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질병이다” vs “게임은 문화다”
…그래서 대체 게임은 뭘까?
사회학자 최태섭, “게임에 대해 궁금하지만
게이머들은 답해줄 수 없는 것들”에 답하다
오늘날 게임은 세계적으로 29억 5,900만 명이 즐기고 200조가 넘는 시장규모를 가진, 그야말로 대중적인 매체이자 놀이문화다. 하지만 그 영향력에 비해 게임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해 수준은 낮고,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정부는 산업으로서의 게임은 지원하면서도, 동시에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게임을 규제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왔다. 게이머를 잠재적 강력범죄자나 중독자로 보는 부정적 시각에 맞서 게이머들은 “게임은 문화다!”를 외치지만, 한편에서는 게임업계 내의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한 논란이 이어진다. 대체 게임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게임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는 걸까?
이 책은 이처럼 각자의 이해관계와 입장에 따라 엇갈리는, 그래서 혼란스럽기만 한 게임에 대한 담론을 명쾌하게 풀어낸다. 《한국, 남자》로 유명한 사회학자 최태섭은 “모두를 위한 게임 취급 설명서”라는 제목에 걸맞게 게임을 이루는 요소가 무엇이고 게이머는 누구인지, 게임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설명한다.
사회학자이자 게이머가 말하는 게임 이야기
최태섭 작가는 《한국, 남자》 《잉여사회》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가장 논쟁적인 문제를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온 사회학자다. 한때 게임 제작자를 꿈꿨고, 30년 넘게 게임을 즐긴 게이머이기도 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취미인 게임을 전공인 사회학과 문화연구의 틀로 분석했다. “게이머이자 연구자로서 게임을 정당한 방식으로 사회적 논의의 장으로 끌어 오고 싶었다”며 이번 책을 통해 게임이라는 “매체의 위상과 영향력에 걸맞은 더 깊은 이야기들로 나아가는 단초”를 마련하고자 했다.
1장 <그래서 게임이 뭔데?>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 ‘대체 게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게임계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 맞서 “게임은 문화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지만, 문화를 “어떤 국민, 시대, 집단, 또는 인간 전체의 특정한 생활양식”(레이먼드 윌리엄스)으로 해석하면 이 말은 별 의미 없는 말이다. 게임은 물론이고 영화, 소설, 심지어는 흑당밀크티나 범죄까지 세상에 문화가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게임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문화’ 뒤에 ‘산업’을 추가해야 하며, “무시할 수 없는 ‘산업’으로서의 자신감과, 여전히 박한 ‘문화’적 평가의 간극에서 등장한 그다지 정확하지는 않은 게임계의 대응”이 “게임은 문화다”라는 어색한 슬로건이라고 꼬집는다.
1장은 그 밖에도 게임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 장르・플랫폼・규모・연결 형태・판매 형태 등에 따른 분류 방식 등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2장 <게이머는 대체 누구인가?>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들은 대체 무엇을 하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2019 국민여가활동조사>와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젊은 남성’으로 상징되는 게이머의 이미지와는 달리 게이머 중에는 여성이나 중장년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게이머들은 게임 플레이 외에도 커뮤니티에서 게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게임과 상관없는 취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스스로 기존 게임을 변형한 모드를 만드는 등 다양한 게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짚는다.
3장 에서는 산업으로서의 게임과 게임사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장시간 야근과 불안정한 고용환경 때문에 “구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