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 소설
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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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의 완결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발표 당시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작품에서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후로 일관되게 고집해온 1970년대를 떠나 ‘현재’를 이야기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지금 변화하고 있는 자신’이며, ‘마음이 밖을 향해서 열리기’ 시작한 ‘징조’인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실연과 상실 그리고 고독으로 빚어진 마음의 상처―과거라는 이름의 덫에서 구원을 찾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러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후 《상실의 시대》를 정점으로 한 하루키의 초기 청춘소설 5부작까지는 그 구원을 향한 길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 ‘나’는 실연과 상실의 환상적 세계에서 눈을 뜨고, 이쪽 세계의 현실적 연인 미도리를 부르짖지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그러나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 발표 후 5년 뒤에 발간된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서 데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나’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했다. 현재의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과거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떨치고, 화해와 재생의 다짐을 하는 데서, 그 구원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인터렉티브 필름] 앵무새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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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열두 살의 첫사랑 ?07 2. 첫 키스의 추억 ?31 3. 혼자만의 세계에 갇힌 고립된 자아 ?46 4. 잔혹한 거짓말 ?63 5. 실망과 고독과 침묵 속에서 ?75 6. 기묘한 미행의 끝 ?86 7. 남는 것은 사막뿐 ?100 8. 다시 만난 흡입력 ?123 9. 사랑과 죄의식의 거리 ?147 10. 강물과 상황의 흐름 ?166 11. 껍데기뿐인 일상 ?187 12. 공기가 없는 달의 표면 ?209 13. 방황의 미로 ?231 14.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244 15. 캄캄한 밤바다에 내리는 비 ?278 ?작품 감상을 위한 노트 ?317 ?역자의 말 ?332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흐르는 음악 ?350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과거’라는 괴물의 덫에서 벗어나 상실을 수용하는 힘을 찾아서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의 완결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발표 당시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이 시대에 맞춘 개정판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작품에서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후로 일관되게 고집해온 1970년대를 떠나 ‘현재’를 이야기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지금 변화하고 있는 자신’이며, ‘마음이 밖을 향해서 열리기’ 시작한 ‘징조’인 것이다. 구원의 길을 제시한 최초의 작품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실연과 상실 그리고 고독으로 빚어진 마음의 상처―과거라는 이름의 덫에서 구원을 찾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러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후 《상실의 시대》를 정점으로 한 하루키의 초기 청춘소설 5부작까지는 그 구원을 향한 길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 ‘나’는 실연과 상실의 환상적 세계에서 눈을 뜨고, 이쪽 세계의 현실적 연인 미도리를 부르짖지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그러나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 발표 후 5년 뒤에 발간된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서 데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나’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했다. 현재의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과거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떨치고, 화해와 재생의 다짐을 하는 데서, 그 구원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결락’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주인공인 ‘하지메’는 ‘외동아이’이라는 출생적 특성에서 스스로를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느끼며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 라는 자각은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또한 그런 결핍감은 하지메로 하여금 초등학교 6년 동안 딱 한 명밖에 만나지 못했던 외동아이에게 다른 사람에게는 느끼지 못했던 일치감과 애정을 품게 했다. 태어난 후 바로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를 약간 절던 전학생 ‘시마모토’는 성적도 우수하고 친절하지만 눈에 띄게 아름다운 외모와 어린아이답지 않은 냉정함, 외동딸이라는 존재가 갖는 고립감 때문에 주위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발하는 아이였다. 그러나 하지메는 시마모토와 함께 있으면 한없이 마음이 편안해졌다. 음악과 책을 좋아하는 둘은 대화가 통하고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존재로 자리 잡는다. 