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사회주의 및 민족주의에 반기를 든 '구인회'에 가입해 활동하며, 실험적인 서사 기법의 소설을 썼던 작가 박태원의 단편 모음집이다. 1930년부터 1941년까지 발표된 작품 가운데, 10편의 단편소설과 3편의 중편소설을 선별해 실었다. 문학과 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의 열다섯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우리 문학사의 주옥같은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한국문학전집은 작가별로 편차를 두어 목록을 기획했다. 각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구성하되 대표작으로 인정되는 작품들과 숨겨진 수작들도 다양하게 실었다. 또한 작품의 원본을 토대로 연재본과 다른 판본과의 대조로 오류를 수정했다. 각 작가의 전공자들인 책임 편집자들이 충실한 낱말 풀이와 해설, 주석을 통해 작품에 대한 길잡이를 제공한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의 변환 작업에는 가급적 현대어 표기를 적용시켰고, 저작권 관련 사항도 정식 계약을 체결하여 진행했다. 표제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주인공 '구보'는 하루 종일 메모를 위한 노트를 들고 서울 거리를 종일 산책하며, 현대의 풍속을 탐구한다. 이는 소설 쓸 거리를 찾고, 소설을 쓸 수 있는 정신 상태를 갖추기 위한 준비이다.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구보의 한가한 산보 자체가 소설의 줄거리인데, 그 과정에서도 머리는 바쁘게 움직이며 식민지 자본주의의 시공간을 비판적으로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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