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공쿠르상 수상작
★★★ 2023년 프낙 소설상
데뷔 이래 단 네 권의 소설로 프랑스 주요 문학상 19개를 수상한
지금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작가,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빛나는 걸작
펴내는 소설마다 프랑스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며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장편소설 『그녀를 지키다』가 정혜용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세계 3대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수도원 지하에 유폐된 피에타 석상에 숨겨진 비밀을 석공 미모의 굴곡진 삶을 통해 풀어 가면서, 파시즘이 득세하던 당시 이탈리아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그 속에서 태생적 한계와 사회적 난관에도 꺾이지 않는 인간 영혼의 아름다움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는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해 소설의 장면 장면을 마치 영화의 한 컷처럼 생동감 넘치게 담아 냈다. 바티칸이 피에타 석상을 수도원 지하에 가둘 수밖에 없었던 비밀스러운 사연부터, 왜소증을 타고난 천재 석공예가의 고난과 역경, 그의 운명인 오르시니 가문의 막내딸 비올라의 자유를 향한 투쟁까지. 우리는 책장을 넘기며 이탈리아 소도시 피에트라달바의 오렌지나무 가득한 풍경 한가운데에서 짙은 사이프러스 향을 맡고 석공의 돌 쪼개는 소리를 음악처럼 들으며, 주인공 미모와 함께 하나의 생애를 살아낸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공쿠르상이라는 영예가 결코 무겁지 않은, 귀하고 드문 걸작이다.
수도원 지하에 누구도 볼 수 없게 가둬진 피에타와
그 조각상에 숨겨진 신비롭고도 가슴 아픈 비밀
이탈리아의 사크라 수도원, 천 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이 수도원에는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고, 이제 하나의 비밀이 더 추가될 참이다. 그것은 바로 바티칸의 엄명으로 지하에 감금된 피에타 석상이다. 석상이 있는 공간은 겹겹의 잠금장치로 접근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으며, 드나들 열쇠를 갖고 있는 건 수도원장뿐이다. 대체 이 석상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이야기는 피에타를 조각한 석공 미모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소증으로 갓 태어난 미모를 본 동네 아낙네들은 <일 디아볼로(악마 같은)>라고 중얼거리며 성호를 그었더랬다. 미모는 아직 어린 열두 살 나이에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한 석수장이에게 맡겨졌고, 그와 함께 이탈리아의 명문가인 오르시니 가문에 일을 하러 갔다가 평생의 운명이 될 소녀 비올라를 만나게 된다. 한 번 본 것은 뭐든 외울 수 있고 앉은자리에서 국제 정세를 꿰뚫을 정도로 천재적 두뇌를 소유한 비올라이지만, 귀족 아녀자인 그녀에게는 책 한 권 볼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비올라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으니, 그건 바로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것이다. 그리고 미모에게는 미켈란젤로보다 위대한 조각가가 되길 원하는 바람이 있다. 여자라는 한계에 묶인 비올라와 왜소증이라는 장애에 갇힌 둘은 자신들을 억압하는 사슬을 끊고 꿈을 이룰 수 있게 서로 힘을 모으기로 다짐한다. 한편, 이들이 사는 이탈리아의 평화로운 소도시 피에트라달바에 파시즘의 득세로 인한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기 시작하면서 혼란이 시작된다.
보호받는 것인가, 가둬진 것인가?
나를 <나>로서 살 수 없게 하는 닫힌 세상을 이겨내도록
(47면) 바티칸은 피에타 석상을 수도원 지하에 가두도록 지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어두움 속에서 은은히 빛을 발하는 조각상을 바라보면서, 수도원장은 의심한다. 피에타를 거기에 가둬 둔 자들이 정말로 보호하고 싶었던 것은 그 조각상 자신이 맞을까? 어쩌면, 그들은 본인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어서 그렇게 가둔 게 아닐까?
피에타의 처지는 비올라가 놓인 상황과 닮았다. 오르시니라는 부유한 후작 가문에서 태어난 비올라는 피에트라달바의 수많은 평민들과 달리 굶주림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땀 흘려 노동하지 않아도 되며 권력의 억울함에 희생당할 일도 없다. 그러나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안전하고 부족함 없는 삶이 아니다.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 날개>로 이미지화되는 자유, 타고난 지적 재능을 마음껏 활용하며 자기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자유로움이다.
미모는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석수장이 밑에서 도제로 일하며 굶주림을 견디는 신체 장애인이지만, 그에게는 자기 삶을 자신의 뜻대로 이끌어갈 자유가 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면 비올라와 미모의 관계가 달리 보이고, 비밀을 숨긴 피에타의 유폐가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인간이 삶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단 한 가지는 무엇인가? 소설 마지막의 충격적 반전과 함께 찾아오는 전율이 독자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질문을 커다란 물음표와 함께 던진다.
simple이스
5.0
시대의 마스터피스는 드러나지 못한 재능이란 석분을 얼마나 흩날렸나.
