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서장 포드를 논하기 위하여
제1장 말 등
제2장 수목
제3장 그리고 인간
제4장 ‘사로잡히는’ 것의 자유
제5장 몸짓의 웅변 혹은 포드와 ‘던지는’ 것
종장 포드에 대한 논의를 끝내지 않기 위해서
존 포드론
하스미 시게히코
434p

하스미가 그 동안 영화에 대해 무수히 많은 글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단행본으로 발간된 작가론은 『감독 오즈 야스지로』(1983)에 이어 이 책이 두 번째이다. 구상 및 집필에서 거의 50년이 걸린 책이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저자의 필생의 작업이자, 비평의 금자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거기에다 그의 영화비평가로서의 활동에 있어 집대성이 될 만한 책이고 그만큼 일본의 독자들의 기대를 크게 받았던 책이기도 하다. 2022년 7월말 일본에서 발간되어 비평서로는 이례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책 발간과 연관해서 “21세기의 존 포드(하스미 시게히코 셀렉션)”이라는 이름으로 6개월에 걸친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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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도덕적 의무감으로서의 ‘포드 혐오’
20세기 미국에서 활약한 영화감독 존 포드. 흔한 인명사전류의 책에 나올법한 그에 대한 소개를 꼽는다면 "호방한 남자의 삶을 즐겨 그린 감독으로, 서부극의 일인자로 인정받았다"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 약간은 도식적인 이해가 워낙 일반적인 것이 되어 버린 탓인지, 최근까지도 인종차별이나 가부장제를 옹호하는 정치적으로 ‘반동적인’ 작가라는 평가가 횡행하고 있다. “나는 분명히 존 포드를 증오하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2012년 한 인터뷰에서 존 포드의 영화가 인종차별, 애국주의, 감상주의 등의 요소를 갖고 있다는 측면을 지적하며 한 말이다. 저자에 의하면 타란티노의 이 말은 분명히 “폭언” 이외의 어떤 것도 아니다.
작품과 작품 사이를 이어주는 형상들
하스미 시게히코가 쓴, 이 포드에 대한 책은 영화 속에 다소 하찮아 보이지만, 반복해서 등장하는 모티브들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흰 앞치마를, 어떤 작품에서는 여성들이,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는 남성들이, 두르게 되고, 그것이 그대로 화면에 등장하는 것에 눈길을 돌린다. 포드 영화의 총체에 있어서는 작품끼리의 경계선이나, 여성과 남성 사이의 경계선도 넘어 흰색 앞치마가 화면에 등장해 영상 속에서 독특한 의미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서부극과 같은 시대설정이나 남자의 우정과 같은 도덕적(!) 기준으로 작품을 논하는 것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필름의 줄거리나 극중 인물의 심리에 대해서도, 작품을 보지 않은 독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자세히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그것을 중심으로 비평을 전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흰 앞치마 외에 말, 굵은 나무줄기, 비옷, 사람이 무언가를 던지는 동작 등 수많은 주제들이 포드 영화에는 작품의 차이를 뛰어넘어 등장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관객들에 의해 쉽게 포착되지 않는, 형상들의 ‘망상조직’을 은밀히 형성한다. 그것은 결코 영화를 찍기 이전에 의식적으로 연출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작품을 도덕이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재단하는 것을 그만두고 화면에 나타나는 것에 오로지 주목하라. 그렇게 영화를 주시하며 다양한 ‘주제(테마)’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 순간의 영화적 운동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역설하는 것이 하스미 류의 이른바 ‘테마 비평’의 핵심이다. 이 책은 그의 이러 비평 방식이 이제 거의 완숙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친숙하면서도 낯선, ‘픽션’으로서의 포드
하스미가 존 포드론을 쓰겠다고 선언한 것은 일찌감치 1970년대 초반의 일이었다. 저자는 1977년 포드가 반동적인 작가로 여겨지던 시기 일본에서 “존 포드 또는 휘날리는 흰색의 변용”을 통해 포드를 옹호했다. 1977년으로부터 45년이 지난 시점에 출간된 이 책은 다시 한 번 포드에 대한 기왕의 상像을 조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전기적인 사실에 기대거나 작가가 속한 문화를 가져오는 등 영화 외부적인 시선을 스스로에게 금한다는 각오를 명확히 하고, ‘말’, ‘수목樹木’, ‘던지는 것’, ‘흰색 앞치마’ 등 존 포드의 작품들을 가로지르는 여러 테마들을 끈질기게 탐색한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여전히 친숙하면서도, 그럼에도 ‘한없이 픽션에 가까운’ 존 포드의 상像을 구축한다.
