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보 다리>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대시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쓴 소설집. <미라보 다리>의 애조띤 서정시인으로서가 아닌, 20세기 초 풍미했던 쉬르리얼리즘의 태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선각자로서 아폴리네르의 면모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소설들이다. 이 책에 수록된 두 작품 <일만 일천 번의 채찍질>과 <어린 동쥬앙의 무용담>은 아폴리네르가 26세 때 써서 이듬해인 1907년에 G.A라는 익명으로 출판사 이름도 없이 비밀 출판한 하드코어 에로티시즘 소설이다. 두 작품 모두 에로티시즘의 정도가 사드나 헨리 밀러, 로린스를 저만치 따돌릴 정도의 노골적이고 광기어린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박진감 넘치고 악당 소설 특유의 황당무계한 스토리 전개로 시종 읽는 이의 정신을 못차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