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

박현수 ·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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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음식문학연구자로 전작 《경성 맛집 산책》에서 경성의 번화가를 수놓은 외식 풍경과 그 위로 드리운 식민의 그늘을 쫓았던 박현수 교수의 신작. ‘힝기레밍그레’하지만 묘한 매력으로 마음을 끈 커피, 고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팔았던 만주, 작가 이상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먹고 싶어 한 멜론, 얼굴보다 커다래 끼니로도 든든했던 호떡, 조선 최초의 탄산음료 라무네, 그때도 이미 연인들의 과자였던 초콜릿, 겨울밤 구수한 냄새로 발길을 붙든 군고구마, 써억써억 얼음 가는 소리만으로도 더위를 가시게 한 빙수…. 배고프고 고단했던 식민지 조선을 위로한 여덟 가지 간식을 통해 그때 그 풍경 속 웃음과 눈물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먹는다’는 행위의 다채로운 의미를 온전히 되짚어본다.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고 먹방이 무분별한 요즘, 100년 전 이 땅에 도착한 단맛에 섞인 역사와 삶, 비극과 낭만을 두루 살펴보는 깊고 달콤한 교양서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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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 달콤한 문명, 식민지를 매혹한 간식의 근대사 1장. 커피: 모진 추위를 뚫고 다방 문을 열면 1 · 형용하기 어려운 상쾌함과 도취 2 · 도회인의 낙, 도시인의 오아시스 3 · 경성의 핫한 다방들 4 · 최초의 다방은 어디였을까 5 · 끽다점이 일본에 등장해 퍼지기까지 6 · 고독한 꿈이 악수를 청하는 공간 *더 읽을거리: 맛있는 커피를 사는 법, 커피를 맛있게 끓이는 법 2장. 만주: 김이 무럭무럭 나는 놈을 뭉턱뭉턱 베어 먹었더니 1 · 고학생의 궤짝 속 만주 2 · 일본 전통과자, 팥을 품다 3 · “만주노 호야호야!” 밤거리를 메우는 소리 4 · 만터우, 만두, 만주 5 · 찌지 않고 구워보니 단팥빵 6 · 어금니에 뭐라도 끼었는지 *더 읽을거리: 식민지 조선의 기자가 빵장수로 변장한 이유 3장. 멜론: 그들의 가슴엔 이국의 향기가 안개같이 자욱하다 1 · 죽어가던 이상이 먹고 싶었던 것 2 · 귀하디귀한 과류의 왕 3 · 200년 역사의 과일가게, 센비키야 4 · 더 단 것이 덜 단 것을 밀어내다 5 · 참외도 가만있진 않았다 6 · 멜론에 비친 모더니스트의 슬픔 *더 읽을거리: 이름은 알지만 풍미는 알지 못하는 4장. 호떡: 밤에 두어 개 신문지에 싸가지고 와 이불 속에서 1 · 굽고 찌고 팥 넣고 꿀 넣고 2 · 맛있지만 부끄러웠던 이유 3 · 이것이 소위 ‘호떡인’이라는 것이다 4 · 설렁탕집보다 많아진 호떡집 5 · 어둡고 불결하다는 꼬리표 6 · 호떡이라는 이름에 담긴 속뜻 *더 읽을거리: 학생들의 최애 간식 5장. 라무네: 여름이면서 여름 아닌 고요한 행복 1 · 병 속의 푸른 구슬 2 · 김빠지지 않게 하라 3 · 다방엔 없고, 극장엔 있고 4 · 사이다에 자리를 내주기까지 5 · 전염병이 무서워 탄산음료를 찾다 6 · 문명의 세례 이후 발견되는 자연미 *더 읽을거리: 나쁜 청량음료 골라내는 법 6장. 초콜릿: 련애사탕이 뭐니? 쪼코렛트도 모르나 1 · 디저트의 제왕 2 · ‘로맨쓰’ 같은 맛 3 · 밸런타인데이 없던 시절에도 4 · 초콜릿의 세계사 5 · 맛은 물론 건강까지 *더 읽을거리: 혈액에 도움 되는 초콜릿 7장. 군고구마: 밤이 길고 입이 심심할수록 “야키이모!”가 구수하다 1 · 복녀가 훔친 건 감자가 아니었다 2 · 사건의 목격자는 군고구마 장수 3 · 겨울밤, 손수레 위 양철통 4 · 군밤을 밀어내고 겨울 대표 간식으로 5 · 화롯불에서 편의점까지 6 · 복녀가 훔친 것이 무엇이든 *더 읽을거리: 한철 장사의 비애 8장. 빙수: 뚝 떠서 혀 위에 놓으면 서늘한 맛이 뒤통수까지 1 · ‘빙수’라는 이름에 대하여 2 · 어린이만큼 빙수를 사랑했던 방정환 3 · 여름을 알리는 깃발들 4 · 경성에만 400개, 빙수점 호황기 5 · 아이스크림에게 패배하다 6 · 얼음, 얼음물, 얼음우박 *더 읽을거리: 20전으로 피서를 즐기는 비법 도움받은 글 이미지 출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식민지 조선에도 최애 디저트가 있었다! 시대와 삶, 눈물과 ‘로맨쓰’로 빚어진 8가지 단맛 ‘식민지’와 ‘디저트’.