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내라, 진실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자신이 믿는 대로 하라.”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온몸으로 남긴 감동의 마지막 메시지!
대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
어느 늦가을 밤, 도쿄 한복판에 있는 니혼바시 다리에서 중년의 남자가 가슴을 칼에 찔린 채 경찰에게 발견된다. 사건 현장은 다리에서 한 블록 떨어진 지하도. 그곳에서 칼에 찔린 남자는 피를 흘리며 혼신의 힘으로 다리까지 걸어와 다리 중앙에 있는 기린 조각상을 향해 기도하는 자세로 쓰러진 것. 그는 병원으로 후송되지만 이내 숨지고 만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 사건 현장 인근 공원에서 한 청년이 경찰의 불심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이 된다. 청년의 소지품에서 사망한 남자의 운전면허증과 지갑 등이 발견되고, 경찰은 청년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다.
경찰 조사 결과 사망한 남자는 건축 부품 제조 회사의 본부장인 아오야기 다케아키로 밝혀진다. 의식불명에 빠진 용의자는 이름이 야시마 후유키로, 피해자가 다니던 회사에서 계약직 현장 근로자로 일하다가 6개월 전 현장 사고로 다친 후 회사 측으로부터 산재 처리도 받지 못 한 채 해고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외견상으로는 원한에 의한 단순 살인, 혹은 강도 살인 사건.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하는 쪽으로 수사 방향을 몰고 간다. 그리고 매스컴은 도쿄 중심부에서 벌어진 이 살인 사건을 마치 호재라도 만난 듯 앞 다투어 취재하고 ‘살인 사건의 이면에 산재 은폐가 있었다’며 자극적인 보도를 서슴지 않는다. 한편 피해자 회사의 고위층은 산재 은폐의 책임을 모두 ‘죽은 자’에게 뒤집어씌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용의자가 의식불명 상태라 자백을 받을 수 없는 데다 결정적 물증인 나이프에서 용의자의 지문을 찾아내지 못해 경찰은 사건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용의자 청년의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뒤늦게 확인된다.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가가 교이치로 형사는 끈질긴 탐문 수사 끝에 피해자가 생전에 니혼바시 일대의 신사를 돌며 자신이 접은 종이학을 바치고 누군가를 위한 속죄와 구원의 기도를 해 왔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날개 달린 기린 조각상에 얽힌 사건의 충격적인 진실에 차츰 다가간다.
가가 형사가 날개 달린 기린 조각상에 얽힌 사건의 진실에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기린의 날개』는 ‘가가 형사 시리즈’ 아홉 번째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영화로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가족애(家族愛)를 그린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에 수많은 일본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작가 자신도 가족애를 그린 이 작품을 ‘가가 형사 시리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다고 밝힌 바 있다.
가가 형사는 흔히 안락의자에 앉아 고도의 추리를 즐기는 일반적인 미스터리 소설의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현장을 발로 뛰며 조그만 단서 하나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다. “헛걸음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라지는 법”, 혹은 “막히면 몇 번이라도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신념으로 무장한 형사다. 전작인 『신참자』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도 가가 형사의 활동 무대는 니혼바시 일대. 옛 도쿄의 정취가 어린 이곳은 서민풍의 노포(老鋪)가 즐비하면서도 현대식 건물이 섞여 있는 흥미로운 구역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니혼바시의 서정적이고 사람 냄새 물씬 나는 풍경은 흥미진진한 두뇌 게임에 읽는 재미를 더한다.
가가 형사는 피해자의 유품을 근거로 니혼바시 일대의 메밀국수 집과 찻집, 일본 종이 전문점, 수제 공예품 가게 등을 탐문하며 피해자의 사고 당일과 최근 행적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사건의 앞뒤를 짜 맞춰 수사를 조기 종결 하라는 간부들의 종용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택시를 잡아타고 좁은 골목을 누비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가는 그의 수사 기법은 이 작품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가가 형사가 니혼바시 일대를 걸어 다니며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들이 모두 사건의 단서가 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그냥 넘기기 힘들다. 독자들은 그의 동선을 따라가며 ‘범인이 누구일까’ 하는 두뇌 게임을 즐기게 된다. 하지만 가가의 뛰어난 추리력과 허를 찌르는 역발상, 빈틈없는 사건 재구성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실마리를 놓치기 일쑤다. 그만큼 작가의 탄탄한 작품 구성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가가 형사의 광범위한 탐문 수사 결과, 피해자가 니혼바시 일대의 신사(神社)들을 순례해 왔으며, 천 개의 종이학을 접어 누군가에게 속죄하고 누군가의 구원을 기도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가가는 그가 칼에 찔린 상태에서 니혼바시 다리까지 필사적으로 걸어가 기린 조각상 앞에서 기도하는 자세로 쓰러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죽어가는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온몸으로 남긴 마지막 메시지였던 것. 하지만 사건은 작품 종반까지도 좀처럼 전모를 드러내지 않으며, 마지막 반전이 기어코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사회파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전하는 감동의 휴먼 스토리
『기린의 날개』에서 니혼바시 다리와 기린 조각상은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키워드다. 니혼바시 다리는 일본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모든 도로가 시작되는 기점. 이 다리 중앙에 기린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다. 기린은 중국 전설에 나오는, 번영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로, 본래는 날개가 없지만 100여 년 전 니혼바시 재건 당시 날개 달린 기린 조각상을 만들어 “전국을 향해 날갯짓을 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하거나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장소인 것이다.
