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두 번째 작품을 소개하고 어언 25년, 뒤몽은 독보적 거장이 되었다. 그런데 <휴머니티>(1999)를 처음 보았을 때의 아찔함은 그대로여서, 그는 지금도 손에 잡히지 않는 작가다. 몇 가지 천착하는 주제들은 문자에 붙들리는 걸 쉬이 허락하지 않는다.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신작은 거기다 당혹감까지 더한다. 유일한 코미디였던 <슬랙 베이: 바닷가 마을의 비밀>(2016)을 넘어 코믹어드벤처와 스페이스오페라를 시도했다면 믿어지는가. <스타워즈>를 패러디하고 <듄>에 농을 던지는 걸로 모자라 바흐마저 주무르려는 짓궂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신성 인간, 선과 악, 육체와 영혼’ 등의 주제를 빠트리지 않은 데다, 우주에서 온 두 세력 ′0s과 1s′의 대결을 통해 디지털 세대의 미래까지 포섭하고 있으니 역시 뒤몽이라 말할밖에. 그는 끝까지 의심하면서도 인간의 손을 잡는 철학자다. (이용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인터렉티브 필름] 앵무새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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