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갈치3.0"내 마음은 하나야 생각은 다른데 가 있지만 인생에서 마음과 생각을 같이 가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난 두 가지가 일치하지 않아" 극중 우디 알렌 대사 아무튼 말들은 잘해. 423Like17Comment0
타란taran4.5“이제 비가 그치면 자연의 만물은 상쾌해져 가볍게 숨을 내쉴 겁니다. 오직 나만 소나기에 상쾌해지지 않을 뿐. 낮이나 밤이나 마치 집귀신처럼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생각에 숨이 막힙니다. 과거는 없고, 과거는 하찮은 일에 바보같이 닳아 버렸습니다. 현재도 무섭도록 허망합니다. 바로 이게 나의 삶이고 나의 사랑입니다. 이것을 어디로 치우고,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내 감정은 구멍으로 기어든 햇빛처럼 헛되이 사라집니다. 나 자신도 사라집니다.” 우선 영화에 나오는 범죄에 대해 그 어떤이유에서든지 동조하고 싶지 않다. 다만 생각하고 느낀것을 적고싶다. 우디앨런의 영화는 삶과 사람에 대해, 종교, 성, 가족관계에 얽혀버린 인생에 대해 다층적으로 생각하도록 생겨났다.영화는 굳이 현실을 분리시키지 않고, 영화적 장치를 통해 쉽게 관객을 주제속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영화는 종종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이나 체호프의 4대희곡을 떠올리는데, 이번 범죄와 비행은 바냐아저씨가 떠올랐다. 종교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범죄하는 인간. 그 속에서 엇갈리는 운명과 비극. 최후의 순간엔 그저 일상으로 돌아가 삶을 계속해나가는 인간들. (우디앨런의 이야기가 더 냉소적이고 비관적이긴 하다.) 체호프의 희곡의 소냐는 바냐아저씨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바냐 아저씨, 사는 거예요. 길고 긴 낮과 오랜 밤들을 살아 나가요. 운명이 우리에게 주는 시련들을 참아내요. 지금도, 늙은 후에도 쉬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해요.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찾아와, 조용히 죽어 무덤에 가면 얘기해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얼마나 괴로웠는지, 하느님이 가엾게 여기시겠죠. 우리는, 아저씨, 사랑하는 아저씨, 밝고 아름답고 우아한 삶을 보게 될 거예요. 우리는 기뻐하며, 지금 이 불행을, 감격에 젖어 미소를 띠며 돌아보겠죠. 그리고 쉬는 거예요. 나는 믿어요, 아저씨, 나는 뜨겁게, 간절히 믿어요.” 냉소와 좌절속에서도 언제나 낙관은 함께 존재할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야 한다. 체호프처럼.Like14Comment0
최형우3.5모든 걸 굽어보고 심판하실 신의 눈은 어디에? (2022.09.16.) (스포를 무릅쓰고) 영화 쪼개기 - 이번에도 우디 앨런은 따분한 결혼생활에 이골이 나서 바람을 피는 역할이다. 클리프(우디 앨런)는 재수 없지만 잘나가는 프로듀서인 처남 레스터의 밑에서 같이 일하게 된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고백해봤지만 여자는 사정이 있는 듯이 떠나가고 만다. - 알고 보니 처남과 결혼하기로 했다는 여자, '그는 나쁜 남자가 아니고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성공했고, 돈이 많은 남자죠' 하고 냉소할 뿐, 이제 그는 실의에 빠져 축 처진 채 앉아있는 것 외에 할 게 없다. - 그의 곁에 와 앉아서는, 영화의 소재가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실은 자기 이야기를 펼친 남자는 '로젠탈 박사(마틴 랜도)'다. 잘나가는 안과의사에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도 불륜을 저질렀다. - 그런데 내연녀가 더는 마음을 참을 수 없다며, 로젠탈의 부인에게 찾아가 담판을 짓겠다,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로젠탈의 학회 공금 횡령을 폭로하겠다고 나오자, 로젠탈은 청부업자를 고용해 내연녀를 살해한다. 죽은 여자의 집에 들어가 자신과의 관계를 보일 만한 증거까지도 말끔히 정리하고 나온 로젠탈은 수사망에도 들지 않는다. - 클리프가 '과연 예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묻자 로젠탈은 '심판 받는 엔딩을 바란다면 할리우드 영화를 보러 가서야죠' 하고 무심히 내뱉고 떠나간다. - 마지막 모습만 보면 냉혈한 같지만, 사실 로젠탈은 내연녀를 죽이라는 동생의 말에 굉장히 괴로워하며 차마 죽이지 못하겠다고 한 사람이다. 죽이고 나서도 양심의 가책을 심하게 느껴 당장이라도 자수하러 가고 싶다고도 한다. 이건 그가 어렸을 적 유대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모든 것을 굽어 보시는 신의 눈'을 끝없이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그가 늘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내연녀를 죽였다는 것, 집에 몰래 들어가 증거를 없앴다는 것, 경찰이 왔을 때도 눈 깜짝 않고 모른 척 둘러댔다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도 나중에는 합리화까지 했는지 더는 느끼지 않는다. 