작품에서 용의자로 몰린 청년이 동거녀와 함께 후쿠시마에서 무작정 상경해 처음 발을 디딘 곳도 이곳 니혼바시 다리다.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이 젊은 한 쌍은 가난을 피해 도쿄로 올라왔고 열심히 일하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다. 남자는 일용직으로 노동을 하고 여자는 아르바이트를 겹치기로 뛰지만 겨우 먹고사는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일하고 또 일해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마음만은 풍요로웠던 이들은 남자가 직장에서 사고를 당해 일자리를 잃고, 급기야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는 불행에 빠진다. 가가 형사는 임신 중인 여자가 어렵지만 아이를 낳고 꿋꿋이 살아가겠다고 다짐하자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만만히 보고 있다면 오히려 안심이죠. 어디에도 희망이 없다며 절망할까봐 오히려 걱정입니다.” 이렇듯 시리즈 내내 가가 형사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한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품 곳곳에서 고단하고 팍팍하게 살아가는 일본 서민층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시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그를 ‘사회파’ 작가라 부르는 이유다. 작가는 이밖에도 작품 속에서 핵가족화와 배금주의가 빚어내는 일본 사회의 문제를 지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작가는 희망의 메시지를 놓지 않는다. 구조적인 사회 문제 속에서도 개인이 최후까지 지켜야 할 도덕적 양심을 강조하고, 모든 어려움을 꿋꿋이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한 발 두 발 나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 ‘간바레’(힘내라)를 외친다. 언젠가 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희망을 갖자고 이야기한다.
기린의 날개
Higashino Keigo · Novel
420p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가가 형사 시리즈' 아홉 번째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영화로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가족애를 그린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에 수많은 일본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작가 자신도 가족애를 그린 이 작품을 '가가 형사 시리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다고 밝힌 바 있다. 어느 늦가을 밤, 도쿄 한복판에 있는 니혼바시 다리에서 중년의 남자가 가슴을 칼에 찔린 채 경찰에게 발견된다. 사건 현장은 다리에서 한 블록 떨어진 지하도. 그곳에서 칼에 찔린 남자는 피를 흘리며 혼신의 힘으로 다리까지 걸어와 다리 중앙에 있는 기린 조각상을 향해 기도하는 자세로 쓰러진 것. 그는 병원으로 후송되지만 이내 숨지고 만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 사건 현장 인근 공원에서 한 청년이 경찰의 불심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이 된다. 청년의 소지품에서 사망한 남자의 운전면허증과 지갑 등이 발견되고, 경찰은 청년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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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M
4.0
여태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일본의 깔끔한 풍경, 세련된 문체와 후반부에 휘몰아치는 사건, 가가 형사의 차가움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가 집중력을 높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점점 발전하는 듯.. 기존의 소설들하고 다른 느낌인 것 같다. 내가 히가시노의 일본 소설, 일본 배경이지만 내가 싫어하는 일본 느낌이 없는 그 특징을 좋아한다. 이 소설에서는 그게 극대화 되어 진짜 너무 좋았다.