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끼니를 해결하기조차 힘겨웠던 식민지 조선에 디저트, 간식이라니. 그런데 어쩌랴, 그때도 사람들의 최애 디저트가 존재한 게 사실이니. 국내 유일 음식문학연구자로 전작 《경성 맛집 산책》에서 경성의 번화가를 수놓은 외식 풍경과 그 위로 드리운 식민의 그늘을 쫓았던 박현수 교수가 이번에는 당대의 여덟 가지 디저트를 조명한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로 돌아왔다. ‘힝기레밍그레’하지만 묘한 매력으로 마음을 끈 커피, 고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팔았던 만주, 작가 이상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먹고 싶어 한 멜론, 얼굴보다 커다래 끼니로도 든든했던 호떡, 조선 최초의 탄산음료 라무네, 그때도 이미 연인들의 과자였던 초콜릿, 겨울밤 구수한 냄새로 발길을 붙든 군고구마, 써억써억 얼음 가는 소리만으로도 더위를 가시게 한 빙수…. 배고프고 고단했던 식민지 조선을 위로한 여덟 가지 간식을 통해 그때 그 풍경 속 웃음과 눈물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먹는다’는 행위의 다채로운 의미를 온전히 되짚어본다.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고 먹방이 무분별한 요즘, 100년 전 이 땅에 도착한 단맛에 섞인 역사와 삶, 비극과 낭만을 두루 살펴보는 깊고 달콤한 교양서다. “새롭게 등장한 디저트는 달콤하고 차가운 맛에다 문명이라는 가면까지 쓰고 조선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그 과정은 이전까지 즐겨 먹던 간식이 밀려나는 과정과 맞물려 있었다. 한과, 약과, 식혜, 엿 등의 주전부리는 달콤함과 차가움에서 새로운 디저트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_‘들어가며’ 중 모더니스트의 고독한 꿈과 고학생들의 밤거리 행상 커피, 만주, 멜론, 호떡 오늘을 사는 사람들과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디저트, 커피부터 시작한다. 1장 ‘커피: 모진 추위를 뚫고 다방 문을 열면’에서는 미쓰코시백화점 식당이나 명치제과 등 당대 최고 커피 맛집부터 카카듀, 멕시코, 제비 등 조선인이 개업해 예술인의 아지트가 된 카페들까지 공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던 채만식·유진오 등의 언급이 흥미롭다. 그들은 미쓰코시백화점 식당이나 명치제과는 커피가 아무리 맛있더라도 커피를 파는 가게이지 다방은 아니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방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기분’을 파는 곳,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음악이 흐르고 담배 연기 가득한 특유의 분위기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오늘날 스타벅스를 ‘공간의 경험을 파는 곳’이라는 전략으로 세계 최고 커피 전문점으로 성공시킨 하워드 슐츠와 100년 전 경성의 다방을 드나든 문인들의 철학이 일치한다. 2장 ‘만주: 김이 무럭무럭 나는 놈을 뭉턱뭉턱 베어 먹었더니’는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살았던 식민지 조선인, 특히 고학생들의 생계가 되어준 만주 장사 이야기로 시작한다. 당시 신문기사들은 만주 장수들의 힘겨운 겨울나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시내 식당, 술집, 여관 등을 돌아다니며 만주를 사달라고 애걸하면 하룻밤에 100개 정도 팔아 2원 정도의 이익을 얻는다. 학생모를 쓰고 나무궤짝을 멘 만주 장수가 추위에 벌벌 떨며 ‘만주 사세요’ 외치는 삽화가 애처로움을 더한다. 3장 ‘멜론: 그들의 가슴엔 이국의 향기가 안개같이 자욱하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식민지 시대의 대표 작가 이상에 관한 것이다. 그가 스물일곱 나이로 죽기 직전 남긴 말이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레몬이 아니라 멜론이었다. 식민지 시대 멜론은 비싼 몸값을 자랑하며 과일에도 ‘고급’이 있음을 처음으로 각인시켰다. 과일을 서열화·위계화했다는 점에서 근대의 논리가 파급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대상이었고 동시에 열대의, 이국적 과일에 대한 동경이 “조선 젊은이들의 육체와 정신에 지진을 일으켰다”는 지적이 흥미롭다. 4장 ‘호떡: 밤에 두어 개 신문지에 싸가지고 와 이불 속에서’를 들여다보면 당대의 배고픔과 더불어 일본 위정자들의 식민정책을 파악하게 된다. 