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낭독

정원선
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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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라는 집합적 좌표에 쌓인 시간의 켜를 역사라고 부를 때, 전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그 시간 중에서 과연 어떤 시간을 자신의 욕망과 겹치도록 놓아둘 것인가를 되묻는 질문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한때 방문자(외부자)였고, 지금은 거주자(내부자)이며, 동시에 여행자(해석자)인 필자는 전주를 명소의 병렬적 집합으로 보는 수평적 관점에 머물기보다는, 일련의 수직적 시간 가운데 특히 도드라지는 특별한 한때를 꼽아, 당시의 풍경과 지금의 풍경을 버무리고, 그때의 갈망과 지금의 상념을 보태 새로운 정경으로 반죽해 보고자 했다. 이 책에서 필자는 전주의 여러 곳을 다루겠으나, 그곳들이 그저 ‘그때-그곳’에 대한 회고에 머물기보다는, ‘지금-여기’와 맞물리고, 결국에는 ‘지금-우리’에 속했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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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프롤로그 -전주행 슬로보트 2 전주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 -정념의 상영관, 터미널 3 전주 동문거리 -시간의 무늬 4 황방산 서고사와 기형도 시인 -기억할 만한 지나침 5 남고사와 남고산성 -마지막 풍경 6 산성 벽화마을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피어라, 꽃 7 동고산성과 동고사 -엇갈린 슬픔 8 거북바위와 진북사 -전주라는 ‘팝업북’ 읽기 9 전주 커피전문점의 기원 ‘빈센트 반 고흐’ -그해 봄, 전주의 비엔나커피 10 고사동 ‘원조함흥냉면’과 인후동 ‘평양옥류관’ -사발에 담긴 한 철 11 가맥과 막걸리집 -매일 벌어지는 기적 12 황강서원, 문학대공원, 서부시장 연립 美는 어디에 13 오목대, 이목대, 경기전 - 조선의 초상 14 전동성당과 치명자산(천주교 순교성지) -수난의 양식 15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공원 -동백꽃, 지다 16 한옥마을 -그 집 앞 17 영화의 거리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거리 18 전주 향교 -아름다움, 알음다움 19 전북도립미술관과 모악산 대원사 -두 개의 풍경 20 남부시장과 청년몰 -소망의상실과 레알 뉴-타운 21 완산칠봉과 용머리고개 -전주로 가는 전봉준 22 덕진공원 연못 -너에게 가 닿는 출렁다리 23 전주동물원 야간개장 -4월에 내리는 눈 24 전주천에서 만경강까지 -지극히 사사로이 25 에필로그 -전주발 서울행 마지막편 새마을호 00:53 열차 부록 1 계절별 여행코스 부록 2 가족이나 아이들과 함께 들러보면 더 좋은 곳들 부록 3 전주 음식 부록 4 전주 게스트하우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전주를 속속들이 누비는 뒷골목 리포트 전주라는 집합적 좌표에 쌓인 시간의 켜를 역사라고 부를 때, 전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그 시간 중에서 과연 어떤 시간을 자신의 욕망과 겹치도록 놓아둘 것인가를 되묻는 질문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한때 방문자(외부자)였고, 지금은 거주자(내부자)이며, 동시에 여행자(해석자)인 필자는 전주를 명소의 병렬적 집합으로 보는 수평적 관점에 머물기보다는, 일련의 수직적 시간 가운데 특히 도드라지는 특별한 한때를 꼽아, 당시의 풍경과 지금의 풍경을 버무리고, 그때의 갈망과 지금의 상념을 보태 새로운 정경으로 반죽해 보고자 했다. 이 책에서 필자는 전주의 여러 곳을 다루겠으나, 그곳들이 그저 ‘그때-그곳’에 대한 회고에 머물기보다는, ‘지금-여기’와 맞물리고, 결국에는 ‘지금-우리’에 속했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있다. 전주 여행은 전주의 풍경을 재구성하는 일, 예전의 모습에 지금의 경관을 비추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저만의 장소를 만들어내는 일, 현실의 풍경에 꿈의 풍경을 중첩해 다시 바라보는 일, 시간-장소-화자(storyteller)의 3차원 정육면체로 전주를 처음부터 재건축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전주를 마음대로 다시 짓고 살뜰한 장소를 북돋워 세월의 기념비를 세우는 일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읽고 공부하고 걷고 올라 장소와 내력, 풍경과 정념, 현실과 역사를 뒤섞어 종이 위에 재구성한 전주인 셈이다. 이 완전한 도시(全州)에 새겨진 1,100여 년의 세월을 통찰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나는 늙은 사공이고, 이 책은 나룻배라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전주천을 따라 작은 나룻배를 타고 전주의 곳곳을 돌아보는 중이라고. 이 책에 실린 서른 개 남짓한 꼭지는 그 나룻배가 들르는 전주 곳곳의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들이라고. 우리는 아주 천천히, 시간이라는 물결에 실려 거기 살았던 따뜻한 사람들과 동네가 품은 흔적들을 하나하나 만나보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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