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
김용택 시인의 산문집. 이 책에 실린 글은 징검돌과 같다. 우리로 하여금 건너가야 할 여러 순간마다 안전하게 안도하여 발을 밟게 하는 단단하면서도 평평한 그 돌과 같다. 이 책에 실린 글은 그 징검돌로 오갈 수 있는 시와 산문 사이이다. 어느 순간은 시처럼 피어서 꽃이 되는 글이고, 또 어느 순간은 산문처럼 펼쳐져 돗자리가 되는 글이다. 또한 이 책에 실린 글은 그 징검돌로 오갈 수 있는 일기와 편지 사이이다. 어느 순간은 일기처럼 꼿꼿하니 나무가 되는 글이고, 또 어느 순간은 편지처럼 다정해서 아내와 딸이 되는 글이다. 이 책에 실린 글은 그 징검돌로 오갈 수 있는 전화와 문자 사이이다. 어느 순간은 전화처럼 솔직하니 사랑도 고백하게 하는 글이고, 또 어느 순간은 문자처럼 은밀하니 사랑도 삼키게 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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