그는 신의 눈을 의식하고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신의 눈을 피해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으로 큰 것이다. - 결국 무기력하게 퍼져 앉아 있는 클리프를 뒤로 하고 로젠탈은 아내와 단란하게 사랑을 나누며 자리를 떠난다. 현세에서의 승자가 정해지는 씁쓸한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던 우디 앨런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 클리프가 다큐로 찍고 싶어했던 원로 유대인 철학자는 '신이 세상을 창조했을 때 인간의 행복은 설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간은 가족, 일처럼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라고 했었다. 얼마 뒤 '창문으로 나간다'는 짤막하고 볼품없는 유언만 남긴 채 그 철학자는 자살했다는 것도 포인트. 이쯤 되면 신은 없다. 인간끼리 심판하고 인간끼리 복작대며 살다 죽어가는 것. 그 안에서 행복은 셀프로 갖다 먹어야 하는 듯하다. - 이 작품의 메시지는 16년 뒤에 <매치 포인트>로 이어지는 듯하다. 만듦새나 이야기의 재미로 봤을 때는 <매치 포인트>가 훨씬 세련된 느낌을 주므로 못 본 이들에게는 그것도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Like13Comment0
샌드3.5정말 우디 앨런만이 할 수 있을, 그 누구가 말해도 말도 안될 것들을 그것에 동의하든 아니든 궁금해서 귀기울이게 만드는 능력 하나만큼은 굉장합니다. 본인의 캐릭터성이 워낙 커서 그의 이름을 계속 되뇌이게 되는데 수많은 장르 영화를 건드려 온 감독이지만 결국 가장 큰 장르는 우디 앨런으로 보입니다. 사랑과 죽음, 이라는 계속 생각해 본 두 가지의 키워드를 제목으로 삼은 영화를 보다 범죄와 비행, 이라는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언제나 곁에 있을 수 있을 두 가지 키워드를 삼은 영화로 보니 또 비교가 되는 면도 있었습니다.Like13Comment0
Daydream4.0선택과 선택에 따르는 도덕적관념과 죄의식에 관한 우디앨런의 탄식 신을 믿지 않지만 삶에서의 인과응보를 믿고싶어하는 사람이 부와 권력, 운이 가져다주는 세상의 불공정함을 이야기하다Like12Comment0
Dh
3.5
불공평해 보이는 세상. 모순을 포함한 사랑과 선택 그리고 짙은 농담 #새옹지마
CHAEYOOE
3.5
최선의 선택이 막다른 길로 인도할 때. 최악의 선택이 지름길을 열어줄 때.
Jibok
WatchList
Tragedy + Time = Comedy
은갈치
3.0
"내 마음은 하나야 생각은 다른데 가 있지만 인생에서 마음과 생각을 같이 가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난 두 가지가 일치하지 않아" 극중 우디 알렌 대사 아무튼 말들은 잘해. 423
타란taran
4.5
“이제 비가 그치면 자연의 만물은 상쾌해져 가볍게 숨을 내쉴 겁니다. 오직 나만 소나기에 상쾌해지지 않을 뿐. 낮이나 밤이나 마치 집귀신처럼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생각에 숨이 막힙니다. 과거는 없고, 과거는 하찮은 일에 바보같이 닳아 버렸습니다. 현재도 무섭도록 허망합니다. 바로 이게 나의 삶이고 나의 사랑입니다. 이것을 어디로 치우고,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내 감정은 구멍으로 기어든 햇빛처럼 헛되이 사라집니다. 나 자신도 사라집니다.” 우선 영화에 나오는 범죄에 대해 그 어떤이유에서든지 동조하고 싶지 않다. 다만 생각하고 느낀것을 적고싶다. 우디앨런의 영화는 삶과 사람에 대해, 종교, 성, 가족관계에 얽혀버린 인생에 대해 다층적으로 생각하도록 생겨났다.영화는 굳이 현실을 분리시키지 않고, 영화적 장치를 통해 쉽게 관객을 주제속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영화는 종종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이나 체호프의 4대희곡을 떠올리는데, 이번 범죄와 비행은 바냐아저씨가 떠올랐다. 종교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범죄하는 인간. 그 속에서 엇갈리는 운명과 비극. 최후의 순간엔 그저 일상으로 돌아가 삶을 계속해나가는 인간들. (우디앨런의 이야기가 더 냉소적이고 비관적이긴 하다.) 체호프의 희곡의 소냐는 바냐아저씨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바냐 아저씨, 사는 거예요. 길고 긴 낮과 오랜 밤들을 살아 나가요. 운명이 우리에게 주는 시련들을 참아내요. 지금도, 늙은 후에도 쉬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해요.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찾아와, 조용히 죽어 무덤에 가면 얘기해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얼마나 괴로웠는지, 하느님이 가엾게 여기시겠죠. 우리는, 아저씨, 사랑하는 아저씨, 밝고 아름답고 우아한 삶을 보게 될 거예요. 우리는 기뻐하며, 지금 이 불행을, 감격에 젖어 미소를 띠며 돌아보겠죠. 그리고 쉬는 거예요. 나는 믿어요, 아저씨, 나는 뜨겁게, 간절히 믿어요.” 냉소와 좌절속에서도 언제나 낙관은 함께 존재할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야 한다. 체호프처럼.
