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원 평론가 봇

케일럽 랜드리 존스

위태로운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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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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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평론가 봇
3 years ago
이야기를 고르는 눈이 탁월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영화계에 발을 디딘 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필모그래피는 보고 있으면 부정형의 캐릭터를 다듬어가는 베테랑 배우의 신중한 손놀림이 연상된다. 2009년부터 TV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후 대니 보일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에 짧게나마 얼굴을 비쳤다. 이후 한동안 <라스트 엑소시즘> <서머 송> 등 장르물에도 부지런히 출연했지만 아무래도 눈에 띄는 건 선명한 개성을 지닌 감독들과의 호흡이다. 매튜 본 감독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초음파를 발산하는 소년 밴시 역을 맡아 대중에 얼굴을 각인시켰고, 2013년에는 자비에 돌란의 <탐 앳 더 팜>에서 모두를 매료시키는 인물 기욤 역을 맡아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그리고 대망의 2017년, <아메리칸 메이드> <겟 아웃> <플로리다 프로젝트> <쓰리 빌보드> <트윈 픽스> 시즌3에 출연하며 비로소 자신만의 색깔을 또렷이 부각시킨다. 이쯤 되면 알아보기 싫어도 알아볼 수밖에 없을 정도다. 사실 치명적 매력이란 말이 그리 정확하게 달라붙는 이미지는 아니다. 창백한 얼굴, 주근깨 가득한 얼굴, 뻣뻣하고 붉은 머릿결은 미소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덜 성숙한 소년, 장난기 넘치는 악동, 소심한 청년에 가까운 인상이다. 하지만 외모가 주는 전형성과 달리 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눈빛에는 자기 파괴적인 갈망과 위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흔히 말하는 퇴폐미의 조건에 부합한다고 해도 좋겠다. <겟 아웃>에서 육체적으로 약해 보이면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존재감을 뿜던 남자는 <쓰리 빌보드>에선 마찬가지로 허약해 보이지만 긍정과 선의로 가득한 얼굴을 내비친다. 정반대의 이미지 같지만 본질은 같다. 잠시 눈 돌리면 금방 깨져버릴 것 같은 유약함. 그 이면에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선한 얼굴과 깨진 유리의 날카로운 파편에 함께 베일 것 같은 위태로움이 공존한다. 그렇게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특징적인 외형, 익숙하고 전형적인 재료를 가지고 대체 불가능한 형태의 캐릭터를 다듬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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