하스미가 그 동안 영화에 대해 무수히 많은 글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단행본으로 발간된 작가론은 『감독 오즈 야스지로』(1983)에 이어 이 책이 두 번째이다. 구상 및 집필에서 거의 50년이 걸린 책이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저자의 필생의 작업이자, 비평의 금자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거기에다 그의 영화비평가로서의 활동에 있어 집대성이 될 만한 책이고 그만큼 (일본의) 독자들의 기대를 크게 받았던 책이기도 하다. 2022년 7월말 일본에서 발간되어 비평서로는 이례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책 발간과 연관해서 “21세기의 존 포드(하스미 시게히코 셀렉션)”이라는 이름으로 6개월에 걸친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Ordet
5.0
2024년 1월 8일 월요일 새벽 6시 17분. 처음 읽기 시작한 지 4일 만에 하스미 시게히코의 ‘존 포드론’을 다 읽었다. 내가 이런 표현을 잘 하지는 않지만 일단 이 책을 4일 만에 다 읽은 내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각주를 포함해서 본문만 40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을 이렇게 빠른 시간에 읽은 것은 나에게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내일이 2025년이 될지라도 이 책을 완독한 것만으로도 2024년은 이미 후회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격적이고 뿌듯하다. 영화를 보는 것보다 책을 더 가까이 하겠다는 새해의 다짐을 곧바로 실천한, 나로서는 정말 보기 드문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존 포드론’은 개인적으로 영화와 관련된 최고의 책 중의 하나라고 자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스미 시게히코의 또 하나의 역작인 ‘감독 오즈 야스지로’도 최고의 책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영화에 빠져 살아왔고 영화 사상 최고의 감독 중의 한 명으로 평가받는 존 포드를 존경해온 내가 영화와 관련해서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38편의 존 포드의 영화들을 보았는데 그런 내가 존 포드에 관한 이런 훌륭한 책을 생전에 만났다는 것은 실로 감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 되었든, 영화를 연구하는 연구자가 되었든,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든,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이 되었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비단 존 포드의 영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영화를 새롭게 바라보고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영감을 주는 통찰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뭔가 손해를 볼 것이라고 감히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존 포드의 영화를 보지 않고서 이 책의 뛰어남을 논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존 포드의 영화를 잘 알지 못하거나 존 포드의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이 책은 재미를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것은 일단 존 포드의 영화 속 장면들을 머리 속으로 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적확하게 묘사해내는 하스미 시게히코의 탁월한 문장력 덕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 누가 되었든지 간에 당장이라도 유튜브이던 DVD이던 필름이던 존 포드의 영화를 보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알았던 존 포드에 대한 편견(서부극에 국한된 거장, 우익 감독 등)이 깨지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하스미 시게히코가 늘 주장해왔듯이 존 포드는 결코 과거에 묻힌 감독이 아니며 영화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는 영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현재’의 감독이라는 것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영화가 무엇보다 시각 예술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존 포드론’만큼 시각성이라는 것이 영화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우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그 시각성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존 포드가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그의 재능이 단순히 시각적 묘사를 넘어서 ‘시’의 경지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시각성과 관련하여 얘기하자면 또 한 명의 거장인 알프레드 히치콕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히치콕의 영화가 갖고 있는 시각적인 우수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상대적으로 볼 때 존 포드의 영화의 시각적인 탁월함은 히치콕보다 덜 조명되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존 포드론’의 출간을 계기로 존 포드가 탁월한 시각 언어의 거장이자 영상 시인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하여 국내에서 존 포드가 알프레드 히치콕만큼 많은 관객들(특히 젊은 관객들)에게 거론되며 관객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국내 관객들은 존 포드보다는 알프레드 히치콕을 선호한다고 느꼈기 때문에 한 말이다.) 일찍이 존 포드의 <역마차>(1939)를 수십 번 돌려보면서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 사상 최고의 걸작 중의 한 편으로 평가받는 <시민 케인>(1941)을 만들었던 오손 웰즈는 존 포드가 위대한 영상 시인이라고 말했었는데 ‘존 포드론’을 읽고 새삼 느끼게 된 것으로 얘기하자면 그는 절대적으로 옳았다. 이 글을 읽고 혹시라도 마음이 동한 사람이 있다면 당장 이 책을 주문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번역(윤상의 많은 곡을 쓴 박창학)이 좋아서 술술 잘 읽힌다. 하스미 시게히코의 글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1977년에 존 포드에 대한 글을 쓰신 이래 무려 50년 동안 집필하신 끝에 역작을 내놓으신 하스미 시게히코 평론가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오래전 광주국제영화제에서 내가 하스미 평론가님과 같이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 새삼 가문의 영광으로 느껴지면서 감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GS
읽는 중
"영화를 논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시퀀스를 이야기하려고 할 때,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숏이 그보다 먼저, 혹은 그보다 나중에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와의 사이에 필연적이고 예상 밖의 향응 관계를 성립시키고 있는지 여부를 판별하는 데 있다." (34)
차차
흑흑 좀 쉽게 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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