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한창 겪고 있는 주인공 사이라는 작은 행성 ‘클리토폴리스’를 다스리는 레즈비언 왕족의 딸이다. 그녀의 전 연인이었던 키키가 어느날 이성애자 백인 악당들에게 납치되면서, 사이라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반대편 우주로 머나먼 여정을 떠나고, 이 길 위에서 사이라는 자기 자신의 감정과 정체성에 점점 솔직해지며 성장해 간다. 기발한 상상력과 유쾌한 에너지가 가득한 이 영화는 올해 단연 BIFAN의 히로인이다. ‘인디-SF-뮤지컬-코미디-애니메이션’으로 장황히 소개할 만큼, 장르적 요소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하나의 사랑스러운 퀴어 성장 서사로 엮어냈다. 특히 하나의 장르로 정형화되고 있는 퀴어 성장 서사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면서 대중성과 독립성 사이를 영리하고 재치 있게 오가며 독창적인 우주 세계를 구축해 낸다. 또한 호주 출신의 유명 배우들이 성우진으로 대거 참여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사이라의 여정은 모든 ‘어른이’들이 겪고 있는 성장통의 혼란과 설렘, 소외감과 연대를 유쾌하게 다루며, 동시에 은유적으로 진지하게 다룬다. 레즈비언 왕족의 딸이라는 배경은 아무 상관 없다. 결국 우린 모두 사이라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관희)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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