손효능
2.0
<1> 차고 넘치는 아이돌마냥 무엇 하나 새로울 것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양산형 소설. 뚜렷한 주제 없이 지난 작품 가운데 흥미로웠던 소재들을 골고루 끌어와 짜깁기 했을 뿐인 자기표절 작품이었다. 재미는 있지만, 아무런 고유개성도 없는 작품이었다. 시답잖은 결말은 덤이고. . <2>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 작품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뉘어져 있다. 1. 가가 교이치로 형사 시리즈 2. 유카와 마나부 교수 시리즈 3. 닛타 고스케 교수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팬인 만큼 세 시리즈 작품을 대다수 접해보았지만, 솔직히 몇 년 흐르면서 내용 같은 건 잊은지 오래다. 그럼에도 한 가지 특징을 꼽자면, 세 시리즈 사이에는 ‘무게감’ 측면으로 명확한 구분이 있었다. 예컨대 가가 형사 시리즈>닛타 형사 시리즈>유카와 교수 시리즈 순으로 분위기가 무거운 반면 유쾌함은 줄었다. 다작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지만 유독 현실사회의 문제점 등을 다루는 ‘사회파 추리소설’에서 인상적인 작품을 많이 남긴 만큼 이에 가장 밀접한 가가 형사 시리즈는 필자가 제일 선호하는 시리즈라 볼 수 있다. . <3>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 작품에서 느낀 실망감은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작가 내공이 내공인지라 <기린의 날개>는 영상을 보듯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 번 보고 금세 잊고 말 그런 작품이었다. ‘사회파 추리소설’의 핵심인 뼈 있는 메시지도 없었고, 추리할 만한 요소도 없었고 살해동기도 진부했다. 더욱이 히가시노 게이고 자신이 집필한 여타 작품에서 이미 써먹은 소재(무관심한 가족, 집요한 매스컴과 그에 따른 피해 등)를 다시 한 번 사용하는 건 작가 실격이지 않나 싶다. 자기표절은 둘째 치고, 이런 저런 소재를 무리하게 쑤셔 넣다보니 당연히 작품성도 밀도 없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 한 가지 더. 시리즈물의 매력은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이 모종의 변화를 겪거나 성장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는 데 있다. 물론 가가 형사 시리즈도 늘 그래왔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가가 형사의 존재는 (이야기 진행을 위한) 탐정나리일 뿐이었다. 끽 해야 ‘아버지 3주기를 준비 중’이라는 개인사를 겪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마지못해 끼워 넣은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전개를 위해 이용될 뿐인 무가치한 일상이었다. . <4> <기린의 날개>를 읽자니 일본에서도 파견직(계약직)의 처우는 영 신통치 않은 듯 싶다. 경영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인간도 기계처럼 다루어지고 버려졌다. 경영진과 파견회사에게 파견직이니 계약직 인력은 유동성을 갖춘 부품에 불과했고, 그들이 품고 있는 꿈 따위 이용해먹기 좋은 수단에 불과했다. 사람이 다치고 사람이 죽어도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그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또 다른 인간부품을 구해올 뿐인 사람만 있었다. 비극엔 언제나 인간의 이기심이 잔재했다. . <5> 비록 이번 작품에서 가가 형사는 탐정 코스프레만 실컷 했지만, 그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정의롭고 인간미 넘치는 인물이었다. 내부 정치나 공을 쌓는 데엔 큰 관심이 없었지만 형사로서의 직업정신은 그 누구보다 투철했다. 특히 사건을 단순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려 했다. 그래야만 비로소 사건에 얽혀 있는 가해자는 사죄를, 피해자는 용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사건 종결로 그 누구도 납득할 수 없고 그 누구도 사건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부조리를 그는 결코 용납하지 않으려 했다. 경찰의 미흡한 조사는 비단 억울한 피해자를 낳을 뿐만 아니라 그 가족 전체의 삶을 망가트릴 수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여준 셈.
나유정
3.5
"당신이 그 아이들에게 잘못된 것을 가르쳤기 때문이야. 잘못을 저질러도 어물쩍 넘어가면 다 해결된다고 말이지. 3년 전 당신은 세 아이에게 그렇게 가르쳤어. 그래서 스기노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거야. 아오야기 씨는 당신이 잘못 교육한 아들에게 무엇이 옳은 일인지 가르치려고 했어. 그것도 모르면서 당신이 무슨 선생이야. 당신은 아이들은 가르칠 자격이 없어."
OhJoonHo
3.0
거짓과 침묵에 뿌리내린 죄의식의 끝자락에서 다시금 휴머니티의 꽃을 피우기 위해 날개를 달다.
얌냠
3.5
쉽게 읽히기는 하지만 특별한게 없어 금방 잊힐 것 같은 책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에 비하면 아쉽다ㅜ
안기호
5.0
피의자, 피해자, 경찰의 관점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천재 형사 캐릭터라든가 적당한 감동도.. 후반부 사건 풀이가 약간 끼워넣은 듯한 느낌이지만 충분히 재밌다.
윤태영
4.0
전혀 연관성도 없고 방향도 잡히지 않던 사건이 후반부씨실과 날실이 겹치듯 하나하나 엮이는 장면이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초반에 빗나간 영점으로 너무 치우쳐져 다시 영점 맞출때까지 독자가 지치는감도 없지않다(6월)
소끼
5.0
히가시노는 학교와 선생들의 구조를 싫어하는게 또 드러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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