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4.5사랑만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만 존재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게 너무 많이 부풀어오르더라도 사랑이 그걸 다 때려눕혀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모어와 같은 주파수를 사는 사람일 것이다. "네가 무슨 지랄 염병을 하든 아름답다고." "앞으로 명절 때마다 데려와. 설에 데려와." "이렇게 고통스러울 거라고 왜 말해주지 않았나요." "그냥 개거품 물 정도로 내가 끼를 부린 거야. 나는 뼛속까지 끼순이니까. 사람들 막 놀라고.. 나는 물 만난 물고기였지." 트랜스젠더가 주인공인 다큐, 라는 걸 알고서 예상했던 범주를 벗어난 영화였다. 후반부에서 이상하리만치 눈물이 많이 났다. 너무나 광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고향 집 마당과 버스, 지하철역, 길거리 따위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 하나의 생에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만물의 아름다움이 끌려 들어가 있더라.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아는 것을 바탕으로 사랑해줄 수밖에 없다.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다 그런 아쉬운 형태라는 걸 이제는 받아들이는 중이다. 이 영화는 그런 부족한 사랑들이 한 사람 안에 모여 완전함을 채우고도 남아, more가 된 이야기다. 모지민이 more를 바라던 시간을 지나와서 본인이 모어가 된 이야기. 발레가 뭔지 잘 모르는 아빠가 백만원짜리 발레복을 일단 빚 내서 사줬고, 애인을 '네 친구'라고 밖에 부르지 못하는 엄마가 진수성찬을 차려줬고, 세상에 젠더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을 중학생 일진이 자기 집에 초대해서 "앞으로 내가 너를 지켜줄게,"라고 말했어서, 그 사랑보다도 더 큰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서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저렇게 거대한 사람이 있구나. 사람을 사랑보다도 크게 키울 수 있구나. 사랑이. 키웠구나. 보고 싶은 사람한테 전화해서 "와, 오늘은 진짜 너 보고 싶더라. 오늘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어."라고 하고 싶어진다. --- --- --- --- --- --- --- --- --- --- "아니 첨엔 제냐가 막, 네 인생 찍은 다큐 누가 보냐고 그랬거든요. ..개새끼, 쯧." (관객들 폭소) "그래놓고 영화 보고선 너어-무 좋다구.." 진심 내 인생 GV 경험 중에 제일 많이 웃음. 삼십 분 내내 웃어서 얼굴 근육이 다 땡겼다. GV 중에 모지민(모어)님이 감독한테 "똥 쌀 때 읽으시라고 제 책 한 권 챙겨왔어요.. 꼭 읽으세요," 라면서 주섬주섬 책 꺼내고ㅋㅋㅋㅋ ㅠ 관객이 명장면 기깔나게 분석하니까 "어머 어머.. 엥간하신 분들 너무 많아..어쩜 좋아.." 이러면서 찬탄 날리심 ㅋㅋㅋㅋ 내년 상반기 개봉을 노린다는데 하루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 일 년 내내 차별금지법이 고꾸라진 2021의 막바지에 봐서 더 현기증 났다. 법사위 규탄함.いいね98コメント0
귤귤5.0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는 것들아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 훼방 놓지 마러라 쫌 제발 너네가 할 일을 찾아 두들겨 맞고 큰 상처를 받았어도 따뜻했던 기억 하나로 마음을 주는 모어 경이롭고 사랑스러워. 백번 좋았어도 한번의 서운함에 많은 걸 망쳐버리는 나는 얼마나 비루한가 역겨운놈인 나를 왜 사랑하냐는 연인 제냐 본인은 모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면서 그러지마ㅠㅠ 보는 내내 황홀한 아름다움에 눈물이 자꾸 나서 팔꿈치를 꾹꾹 눌러댔다いいね52コメント0
Hyoung_Wonly4.0흔히들 다큐가 좋으면 영화 같다고 말하게 되던가? <모어>가 그랬다. 드랙이란 세계를 처음 알게 되었다.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본 기분이다. 드랙이 주인공이다보니 화면도 참 화려했다. 주인공이 겪은 일들을 전기나 안내 책자마냥 나열하지 않고, 촬영 도중 감독들이 내적 환호를 외칠 포인트도 없다. 그저 모어의 존재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란듯이, 그의 모든 몸짓에 샅샅이 파고 들어 관객에게 전할 뿐이었다. 몽환적인 기분을 느낄만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게 모지민의 판타지처럼 보였다. 20년 넘게 사귄 러시아 연인 제냐와의 스토리도 왠지 꼿꼿하다. 