최형우
3.5
모든 걸 굽어보고 심판하실 신의 눈은 어디에? (2022.09.16.) (스포를 무릅쓰고) 영화 쪼개기 - 이번에도 우디 앨런은 따분한 결혼생활에 이골이 나서 바람을 피는 역할이다. 클리프(우디 앨런)는 재수 없지만 잘나가는 프로듀서인 처남 레스터의 밑에서 같이 일하게 된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고백해봤지만 여자는 사정이 있는 듯이 떠나가고 만다. - 알고 보니 처남과 결혼하기로 했다는 여자, '그는 나쁜 남자가 아니고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성공했고, 돈이 많은 남자죠' 하고 냉소할 뿐, 이제 그는 실의에 빠져 축 처진 채 앉아있는 것 외에 할 게 없다. - 그의 곁에 와 앉아서는, 영화의 소재가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실은 자기 이야기를 펼친 남자는 '로젠탈 박사(마틴 랜도)'다. 잘나가는 안과의사에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도 불륜을 저질렀다. - 그런데 내연녀가 더는 마음을 참을 수 없다며, 로젠탈의 부인에게 찾아가 담판을 짓겠다,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로젠탈의 학회 공금 횡령을 폭로하겠다고 나오자, 로젠탈은 청부업자를 고용해 내연녀를 살해한다. 죽은 여자의 집에 들어가 자신과의 관계를 보일 만한 증거까지도 말끔히 정리하고 나온 로젠탈은 수사망에도 들지 않는다. - 클리프가 '과연 예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묻자 로젠탈은 '심판 받는 엔딩을 바란다면 할리우드 영화를 보러 가서야죠' 하고 무심히 내뱉고 떠나간다. - 마지막 모습만 보면 냉혈한 같지만, 사실 로젠탈은 내연녀를 죽이라는 동생의 말에 굉장히 괴로워하며 차마 죽이지 못하겠다고 한 사람이다. 죽이고 나서도 양심의 가책을 심하게 느껴 당장이라도 자수하러 가고 싶다고도 한다. 이건 그가 어렸을 적 유대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모든 것을 굽어 보시는 신의 눈'을 끝없이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그가 늘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내연녀를 죽였다는 것, 집에 몰래 들어가 증거를 없앴다는 것, 경찰이 왔을 때도 눈 깜짝 않고 모른 척 둘러댔다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도 나중에는 합리화까지 했는지 더는 느끼지 않는다. 그는 신의 눈을 의식하고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신의 눈을 피해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으로 큰 것이다. - 결국 무기력하게 퍼져 앉아 있는 클리프를 뒤로 하고 로젠탈은 아내와 단란하게 사랑을 나누며 자리를 떠난다. 현세에서의 승자가 정해지는 씁쓸한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던 우디 앨런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 클리프가 다큐로 찍고 싶어했던 원로 유대인 철학자는 '신이 세상을 창조했을 때 인간의 행복은 설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간은 가족, 일처럼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라고 했었다. 얼마 뒤 '창문으로 나간다'는 짤막하고 볼품없는 유언만 남긴 채 그 철학자는 자살했다는 것도 포인트. 이쯤 되면 신은 없다. 인간끼리 심판하고 인간끼리 복작대며 살다 죽어가는 것. 그 안에서 행복은 셀프로 갖다 먹어야 하는 듯하다. - 이 작품의 메시지는 16년 뒤에 <매치 포인트>로 이어지는 듯하다. 만듦새나 이야기의 재미로 봤을 때는 <매치 포인트>가 훨씬 세련된 느낌을 주므로 못 본 이들에게는 그것도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샌드
3.5
정말 우디 앨런만이 할 수 있을, 그 누구가 말해도 말도 안될 것들을 그것에 동의하든 아니든 궁금해서 귀기울이게 만드는 능력 하나만큼은 굉장합니다. 본인의 캐릭터성이 워낙 커서 그의 이름을 계속 되뇌이게 되는데 수많은 장르 영화를 건드려 온 감독이지만 결국 가장 큰 장르는 우디 앨런으로 보입니다. 사랑과 죽음, 이라는 계속 생각해 본 두 가지의 키워드를 제목으로 삼은 영화를 보다 범죄와 비행, 이라는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언제나 곁에 있을 수 있을 두 가지 키워드를 삼은 영화로 보니 또 비교가 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Daydream
4.0
선택과 선택에 따르는 도덕적관념과 죄의식에 관한 우디앨런의 탄식 신을 믿지 않지만 삶에서의 인과응보를 믿고싶어하는 사람이 부와 권력, 운이 가져다주는 세상의 불공정함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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