 근무, 한 시간 식사, 삼십 분 휴식. 하루 동안 내가 해야 할 건 그게 전부고 그 모든 걸 끝내고 나면 10만 원을 번다. 가만히 서서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보장. 내 시간과 노동력이 돈으로 교환되고 있다는 감각이 이토록 소중한 것인지 작가가 되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_p.153-154, 3장「10만 원의 감각」 중에서 마트 일에 대한 내 마음은 언제나 양가적이었다. 출퇴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내가 가진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바닥까지 쪽쪽 빨아먹었던 일들과 다르게 마트 일은 글을 쓰고 책을 만들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그게 고맙다가도 한 번씩 허탈해졌다. 그런 여유가 가능한 이유는 이 일이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을 만큼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매 순간 실감했다. 일곱 권의 책을 쓰는 동안 나는 20대를 지나 30대 중반이 되었다. 그리고 뒤늦게 깨달았다. 생활이 흔들리는 순간 꿈은 찬란하게 빛나기를 멈추고 거추장스러운 짐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_p.263, 「에필로그 : 우리 이야기」 중에서 “그래, 자기가 우리 이야기 좀 써줘. 써서 사람들한테 꼭 알려줘.” 꿈을 위해 파견 계약직을 선택한 청년부터 생계와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는 동료 언니들까지 마트에서 마주한 평범하지만 빛나는 ‘우리’의 이야기 하현 작가는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면서도 과도한 업무로 자기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일을 찾아 마트로 향했다. 그곳에는 작가처럼 좋아하는 일을 위해 정규직이라는 보장된 이력을 포기하고 계약직을 자처한 회사 밖 청년 “세연 씨”가 있었다. 나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찾기 위해 향한 마트에서조차 “얼른 자리 잡아야지!”라며 나무라는 동료 언니들의 따뜻한 잔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작가는 세연 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 수십 년 동안 여러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거쳐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작가의 엄마처럼, 마트 노동자의 대부분이 중년 기혼 여성이다. 작가는 엄마와 비슷한 나이의 동료 언니들이 생계를 위해, 용돈을 벌기 위해 마트로 출근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은 아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삶을 꾸렸던 언니들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하지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닫는다. 에세이스트라는 직업이 주변에 알려지자, 한 언니가 나지막이 전한 “자기가 우리 이야기 좀 써줘. 써서 꼭 알려줘”라는 말은 오래도록 작가의 마음에 남았다. 마트를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마트 밖 사회에서도 마트 일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 어려웠지만, 한편으로 작가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여유와 꿈을 꿀 수 있는 생활의 안정감을 전해주었다. 작가는 마트에서 상처받으면서도 마트를 사랑할 수밖에 없던 시간을 통해 동료 언니가 말했던 ‘우리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 이야기를 어떤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지 그 방향을 잡아갔고, 긴 시절을 거쳐 한 권의 책에 그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다. “누가 마트에서 일하라고 칼 들고 협박함? 그러니까 열심히 살아서 좋은 직장에 들어갔어야지 ㅋㅋㅋㅋ” 우리 매장에서 젓갈과 반찬을 파는 경자 언니는 젊은 시절 유치원 선생님이었다. 그래서인지 언니가 멘트를 치면 나긋나긋한 말투인데도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 옆에서 건강식품을 파는 애란 언니는 대학병원 간호사였다. 이제 다 지난 일이라며 손사래 치지만 누군가 아프면 모른 척하지 않고 꼭 도움을 준다. 스물둘에 결혼해 일찍 엄마가 된 즉석조리식품 코너의 윤희 언니는 자식 셋을 키우며 빛나는 젊음을 온통 육아에 쏟아부었다. 그냥 넘길 수도 있었던 그 댓글 하나가 못내 속상했던 건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들 때문이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목소리를 낼 자격도 없는 걸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삶을 꾸렸던 언니들이 도대체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했을까? _p.131, 2장「옥이 언니」 중에서 언니가 말했던 우리 이야기는 뭐였을까. 언니가 말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하얗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서 한 글자도 쓸 수 없을 것 같은 막막함에 사로잡힐 때면 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날 마셨던 사과 맛 요구르트와 내 어깨를 토닥이던 언니의 손길이 꼭 미리 받은 책값 같아서 어떻게든 이 책을 완성하고 싶었다. 언니가 나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지 생각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둘이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마트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_p.265, 「에필로그 : 우리 이야기」 중에서 “마트는 나를 ‘그래서’ 사랑하고, 나는 마트를 ‘그럼에도’ 사랑한다.” 애국자 아저씨,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아이들까지 까르푸를 사랑한 IMF키드 하현이 바라본 오늘날 마트라는 공간과 그 안의 사람들의 가치 팬데믹이 발생하고 새벽 배송이 보편화되면서 마트는 고객도, 직원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시설”이다.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정도다. 2019년 7월, 한일 무역 분쟁으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났을 때는 직원들에게 음료수를 던지며 “매국노 새끼들아!”라고 욕설을 퍼붓는 애국자 아저씨로 인해 미소된장과 고추냉이, 일본 과자는 물론, 인도네시아산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까지 모두 매대에서 치워야 했다. 코로나 초기, 공적 마스크 판매처 중 하나가 된 마트를 두고 긴 줄이 둘러쌌고, 직원들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량에 화가 난 사람들을 상대해야 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는 소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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