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장 셀럽
2장 예술
3장 제품
4장 정체성
5장 순수성
6장 고백
헌사
후주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에밀리 부틀 · 에세이/인문학
248p

영국의 떠오르는 문화 비평가, 에밀리 부틀이 21세기의 시대정신이 된 진정성을 탐구한 책이다. 구글 검색 결과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작성된 뉴스는 우리나라에서만 약 53,100개에 달했다. 2023년에는 메리엄웹스터에서 올해의 단어로 ‘Authentic(진정한)’을 선정했다. 유명 배우의 인터뷰에서부터 기업의 지역 상생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진정성이 등장하는 영역 역시 다양하다. 이처럼 모두가 경쟁하듯 각자의 진정성을 내세운다. 진정성 없음을 인정하는 모습조차 진정성이 되는 세상, 모두가 진정성을 위해 행동하지만 그 누구도 진정성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는 없다. 이런 시대에 진정성이 과연 무엇을 보장해 줄 수 있는지 재고해 보는 것은 시대의 혼란을 현명하게 헤쳐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1장 ‘셀럽’부터 시작해 6장 ‘고백’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구체적인 대상에서 추상적인 주제로 나아가며 진정성을 탐구한다. 셀럽 문화, 예술 창작, 소비 문화, 정체성 정치 등 풍부한 예시를 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진정성의 모순을 해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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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진정성 있는 음악, 진정성 있는 사과, 진정성 있는 광고…
진정성만이 살아남는 세상
가히 진정성 과잉의 시대라 할 만하다. 우리는 모든 것에 진정성을 따진다.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우리가 통상 내거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진정성은 “진정한 자아와는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외부의 힘에 맞서는 개념”으로 쓰이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기준이 되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진정성 있는’ 혹은 ‘진정성 없는’이라는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진정성 있고 없는 것을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진정성 있는’ 것을 옳다 여기고, ‘진정성 없는’ 것을 그르다 여길까? 한발 더 나아가, 진정성 없음을 투명하게 시인하는 태도마저 진정성 있다고 여기는 것은 왜일까?
진정성 없는 사과는 안하느니만 못하고 진정성이 담긴 가사는 큰 감동을 준다. 자전 소설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작가의 지난 생애와 낱낱이 비교된다. 예능은 계속해서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좇는다. 이렇듯 모두가 서로의 진정성을 감시하는 세상에서는 나의 자아와 창작물 모두 진정성 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진짜’를 향한 집착이 과도해지며 진정성은 우리를 옥죄는 덫이자 거역할 수 없는 교리가 되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진정성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정성 있는 진정성’을 원하는 사람들,
만들어진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바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가진 태도 즉, 진정성에 가닿아야 한다는 생각에 의문을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늘 진실이 지금 현재 이곳이 아니라 미래에, 다른 시공간에 있다고 여긴다. 지금의 내가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은 현실을 공허하게 만든다. 실재가 ‘허상’이 되고, ‘허상’이 실재가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허상’은 ‘허상’이기에 우리는 늘 무언가를 갈망한다. 무엇을 갈망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예로, 자본주의의 세계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는 방법은 물건을 사는 것이다. 기업들은 더 이상 물건을 팔지 않는다. 기업들은 “자아감”을 판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규범이 된 진정성은 “전통적인 성공의 개념에 영합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더 ‘당신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제품들만 양산했”다. 우리는 특정 제품들을 구매함으로써 ‘진정한 나’를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소셜 미디어에 전시한다. 우리의 ‘진정성’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되는 ‘나’와 액정 너머 현실을 사는 ‘나’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는 나는 의도적으로 연출된 ‘나’이지만, 현실의 나는 물성으로 존재하는 ‘나’이다. 이 둘은 다르다. 그러나 두 버전 모두 결국 ‘나’이기에 다르지 않다. “진정한 자아” 혹은 “진짜 나”가 있다는 생각으로 인해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처럼 보이는 소셜 미디어와 자본주의의 세계를 헤맨다. 늘 환상을 좇고 있는 셈이다.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환상, 수많은 가능성 중 ‘진정한 자아’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길이 있다는 환상 말이다. 그러니 이제는 완전히 다른 가능성을 탐색할 때이다. ‘이 환상은 내가 아니야’라고 말하고, “내가 누구인지 굳이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면?”
‘진정성의 시대’, 이제는 ‘진정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은 ‘셀럽’, ‘예술’, ‘제품’, ‘정체성’, ‘순수성’, ‘고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유독 진정성 여부에 집착하고 진정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여기는 영역들을 돌아본다. 이 책은 대중문화와 철학을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자신이 되라고 주장하는 문화를 둘러싼 이념을 해체하고 무엇이 진정성에 대한 강박을 부추기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오늘날 진정성은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공적인 영역에서 막연하”게 사용된다. “그것은 지난 수십 년간, 그 의미를 특정하기 어려움에도 바람직한 제품의 특성으로 우리에게 되팔렸다.” 이처럼 진정성이 모든 것에 있어 가치를 재단하는 제1기준이 되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것’의 정체를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혼란 속에서 함께 나아갈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예지
4.0
감각으로 붕 떠 있는 것들을 박박 긁어주는 책이군요. - ”삶의 목표를 제공하고 자기 성찰을 교리로 삼는다는 점에서, 진정성은 세속의 종교와 닮았다. - ”올리비아 수직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글을 읽는다고 했다. ”여성이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대중은 그것을 여성의 가치를 검증할 기회로 본다. - ”힙스터에 대해 생각해보자. (…) 물질주의와 반체제 성향의 겉멋이 혼란스럽게 뒤섞인 개념이라 유행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지만, 그렇게 보이기 위한 주요 수단은 결국 더 많은 물건을 사는 것이다. 개인의 진정성은 진정성있는 제품들이 받쳐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욕망은 완벽하게 해소될 수 없어서 오히려 지속된다.