지금보다 크기가 훨씬 커서 한 끼 식사가 되어주기도 했던 호떡이 든든하지만 어쩐지 ‘부끄러운’ 음식이었던 데는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에 ‘어둡고 불결하다’는 꼬리표를 붙여 중국을 부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려는 일본의 의도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중국을 부정적 타자로 규정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를 건설하는 한편, 아시아에 대한 침탈을 정당화하려던 것이다. 모멸과 차별로 상징되는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식민지 조선에서도 확산되어갔다. (…) 호떡집과 중국음식점이 어둡고 불결하게 그려진 것, 또 중국인을 악마에, 그들의 거주지를 악마의 소굴에 비유한 것 역시 이러한 과정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_172쪽 새로운 달콤함이 근대에 녹아드는 방식 라무네, 초콜릿, 군고구마, 빙수 5장 ‘라무네: 여름이면서 여름 아닌 고요한 행복’은 조선 최초의 탄산음료 라무네를 소개한다. 라무네는 레모네이드(lemonade)가 일본을 거치면서 변형된 명칭인데 독특한 병 모양이 이목을 끈다. 탄산이 새는 것을 막으려 병의 중간 부분을 오목하게 만들고 구슬을 넣었다. 현대의 콜라처럼 ‘톡’ 쏘는 상쾌함으로 사랑받은 동시에 당시 유행한 수인성 전염병인 장티푸스, 콜레라 등을 피하려는 목적으로도 애용됐다고 한다. 6장 ‘초콜릿: 련애사탕이 뭐니? 쪼코렛트도 모르나’에서는 디저트의 제왕 초콜릿이 그때도 이미 연인들의 과자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에서 기업들이 밸런타인데이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기영의 소설 《고향》에서 초콜릿을 ‘연애사탕’이라 부르고는 풀밭을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 처녀들의 모습으로부터 어두운 시절에도 천진하게 살아남은 청춘의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7장 ‘군고구마: 밤이 길고 입이 심심할수록 “야키이모!”가 구수하다’에서는 겨울밤 손수레를 끌고 다니던 군고구마 장수의 목소리가 아련하다. 군고구마가 군밤을 밀어내고 겨울 대표 간식이 된 데는 요즘 개념의 ‘간식’이라기보다는 주린 배를 채우기에 좋은 크기였다는 점, 즉 포만감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마지막 8장 ‘빙수: 뚝 떠서 혀 위에 놓으면 서늘한 맛이 뒤통수까지’에서는 지금 우리에게도 친숙한 여름 디저트인 빙수가 등장한다. 빙수 사랑이 남달랐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 어린이만큼 빙수를 사랑했던 방정환의 이야기가 실감을 더한다. ‘빙수업’은 한철 장사였기에 계절이 바뀌면 생계를 위해 군고구마나 팥죽 등으로 업종을 전환했다고 한다. “1903년 5월부터는 〈제국신문〉에 ‘국영당’이라는 빙수점 광고가 연속해서 실린다. 빙수를 먹고 나서 배탈이 나는 것에 대비해 미리 예방약을 가미한 빙수를 판매한다고 광고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 배탈이 날 것을 감수하면서도 먹을 만큼 빙수가 인기가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_334쪽 배고프고 고단했던 사람들을 위로한 ‘모던’ 간식 소설과 기사, 다채로운 이미지 자료로 경성을 다시 읽다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는 전작 《경성 맛집 산책》처럼 풍부한 사진과 일러스트, 소설과 기사 자료를 통해 식민지 조선을 섬세하게 복원한다. 전작이 경성의 거리와 장소를 중심으로 당대 ‘핫플’을 재현했다면 이번에는 여덟 가지 디저트 메뉴 자체에 집중해 그 유래와 정착, 인기와 변화의 풍경을 조망한다. 여덟 가지의 선정 기준은 당시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고 좋아했던 간식이되, 다양하게 소개하고자 비슷한 종류는 중복되지 않도록 했다고 저자는 밝힌다. 그러다 보니 아이스크림이나 사이다처럼 충분히 사랑받았으나 불가피하게 제외되어 서운한 간식도 있다고 덧붙인다. 오랜 시간 문학을 통해 한국의 식문화를 탐구해온 저자만의 성취가 여전히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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