죽고 싶어하고 또 그만큼이나 살고 싶어하는 마음도, 이태원 드랙 무대를 쥐구멍이라고 표현한 부분, 그 쥐구멍의 볕에서 분홍신 같은 춤을 추게 된 이야기까지도 좋았다. 문득 여성 트렌스젠더의 이야기는 아직도 만나기가 어렵구나 느낀다. 군대에서 받은 상처는 예상했지만, 국내 최정상 예술학교에서조차 그럴 줄은 몰랐다. 그것도 입학 하자마자 그냥 부정도 아니고, 폭력을 동반한 부정이었다니.. 지금은 달라졌을까. 달라졌을 거라 또 속아본다. 그나마 마음 기댔던 곳은 비록 “우리 아들”이라 부르긴 하지만, 자식이 언제나 사랑받았을 거라고 믿으며, 자식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순진한 부모였다. 내내 담담하던 영화는 시골 마당에 부모님을 앉혀놓고 춤을 추는 모습에서 고개를 떨구게 했다.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는 장면은.. 그래 눈치 보지 말고 눈물 쏟으라고 그런 거였겠지. 편지는 아버지와 가상의 대화를 나누는 시형식이었다. 딱 이 생각만 멤돌았다. 모지민은 시인이다. 춤을 추는 시인. 무뚝뚝한 아버지라도 발레 하겠다는 고 3 아들에게 당시 100만원 상당의 무용복을 사주었더랬다. 마치 아버지란 그래야 한다는 듯. 20년 넘은 ‘그 예쁜 옷’을 입고 부모 앞에서 춤을 출 생각을 하다니. “그 시간 안에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요즘 많이 해요. 삶에는 그 시간대마다 벌어지는 일이 있는 거 같아요. 그때마다 피하지 않고 그 시간을 이 악물고 버티면 된다는 걸 마흔 다섯이 되고 깨달았어요.” -모어(모지민) 묵묵히 견뎌야 된다는 걸 아는 어른이었네. 당신도.いいね36コメント4
이동진 평론가
3.0
내디딜 때마다 은하수를 걷는 듯.
천수경
4.5
사랑만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만 존재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게 너무 많이 부풀어오르더라도 사랑이 그걸 다 때려눕혀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모어와 같은 주파수를 사는 사람일 것이다. "네가 무슨 지랄 염병을 하든 아름답다고." "앞으로 명절 때마다 데려와. 설에 데려와." "이렇게 고통스러울 거라고 왜 말해주지 않았나요." "그냥 개거품 물 정도로 내가 끼를 부린 거야. 나는 뼛속까지 끼순이니까. 사람들 막 놀라고.. 나는 물 만난 물고기였지." 트랜스젠더가 주인공인 다큐, 라는 걸 알고서 예상했던 범주를 벗어난 영화였다. 후반부에서 이상하리만치 눈물이 많이 났다. 너무나 광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고향 집 마당과 버스, 지하철역, 길거리 따위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 하나의 생에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만물의 아름다움이 끌려 들어가 있더라.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아는 것을 바탕으로 사랑해줄 수밖에 없다.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다 그런 아쉬운 형태라는 걸 이제는 받아들이는 중이다. 이 영화는 그런 부족한 사랑들이 한 사람 안에 모여 완전함을 채우고도 남아, more가 된 이야기다. 모지민이 more를 바라던 시간을 지나와서 본인이 모어가 된 이야기. 발레가 뭔지 잘 모르는 아빠가 백만원짜리 발레복을 일단 빚 내서 사줬고, 애인을 '네 친구'라고 밖에 부르지 못하는 엄마가 진수성찬을 차려줬고, 세상에 젠더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을 중학생 일진이 자기 집에 초대해서 "앞으로 내가 너를 지켜줄게,"라고 말했어서, 그 사랑보다도 더 큰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서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저렇게 거대한 사람이 있구나. 사람을 사랑보다도 크게 키울 수 있구나. 사랑이. 키웠구나. 보고 싶은 사람한테 전화해서 "와, 오늘은 진짜 너 보고 싶더라. 오늘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어."라고 하고 싶어진다. --- --- --- --- --- --- --- --- --- --- "아니 첨엔 제냐가 막, 네 인생 찍은 다큐 누가 보냐고 그랬거든요. ..개새끼, 쯧." (관객들 폭소) "그래놓고 영화 보고선 너어-무 좋다구.." 진심 내 인생 GV 경험 중에 제일 많이 웃음. 삼십 분 내내 웃어서 얼굴 근육이 다 땡겼다. GV 중에 모지민(모어)님이 감독한테 "똥 쌀 때 읽으시라고 제 책 한 권 챙겨왔어요.. 꼭 읽으세요," 라면서 주섬주섬 책 꺼내고ㅋㅋㅋㅋ ㅠ 관객이 명장면 기깔나게 분석하니까 "어머 어머.. 엥간하신 분들 너무 많아..어쩜 좋아.." 이러면서 찬탄 날리심 ㅋㅋㅋㅋ 내년 상반기 개봉을 노린다는데 하루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 일 년 내내 차별금지법이 고꾸라진 2021의 막바지에 봐서 더 현기증 났다. 법사위 규탄함.