발등튀김
3.5
어느 날 갑자기 킴 카다시안의 이름이 소환됐다. ‘패리스 은지 튼튼’이 땀을 흘리면 선풍기 매니절에게 호통부터 치고 보는 할리우드 스타 ‘퀸가비’의 활약을 담은 페이크 다큐 포맷으로 담은 유튜브 <디바마을 퀸가비>의 댓글창에서다. <디바마을 퀸가비>의 여진솔 PD 또한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기획의 시작이 “카다시안 패밀리 일원이 나오는 MTV 시리즈물이나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미국 리얼리티 쇼”였다고 말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화 비평가 에밀리 부틀은 그의 첫 책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이진 옮김, 푸른숲, 2024)에서 킴 카다시안이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는 대중문화의 역사부터 짚고 시작한다. 누군가 킴 카다시안의 라이프 스타일을 궁금해하고 그를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그게 그가 충분히 진정성 넘치는 사람이라서는 아니다. 하지만, 셀럽 혹은 인플루언서가 아닌 우리는 모두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어쩌면 셀럽 혹은 인플루언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지도 모른다. “가톨릭 교회의 고해실에서 우리는 ‘내가 나쁜가요?’라고 묻는다. 정신 분석가의 소파에서 우리는 ‘내가 미친 건가요?’ 라고 묻는다. 자기 돌봄 문화 속에서 우리는 ‘내가 행복한가요?’라고 묻는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우리는 ‘내가 진정성이 있나요?’라고 묻는다.” -에밀리 부틀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p.209 책 전반에 걸쳐 ‘해독제’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쓰인 점이 눈에 띄었다. SNS를 할수록 소모적이고 피로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에 대한 심리적, 구조적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이 책은 진정성 문화가 얼마나 유해한지에 대해서 파고든다. 우리가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나머지, 온라인 공간에서 마치 고해 성사하듯 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설가와 의류 브랜드도 문책을 당하게 된다. 자전적 소설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는 글쓰기일까? 작가들에게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서만 쓰라고 요구하는 것이 온당한 걸까? 의류 브랜드 웹사이트에 ‘기후 정책’이라든가 ‘제품의 생산 과정’을 공개해두었다면, 소비자로서 해당 기업이 그런 문제에 신경을 쓴다고 믿고 안심하고 넘어가도 되는 걸까? 그러니까, 진정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을 써도 괜찮은 걸까? 이런 식으로 “진정성 문화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거나 더 많은 문제를 유발하는 영역”을 찾아낸다. 다만, ‘왜’를 찾고나서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까지 가지는 못하는데, 한계로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어떤 독자들은 그 점을 아쉬워할지도 모르겠다.
Tere
"푸코 입장에서 탈진실 시대 연구에 필요"
도연
3.5
다른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인정받고 싶은 우리 다른 사람들의 보여지는 모습이, 있는 그대로였으면 하는 우리
믕믕
3.5
P. 15 진정성은 본래 자유를 추구하는데, 그것이 하나의 교리가 될 때 오히려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이 바로 진정성의 역설이다. 우리가 '자신의 진실에 따라' 살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일이겠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개념에 나는 이의를 제기한다. P. 129 내적 자아와 정체성이 동의어로 간주되면 집단에 대한 비난은 개인을 향한 공격처럼 느껴질 수 있고, 지독하게 인종차별적이거나 여성혐오적인 감상마저도 한 개인의 정당한 비판으로 포장 될 수 있다. P. 149 자신의 진실에 따라 사는 삶이 특정한 라이프 스타일과 동의어가 되어버린 요즈음 세상에서 저마다의 '진실'이 다른 모습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P. 156 소셜미디어는 우리에게 하나의 유형에 맞추고, 하나의 입장을 취하고, 이분법적 결정의 과정을 거치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해서 '외부인'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SNS는 누군가를 이루는 작은 조각들의 모음집. 조각만으로는 한 사람의 삶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 피어난 어떤 유대감은, 내가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은 진정성을 지니겠지.
샵수니
3.0
여기서 던지는 화두는 흥미로웠는데요. 일러두기에서 사례 모음이라고 했던 것처럼. 의문점은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고
Kaj
3.0
그래서 결론이 뭐라는거야...?
리쐐
2.5
“우리 자신이 되는 데에만 너무 골몰하다 보면 정작 우리 자신으로 사는 경험을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ㅡ “내면과 외면, 진정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분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이 여정을 지속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편은 아닐까? 그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건 내가 아니야 라고 말하고, 내가 누구인지 굳이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면?” ㅡ 화두만 던지고 끝나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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