COZYBOY
4.0
미모는 피에타를 조각한다. 체제는 그 조각이 ‘화해’를 상징하길 원했지만, 미모가 만든 것은 그보다 훨씬 급진적인 진실이었다. 고통은 여성의 몸으로 형상화되었고, 그리스도가 여자일 수도 있다는 상상은 거대한 조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형상은 체제의 검열 아래 지하로 봉인되지만, 그것이야말로 진짜 예술의 자리였다.
김재박
4.5
고전적인 문체와 전개로 그려내는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생생함과 예술, 사랑의 서사시
AMBLER
5.0
세계문학전집에 새로 추가되어야 할 듯한 소설. 1900년대 북부이탈리아 시골동네 피아트라달바에 푹 잠겼다 나옴.
rochefort
3.0
하지만 나는 불행하지 않았다. (...) 어쩌면 내가 젊었고, 나의 하루하루가 아름다워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한낮의 아름다움이 밤의 예지에 무엇을 빚지고 있는지, 나는 오늘에서야 헤아린다. (42쪽) 찰나 동안, 비올라와 나는 키가 같아진다. 우리는 거의 열네 살이다. 정확히, 똑같은 키. 이 상태는 지속되지 않을 테고 그 애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나도 그러니, 우리 둘 다 알고 있다. 나는 우리라고 말하기를 좋아하니까. 이 순간이 지나면 비올라는 계속해서 키가 자라서 하늘을 향해 솟구치겠지. 나는 여기, 땅바닥에 붙어 있을 테고. 그 순간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서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묘지의 밤, 대낮의 열기에 그을린 색채로 가득한 밤에, 이러한 만남, 예기치 못한 동등함에 거의 놀라다시피 하며. 찰나 동안, 나는 어느 결엔가 그 무엇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벌써 그 애를 쑥쑥 크게 하는 힘들이, 그러니까 쌓여 가는 세포들과 늘어나는 뼈들이 작동하고 있고, 분자가 하나씩 하나씩 늘어날수록 비올라는 나로부터 멀어진다. (148쪽) 「자신이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또 보자라고 인사를 할 때엔, 몇 걸음 가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고 혹은 살짝 손짓을 하려고라도 돌아보게 되거든. 난 돌아봤다고. 넌 마치 벌써 나를 잊은 듯이 그냥 쭉 걸어갔잖아. 그래서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어. 그러다가 생각을 해봤고, 어쩌면 네가 촌뜨기이고 배운 게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 나는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럼! 바로 그거야. 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책도 고맙고. 이제부터는 돌아볼게, 맹세해.」 (108쪽) 「11월 22일.」 비올라는 기뻐 날뛰며 나를 끌어안고는 잠깐 춤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우주적 쌍둥이야!」 「어쨌든 믿기지 않네.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이라니!」 「난 그럴 줄 알았어! 곧 보자, 미모.」 「또 두 달을 기다리게 하는 건 아니지?」 「우주적 쌍둥이를 기다리게 하는 법은 없지.」 비올라가 심각하게 말했다. 그 애는 오른쪽으로, 나는 왼쪽으로 출발했다. 그 아이의 행복이 내 발걸음을 가볍게 했고, 어둠을 밝혔다. 나는 그 애에게 거짓말한 것을 심하게 후회하지는 않았다. 나는 11월 7일에 태어났다. 하지만 내가 그 애의 침실에서 잠이 들기 전에 읽고 또 읽었던 생일 축하 카드에서 본 날짜가 갑자기 생각났다. 기쁨을 안겨 주는 작은 거짓말은, 내 생각엔 거짓말이 아니었다. (...) 멀어져 가면서, 나는 아주 신경 써서 세 번 뒤돌아봤다. 한 번은 저번에 못 한 것, 또 한 번은 이번 것, 그리고 마지막은 참을 수가 없어서였다. (114쪽)
유소영
4.5
떠난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최악의 폭력, 그건 관습이지. 나 같은 여자, 똑똑한 여자, 난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해, 그런 여자가 독자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관습. 그런 말을 하도 듣다 보니 그들은 내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다고, 뭔가 비밀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어. 그 유일한 비밀이라는 건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더라. 내 오빠들, 그리고 감발레네 사람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이 보호하려고 애쓰는 건 바로 그거야. 당 신들은 내게 화해를 위한 피에타상을 주문했었다. 그리스도의 망가진 육신을 안고 눈물 흘리는 성모 마리아를. 하지만 봐라. 만약 그리스도가 고통이라면, 그렇다면 당신들에게는 아무리 고깝더라도 그리스도는 여자가 아니겠는가.
heyyun
4.0
읽으면서 눈물 흘리고 싶었다(실제론 안 욺) 문장이 너무 가차없이 아름답고 진리를 담고 있어.. 그리고 전형적인 이야기가 원래 더 맛도리니. . 💧 + 갑자기 조각에 관심이 생김. 소름 돋는 순간이 많았던 책이었다.
jisoozzang91
4.0
훼손되고 걷어내야만 볼 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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