성유
4.5
보여주고 싶어하는 내가 있고, 숨고 싶어하는 내가 있는데 숨고 싶어하는 내가 더 큰 거야. 그 아름다움 속에 너무 많은 애환이 있어.
뭅먼트
3.5
아름다운 눈물들로 가득히 고여 있는 백조의 호수를 보았다.
귤귤
5.0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는 것들아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 훼방 놓지 마러라 쫌 제발 너네가 할 일을 찾아 두들겨 맞고 큰 상처를 받았어도 따뜻했던 기억 하나로 마음을 주는 모어 경이롭고 사랑스러워. 백번 좋았어도 한번의 서운함에 많은 걸 망쳐버리는 나는 얼마나 비루한가 역겨운놈인 나를 왜 사랑하냐는 연인 제냐 본인은 모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면서 그러지마ㅠㅠ 보는 내내 황홀한 아름다움에 눈물이 자꾸 나서 팔꿈치를 꾹꾹 눌러댔다
백수골방
4.5
내가 가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긍정 받는 것, 개인의 구원은 바로 거기에 있다
황재윤
3.0
진정 그 모습 그대로, 생의 역동성을 담아낸 댄스의 위력.
Hyoung_Wonly
4.0
흔히들 다큐가 좋으면 영화 같다고 말하게 되던가? <모어>가 그랬다. 드랙이란 세계를 처음 알게 되었다.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본 기분이다. 드랙이 주인공이다보니 화면도 참 화려했다. 주인공이 겪은 일들을 전기나 안내 책자마냥 나열하지 않고, 촬영 도중 감독들이 내적 환호를 외칠 포인트도 없다. 그저 모어의 존재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란듯이, 그의 모든 몸짓에 샅샅이 파고 들어 관객에게 전할 뿐이었다. 몽환적인 기분을 느낄만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게 모지민의 판타지처럼 보였다. 20년 넘게 사귄 러시아 연인 제냐와의 스토리도 왠지 꼿꼿하다. 죽고 싶어하고 또 그만큼이나 살고 싶어하는 마음도, 이태원 드랙 무대를 쥐구멍이라고 표현한 부분, 그 쥐구멍의 볕에서 분홍신 같은 춤을 추게 된 이야기까지도 좋았다. 문득 여성 트렌스젠더의 이야기는 아직도 만나기가 어렵구나 느낀다. 군대에서 받은 상처는 예상했지만, 국내 최정상 예술학교에서조차 그럴 줄은 몰랐다. 그것도 입학 하자마자 그냥 부정도 아니고, 폭력을 동반한 부정이었다니.. 지금은 달라졌을까. 달라졌을 거라 또 속아본다. 그나마 마음 기댔던 곳은 비록 “우리 아들”이라 부르긴 하지만, 자식이 언제나 사랑받았을 거라고 믿으며, 자식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순진한 부모였다. 내내 담담하던 영화는 시골 마당에 부모님을 앉혀놓고 춤을 추는 모습에서 고개를 떨구게 했다.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는 장면은.. 그래 눈치 보지 말고 눈물 쏟으라고 그런 거였겠지. 편지는 아버지와 가상의 대화를 나누는 시형식이었다. 딱 이 생각만 멤돌았다. 모지민은 시인이다. 춤을 추는 시인. 무뚝뚝한 아버지라도 발레 하겠다는 고 3 아들에게 당시 100만원 상당의 무용복을 사주었더랬다. 마치 아버지란 그래야 한다는 듯. 20년 넘은 ‘그 예쁜 옷’을 입고 부모 앞에서 춤을 출 생각을 하다니. “그 시간 안에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요즘 많이 해요. 삶에는 그 시간대마다 벌어지는 일이 있는 거 같아요. 그때마다 피하지 않고 그 시간을 이 악물고 버티면 된다는 걸 마흔 다섯이 되고 깨달았어요.” -모어(모지민) 묵묵히 견뎌야 된다는 걸 아는 어른이었네.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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