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강은 흘러라>(2008)로 주목받았던 강미자 감독이 수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 권여선 작가의 단편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에 실린 동명의 단편이 원작이고, 중증의 알코올 중독자 영경과 심각한 류머티즘 환자 수환의 지고지순하면서도 불행한 사랑 이야기인데,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삼되 만들어지기로는 시로 완성되었다. 서사적 맥락과 설명은 거의 제외되었고 심지어 초현실적으로까지 보이는 투박하고 강력한 밀도와 압력의 쇼트들이 시적 운율에 담겨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 지나치게 술을 마시고, 무심하게 업고 가고, 기약 없이 기다리는 장면들의 강조만으로도 이렇게 아플 수 있는 것인가. <봄밤>은 지독한 통각을 새겨 오래 앓게 되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저 주인공처럼 우리에게도 시가 차오른다. 아니, 몽우리 진 저 목련 나무 아래에서 우리도 운다. (정한석)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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