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에서 출간된 첫 단계 자살방지프로젝트.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현상을 제대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자살에 대한 그릇된 행동을 억제하는 계기로 삼는 것에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는 이들이 고뇌할 때 곁에서 어루만져 주고 함께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위안이 되고,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데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면서, 자살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로 대두되었다. 하지만 자살에 대한 대책이나 해답을 찾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원인과 현상이 매우 복합적이고 다면적이어서 이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결책을 찾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자살을 주로 개인적인 취약성이나 정신건강 차원에서만 이해해야 하는 것이 옳은 접근법인지, 아니면 개인을 넘어 사회병리적 현상 문제로 이해해야 하는지 그 관점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다. 자살을 예방하는 첫단추가 바로 자살에 대한 우리의 그릇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일이며, 또 한편으로는 자살에 대한 유혹이나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살한 사람의 유가족들에게도 편견 없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야말로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핀란드는 교육 개혁의 모델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나라인데 핀란드는 한국처럼 한 때 세계 자살률 1위 국가였다. 핀란드 당국은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하면서 <자살방지프로젝트>를 1986년부터 1992년까지 근 10년 가깝게 시행하면서부터 자살률 1위 국가의 오명을 벗어던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