두 사람은 매일같이 함께 등하교를 하고 그녀의 집에서 레코드를 들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다른 중학교에 진학하고 이사를 하게 되면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하지메는 시마모토와 만나지 않게 된 후에도 그녀를 그리워하며 내내 생각한다. 사춘기라는 혼란으로 가득 찬 기간 동안 그는 시마모토를 떠올리며 격려받고 치유받곤 했다. 시마모토가 존재하지 않는 기간, 고등학생인 하지메는 ‘이즈미’라는 여학생을 만나 교제를 시작한다. 순수하고 귀엽고 따뜻하지만 동생이 둘 있는 이즈미는 하지메가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립감을 이해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즈미의 사촌 언니에게 격렬한 성적 충동을 느낀 하지메가 ‘사랑’이 아닌 ‘섹스’에 몰입하자 완고한 이즈미는 커다란 상처를 받고 만다. 이 일을 계기로 하지메는 처음으로 인간의 내부에는 자신이 제어하지 못하는 사악함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이즈미의 상처를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 후 혼자라는 고립감과 외로움에 처절하게 괴로워하며 살던 하지메는 ‘유키코’를 만난다. 그녀는 한때 실연의 상처를 입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하지메를 통해 평탄하고 평화로운 삶을 다시 꿈꾸게 된다. 하지메는 그런 그녀를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져 두 사람은 결혼한다. 그리고 건설회사의 사장인 장인의 도움으로 재즈바를 열게 된다. 하지메는 재즈바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바를 하나 더 개업할 만큼 경제적인 안정을 찾는다. 다정한 아내와 사랑스러운 두 딸, 좋은 집과 고급 수입차와 별장까지 가진 부족함이 없는 삶을 누리게 된 것이다. 번창하는 사업 덕분에 하지메는 한 남성 잡지의 인터뷰에 응하게 되는데, 덕분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 즉 시마모토가 그의 바에 찾아온다. 태양의 서쪽으로 치닫는 타나토스의 유혹 시마모토는 어렸을 때 절던 왼쪽 다리를 수술하고,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채 하지메 앞에 나타난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누리면서도 ‘나의 인생’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하지메는 평생을 그리워하던 ‘흡인력’을 가진 그녀를 마주하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그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게 된다. 자신을 질책하면서도 하지메는 경계를 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 충동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을 한순간에 파괴할 만큼 대단한 위력이다. 그 힘은 과거 일본이 군국주의를 밀어붙인 것과 같은 힘이고, 70년대 집단 시위를 이끈 힘이며, 현대 후기 산업 사회 거품경제의 동인이다. 하지메는 그 큰 힘의 위력을 내재한 채 다가선 시마모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유키코와의 완벽에 가까운 안정된 삶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어떤 불만이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는 옛날의 순수로 돌아가기 위해 시마모토와 함께 냇 킹 콜의 음악을 듣는다. 잃어버린 순수와 지나간 시간을 찾으려는 그의 욕망은 너무나 처절하다. 그러나 시마모토는 이 소설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현실적인 인물이라기보다 거품경제의 이면을 보여주는 신비한 인물이며, 무의식적 충동을 상징하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이다. 시마모토가 그러한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 비현실성을 지닌 인물이라는 것에서 독자는 이 소설이 단순한 연애소설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시마모토는 하지메의 무의식이었다. 헤어진 후에도 늘 그녀의 그늘에서 살아온 하지메는 가정의 평화를 뒤흔드는 충동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쉽게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깨닫는다. 그런 ‘과거’라는 이름의 괴물이 빚어낸 절박한 위기에 부딪혔을 때 그 구원의 길이 무엇인지를 이 소설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상실과 결락을 수용하는 힘 우리들은 조용한 일상과 안정된 생활을 위해 참으로 많은 것을 잃어간다. 그리고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그 상실감은 깊어만 갈 뿐이다. 그 상실감을 절묘하게 부각시키는 이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의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상실한 것들을 위해 쓰인 이야기’였으며, 그 후의 장편들은 ‘상실한 것’을 ‘찾고’, ‘발견’하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묘하게도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속에서 주인공인 하지메는 잃은 것을 열거하거나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한 여자를 다시 만남으로써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상실하려 할 뿐이다. 그는 시마모토를 매개로 그전까지 큰 불만 없이 살고 있던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인가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재인식하고 다시 한번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묻게 된다. 그런 아이덴티티의 탐색은 성공한 삼십 대 사업가의 일상을 ‘엇갈림’과 ‘위화감’과 ‘혼돈’으로 가득 차게 한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하지메는 결국 자신을 수용하고 재구축하면서 ‘자기 회복’의 길을 찾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1970년대를 벗어나 현재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그러한 ‘재생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이 소설은 사회 변화가 극적으로 벌어지는 시대 안에서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고 또 변화하지 않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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