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 학문 연구의 최전선에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은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학제 간 연구에 대한 대규모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철학자와 물리학자, 사회학자와 역사학자, 심리학자와 과학기술사학자, 경제학자와 의학자 등 거의 모든 분과 학문 영역을 대표하는 학자들이 모여 학제 간 연구와 융합적 학문에 대한 가장 첨단의 논의를 교환하였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을 모은 것이다.
학문들은 어떻게 만나고, 소통하고, 융합하는가
한국의 지성계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온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을 중심으로 학문의 다양한 통합 가능성과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 책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문의 소통과 융합에 대한 현장 학자들의 고민과 문제제기를 폭넓게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철학자 이남인은 ‘지식의 통합이 가능한가’라는 문제를 제기한 윌슨은 이미 인식론의 핵심적인 쟁점을 건드리고 있으며, 이는 철학의 영역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남인은 동료 ‘철학자’로서의 윌슨의 논의가 지닌 불명료함과 기계적 환원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과학기술사학자 홍성욱은 인문학자들이 쉽게 학제간 연구를 이야기하면서도 ‘기술 그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과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쉽게 기술의 본질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인문학자들은 기술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진화심리학자 전중환은 진화심리학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통한 학문의 통합 가능성을 주장하며, 반면 진보적인 정치학자인 김세균은 어떤 학문이라도 그것이 인간의 ‘삶’에 대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 비판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외에도 각 분야를 대표하는 수많은 학자들이 이해하는 통합적 학문에 대한 시대적 고민과 예리한 주장이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학문과 학문의 경계에서 출현하는 새로운 지식들을 들여다보다
이 책의 후반부는 학문과 학문이 융합하면서 생겨나는 새로운 지식의 현황과 미래를 다루고 있다. 이는 생물철학과 생명윤리학, 복잡계 과학과 인지과학, 여성학과 진화심리학, 한국학과 정치심리학, 환경경제학과 진화경제학 등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새로운 학문들이 바로 그것이다.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학자들이 자신이 연구하는 학문의 역사와 현재, 미래와 그 의의에 대해 차분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저자소개
강병남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와 같은 대학원 물리학 석사를 거쳐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통계물리를 전공했으며 복잡계 연구에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새로운 물리학』, 역서로는 『링크: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공역) 등이 있다.
권복규 이화여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의료 윤리와 의학 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생명 윤리와 법』(김현철과 공저), 『줄기세포 연구자를 위한 생명 윤리』(박은정과 공저) 등이 있다.
김광억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사회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 재직 중이며, 연구 분야는 정치인류학, 종교인류학, 중국지역 연구 등이다. 주요 저서로 『처음 만나는 문화 인류학』, 『문화의 다학문적 접근』, 『종족과 민족』(공저) 등이 있다.
김세균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베를린 자유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이자 사회과학 연구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전공 분야는 정치이론, 정치사상, 마르크스주의 등이며, 최근 통합적 학문 패러다임과 진화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 정치의 이해』, 『유럽의 제노포비아』(공저) 등이 있다.
김월회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근대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춘추좌전-중국 문화의 원형이 담긴 타임캡슐』, 『고전과 놀이』 『살아 움직이는 동양고전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아시아라는 사유공간』(공역),등이 있다.
김창욱 삼성경제연구원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진화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산업 모형 개발 작업을 수행했으며, 2005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복잡계센터장을 맡아 복잡계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복잡계워크샵』(공저), 『21세기 다윈혁명』(공저) 등의 책과 '진화경제학과 산업 정책의 새 패러다임' 등 논문을 집필하였다.
김청택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7년부터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 재직 중이다. 인지과학 및 뇌 현상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경험과학에서의 합리성의 개념: 논리학적 접근과 심리학적 접근?, 『철학사상』 20호(2005) 등의 논저를 발표했다.
배은경 서울대학교 여성협동과정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겸 여성학 협동과정 전공 주임으로 재직 중이며, 젠더 여성 섹슈얼리티에 관한 강의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젠더 연구의 방법과 사회분석』(김귀옥·김순영과 공편저), 『새여성학 강의』(공저) 등이 있다.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 교수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한국학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 특히 박정희 체제와 한미 관계를 연구해 왔으며 저서로는 『박정희 모델과 신자유주의 사이에서』(공저), 『우방과 제국, 한미 관계의 두 신화』, 『한국전쟁: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 할 전쟁』, 『원형과 변용: 한국 경제개발계획의 기원』 등이 있다.
오명석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호주 모나슈대학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 재직 중이며, 전공 분야는 동남아지역학 (말레이시아), 경제인류학, 역사인류학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동남아의 지역주의와 종족갈등』(오명석 편), 『동남아의 화인사회』(공저) 등이 있다.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명약학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강사를 거쳐 1992년부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면역학교실 교수로 있다. 연구 분야는 생명과학과 세포면역학, 광우병 등이며 주요 저서로 『생명과학과 선』, 『불교생명 윤리이론과 실천』 등이 있다.
윤민호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박사 과정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중이며, 진화경제학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저술로는 『한국 디자인산업의 발전 과정과 전망』, 『지식정보 혁명과 한국의 신산업』 등이 있다.
이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에서 박사를 받았다. 영국 애버딘대 교수를 거쳐, 92년 이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기업 조직, 기술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