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여름!
À l'abordage!
2020 · 코미디/드라마 · 프랑스
1시간 35분 · 1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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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어느 뜨거운 여름밤, 펠릭스는 알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다음날 아침 알마는 가족이 있는 남프랑스의 휴양지로 떠나고 아쉬운 마음에 펠릭스는 절친 셰리프와 함께 그녀를 깜짝 방문하기로 한다. 카풀로 만난 에두아르의 차에 동승한 이들은 가는 내내 티격태격하며 목적지로 향한다. 도착과 동시에 차는 고장나고, 펠릭스의 깜짝 방문에 알마는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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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
4.0
그 모든 혼란까지도 싱그럽다.
Jay Oh
3.5
편안하다. 이상하게 별 게 없던 기억들이 추억으로 남는 그 순간들이 포착된 것 같다. Like a pleasant, impromptu lazy river.
황재윤
3.5
나도 저 여름 안에서 함께하고 싶다.
JE
4.0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같다가도 잠잠하고, 별 일 없어 보여도 추억과 감정이 남는다. 갈등마저도 금방 일소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낯선 여행지에서 보내는 친구와의 휴가란 정말 그런 게 아니었나 싶다. <다함께 여름!>이 딱 그런 감각이다. 비교되는 에릭 로메르나 자크 로지에 영화를 그다지 보지 않아선진 몰라도, <다함께 여름!>은 (마치 홍상수 영화처럼) 참 이런 걸로도 영화가 되나 싶은 영화다. 흔한 표현처럼 사소하고 소박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신비하고 아름다운데다 심지어는 활력적이고 흐뭇하다. 예컨대 중간 무렵, 세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들고서 길거리 광대극을 보는 장면이 있다. 광대의 우렁찬 목소리와 과장된 몸짓이 가볍고 유쾌한 활력을 가져오는 한편, 앞서 여자친구 알마와 다툰 펠릭스마저 아무 걱정도 없다는 듯이 어린아이들이나 모여 보는 그 유치한 연극을 행복하게 지켜 보는 세 사람의 표정만으로 영화는 묘한 흐뭇함을 가져다준다. 정말로 딱 가벼운 소동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법한 사건들로 이루어진 시시한 바캉스건만, 이상한 웃음과 행복과 감동 같은 게 자연스럽게 서린다. 과욕적으로 웃기려 들지 않아도 피식케 하고, 상황을 애써 몰아 붙이거나 개연성을 면밀히 신경쓰지 않아도 몰입하게 만든다. 정해진 일정과 계획으로부터 벗어나 마음대로 걸음을 옮기는 여행처럼, 서사에 얽매이지 않는 양 자유롭게 옮겨 가는 리듬이 투박한 듯 되레 풍요롭게 느껴진다. 서로 다른 캐릭터들의 (밉던 좋던) 개성도 조화롭고, 연기도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 특히 엔딩 무렵, 바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셰리프와 엘레나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약간의 흥과 수줍음, 어색함, 마이크를 사이에 두고서 아주 조금씩 좁혀지는 거리, 소심하게 얹는 목소리, 미묘한 설렘.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상황, 모습이지만 너무도 흐뭇하게 만든다. 물론 결국에 이르는, 유부녀와의 하룻밤을 어떤 낭만적인 결말처럼 여겨도 될런지는 모르겠으나, 이상하리만치 선사하는 안온함이나 더 이상 이야기를 잇지 않으면서 낭만이라면 낭만일 그 따스한 순간에 머물고 가두는 듯한 맺음 자체가 좋았다. 더욱이 이어 나갈 수 없는 관계이어선지 미묘한 쓸쓸함이나 처연함마저 괜시리 남는 듯하다. 이때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펠릭스는 (이따금 등장한 묘한 기류에도 불구하고) 정작 여자친구와 관계가 미끄러진 반면, 침낭도 다 채 안 올라오는 덩치에 모솔이라던 셰리프는 섹스에 성공하는 (어쩌면 편견에 기반한지도 모를) 아이러니. 그러고 보면, 세 사람 중 의도치 않게 캠핑장에 머물러야 했던 (돈 많은) 에두아르가 오히려 다른 두 사람보다 (아마 추측컨대) 더 머물고 그곳에서 일을 하게 되는 점도 변화라면 변화고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 같다. 또한 그와 비슷한 맥락이랄지, 흑인이라서 멈칫케 하는 미묘한 순간들도 있다. 알마네 부모님의 반응을 염려한다거나 제법 당연하다는 듯이 펠릭스에게 대마초를 찾는 순간 같은 것. 아무런 악의도, 거창한 문제의식도 없지만서도 영화의 톤에 맞는 알맞은 정치처럼 느껴졌다. 풍경도 물론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소박한 아름다움을 잘 주워 담는 <다함께 여름!>은 당연하게도 풍경을 놓치지 않는다. 이따금 등장하는 강물, 특히 햇빛에 반사되고 산이나 바위와 어우러지는 그 풍경은 단지 여름철 휴가지 풍경 이상의 아름다움을 간직해 보인다. 또, 펠릭스와 에두아르가 한바탕 자전거 경주를 한 뒤 나무 아래서 잠시 쉴 때, 영화는 잠깐의 침묵을 두며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를 담는다. 마치 그들에게 닿는 바람을 함께 만끽하기라도 하듯 그 순간의 빛과 공기를 담는 짤막한 텀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소동, 관계, 풍경, 여유로움 따위가 어우러진 <다함께 여름!>은 시시하고 소박하면서도 다른 영화로는 느끼기 어려운, 묘하고 신선한 다채로움과 활력을 자랑한다. 여름은 이미 지났고 비마저 오는 날에 본 터라, 영화의 톤과는 참 어울리지 않는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캄캄한 극장에서 마주하는 한 편의 영화 자체가 어떤 바쁜 일상으로부터의 짤막한 도피이자 위안, 여유라면 <다함께 여름!>은 딱 그를 위한 영화 같다. 아마 <다함께 여름!>을 집에서 보았다면 이만큼의 감흥은 없지 않았을까. 비싸고 스케일 큰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와 마찬가지로 <다함께 여름!>도 정말이지 '극장용 영화'가 아닐까 싶다. 참 엉뚱한 얘기지만서도, 여름 바캉스를 그려낸 영화를 비오는 가을에 보면서 영화와 극장의 존재감을 새삼스레 새기게 된다.
