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비극 속에서도 아름답게 꽃핀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
20세기 역사에 있어 가장 비극적인 사건 홀로코스트. 1945년 전쟁이 끝나고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강제수용소가 해방되기까지, 무려 6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들이 ‘인종 청소’라는 이름하에 살해당했다.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은 ‘위대한 독일 민족의 부활’을 외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학살을 자행했다. 극단적 광기와 폭력성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홀로코스트는 20세기 역사의 최대 비극이라는 점에서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선사해주고 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책과 영화, 그림 등을 통해 끔찍했던 비극의 현장들이 재현되고 있다.
이 책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즈덴카 판틀로바의 놀라운 인생 이야기이자, 우리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하지 못할 끔찍한 상황을 견디면서 삶의 의지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낙관을 잃지 않았던 한 어린 여자의 용기에 대한 증언이다.
1939년 3월 15일 수요일, 체코의 유대인 가정에서 평화롭고 소박하게 살던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독일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하면서 저자와 가족이 살아온 소박한 삶이 파괴되고, 수용소에서 수용소로 이송되는 참혹한 시간이 이어졌다. 사랑하는 연인 아르노와도 헤어져야만 했다.
즈덴카는 테레진 강제수용소에서 연인과 슬프고도 아름다운 재회를 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찾아온 아르노는 그녀의 손가락에 작은 깡통 반지를 끼워주며 말했다. “이건 우리 약혼반지야. 널 지켜줄 거야. 전쟁이 끝나고 우리가 살아 있다면 내가 널 찾아갈게.” 그러나 아르노는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축 운반용 화차에 실려 어딘지 모를 곳으로 보내졌다. 그러고는 영원히 이별이었다.
즈덴카는 수용소에서 수용소로 이송되면서도 놀라운 결단력과 용기를 발휘하여 그녀에게 큰 의미를 주는 이 보잘것없는 반지와 자신의 생명을 지켜냈다. 그리고 마침내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다시 한 번 찾아온 죽음의 문턱에서 의지력을 발휘함으로써 이름 모를 영국군 장교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하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그녀의 연인은 수용소에서 살아남지 못했지만 연인에 대한 사랑과 깡통 반지는 이렇게 살아남았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역사 분야 1위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평생 잊지 못할 이야기
2차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이해 세계 출판 시장에서는 자각과 반성의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홀로코스트 관련 서적들의 출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1996년 체코에서 처음 출판된 《깡통 반지The Tin Ring》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영화화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아마존 베스트셀러 역사 분야 1위 자리에까지 올랐다. 영국 BBC 방송과 출판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각각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평생 잊지 못할 이야기’라는 평가를 내놓았고, 아마존에 올라온 독자들의 리뷰에는 “처절한 비극 속에서도 아름답게 꽃핀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다”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의 위대함에 대한 최고의 이야기”라는 ‘별 다섯 개’짜리 극찬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매우 우수하고 감성적인 자전적 이야기이자 고난과 열정과 탄력이 넘치는 남다른 삶의 사건과 경험을 다룬 이야기이다. 또한 가장 감당키 어려운 상실과 박탈과 굴욕의 한복판에서도 삶에 대한 사랑과 자기 자신의 생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지켜낸 강인한 인간 정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홀로코스트의 잔혹성을 직접 목격한 몇 안 되는 생존자인 저자는 히틀러의 나치가 자행한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만행을 소박하고 담담하게 기술함으로써 자신이 인내한 고통과 고난을 감상적이지도 과장되지도 않게 전하는 동시에, 자신이 가련한 희생자가가 아니라, 끝없는 시련의 결과로 부득이 병약자 신세가 된 쇠약한 인간이 아니라 인간적 존엄을 온전히 간직한 인간임을 알려준다.
현재 그녀의 나이 92살. 즈덴카는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깡통 반지를 끼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홀로코스트를 겪고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 쓰였다. 이제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은 생존자가 쓴 마지막 책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당히 많은 홀로코스트에 관한 책들이 생존자들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반추해보고 생존자로서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치료적 목적으로 쓰였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독특하다. 저자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자 사용된 밑그림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자기 진단을 통해 벼린 원숙한 숙고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잔인성과 굴욕에 저항하는 지극히 보기 드문 증언이자, 인내와 사랑의 권능에 대한 겸손한 표현이며 진심과 감성을 담아 쓴 책으로, 그야말로 신선한 방식으로 우리로 하여금 인생과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해준다.
《깡통 반지The Tin Ring》의 저자 즈덴카 판틀로바는 ‘20세기 최악의 지옥’ 홀로코스트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며, 이 책을 통해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시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던 역사이겠으나, 그녀에게는 영원한 사랑의 징표인 ‘깡통 반지’가 있기에 힘겹게 용기를 내서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재 그녀의 나이 92세. 아직까지 아르노의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여전히 즈덴카는 주름이 깊어진 그녀의 손에 ‘Arno 13.6.1942’라고 새겨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깡통 반지를 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