리얼리스트
4.0
홍상수나 에릭 로메르가 떠오르지만 더 말랑말랑한
뭅먼트
3.0
그 여름날의 열기, 그 여름날의 촉감, 그 여름날의 기억. 모든 것이 여름다웠고, 여름이었다!
Dh
3.5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한여름 바캉스 #🍦&🎤 #서울아트시네마
천수경
5.0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빛나네 집에서 3주간 지냈던 적이 있다. 어떻게 염치도 없이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 집의 펭귄 인형을 안고 하도 울어서 내 애착 인형이 되었다. 어릴 때도 애착 인형 따위 없었는데. 집 앞에 밥을 먹으러 나갈 때도 껴안고 나갔다. (뭐든 제때 안 하면 나중에 과도해진다). 승일이는 “들고 나왔구나. 제대로 퇴행했네,”라고 했다. 빛나랑 헤어진 주제에 빛나 집에 너무 자주 놀러 오던 G는 나한테 집으로 언제 돌아갈 거냐고 수시로 물어봤다. G와 나의 최대 공통점은, 혼자라면 절대 안 할 일을 빛나가 한다는 이유로 군말 없이 한다는 것이었다. 매주 일요일 빛나가 보는 돌싱글즈2를 함께 앉아서 보는 것도 포함이었다. 거슬리는 구석이 많은 그 리얼리티 쇼를 함께 보고 밥도 간식도 불필요하게 많이 먹으며 G와 거의 절친이 되었다. 가끔 빛나랑 G가 과거의 해묵은 사건에 관해 논쟁을 벌일 때 내가 G의 편을 들어주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헤어졌는데도 둘이 사이좋게 싸우는 이상한 관계가 부러워서 눈물이 날 때도 있었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빛나의 뒷모습을 보고, 걔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고, 같이 요리를 해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정신 차리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온 날, 빛나와 G에게 새우 파스타를 한 통씩 해줬다. 각자 냉장고에 넣어두고 언제든 데워 먹을 수 있게.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며 챙겨준 우산은 지하철에 놓고 내렸고, 동생한테 전화해서 데리러 나와달라고 하는 바람에 잔소리를 들으며 돌아왔다. 펭귄은 데려왔다. 도저히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던 내 방에 돌아오고서야 알았다. 한 발짝도 그 애와 멀어지지 못했다. '내일부터 추워진다던데..' 혼잣말을 육성으로 뱉었다. 낯선 집에서의 몇 주는 나를 어디로도 밀어주지 못했구나. "그냥 좀 말해줘라, 나 실연당했잖아," 라는 말을 무기 삼아 승일이가 생전에 털어놓지 않은 썰을 풀게 만들었고.. 합정에서 한강진까지 걸어가면 두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수건을 예쁘게 개는 법도 배웠고.. 터키식 빵을 먹어봤고.. 쓸모 있는 시간으로 치자고 다짐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가만히 누워 동생이 출근 준비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이건 쓸모 있는 시간일 거야, 했다. 이후에 일부러 쓰레기 같은 드라마를 정주행하면서도. 다 먹지 못할 만큼의 배추를 (유튜브에서 본 다섯 가지 배추 요리를 하기 위해) 잘게 썰던 한밤의 시간에도. 쓸모가 있겠지, 했다. 불 끈 거실에 앉아서 동생들이 각자의 방에서 하는 통화 소리를 들을 때가 많았다. 내가 조용한 만큼 다른 이들의 소리에 집중한 겨울이었다. 넘어졌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하고 누워있는 계절이 나쁘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지도 못했고, 그닥 유식해지지도 않았다. 내가 그 계절로 이룬 거라곤, 겨우 한 사람으로부터 달력 세 장만큼 멀어진 것이다. 그러고 또 달력 몇 장이 지났다. 나는 봄이 끝날 때까지도 “야 나 실연당했잖아, 좀 해줘라,”라는 말을 요긴하게 던졌다. 그 마법의 멘트를 남용했다간 다음 실연 때 효력이 떨어질 거라는 승일이의 협박에 이제는 넣어뒀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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