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했던 것들에 대한 그의 사모곡

16p. 그것은 실존적으로 결코더 이상 재생될 수 없는 것을 기게적으로 재생한다. 17p. 한 장의 사진은 철학적으로 변모될 (언급될) 수 없다. 17p. 사진은 ‘보세요’ ‘봐’ ‘여기 있다’가 교대되는 노래에 불과하다. 18p. 사진의 기표를 지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게 아니지만, 그것은 지식 혹은 성찰의 이차적 행위를 요규한다. 19p. 그것은 언제나 비가시적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은 사진이 아니기 때문이다. 22p. 사진이 찍히는 사람 혹은 사물은 과녁이고, 지시 대상이며, 일종의 작은 모사물이고, 대상이 발산하는 환영적 이미지인데, 나는 이것을 사진의 유령(spectrum)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 낱말은 그것의 어근을 통해서 광경(spectacle)과 관련이 있고, 모든 사진 속에 있는 다소 끔찍한 것, 즉 죽은 자의 귀환을 이 광경에 덧붙이기 때문이다. 26p. 사진은 타자로서의 자기 자신의 도래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기 동일성 의식의 교활한 분열인 것이다. 44p. 언제나 사진은 재현된 어떤 것이다. 50p. 사진은 우리가 그것이 왜 찍혔는지 알지 못하자마자 ‘놀라운’ 것이 되기 때문이다. 62p. 나는 지시 대상을 지각하고(여기서 사진은 진정으로 그것 자체를 넘어선다. 이것이 사진 예술에 대한 유일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사진은 매체로서 스스로를 폐기시키고, 더 이상 기호가 아니고 사물 자체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70p. 왜냐하면 나는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그 자세를 ‘기이한’ 것으로 코드화하기 때문이다. 내가 명명할 수 있는 것은 진정으로 나를 찌를 수 없다. 명명할 수 없는 무력감은 동요의 좋은 징후이다. 83p. “우리는 그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사진들 앞에서보다 그를 더 잘 회상할 수 있다.” 98p. 그런 모방들과는 반대로 내가 사진에서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점은 사물이 거기 있었다는 것이다. 현시로가 과거라는 이중적 위치가 결합되어 있다. 99p. 그것은 절대적으로 부인할 수 없이 현존했지만 이미 지연되어 있었다. 107p. 사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반드시) 말하는 게 아니라, 존재했던 것을 다만 확실하게 말한다. 109p. 사물의 의미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사물의 존재에 대해선 거짓말을 할 수 없다. 113p. 그러나 사진은 ‘구성적 스타일’을 깨버린다(이것이 그것의 놀라움이다). 그것은 미래가 없다(이것이 그것의 비장함이고 우울함이다). 사진에는 아무런 미래 지향(미래에 대한 현재의 의식 작용)이 없다. 113p. 부동한 채 사진은 나타내 보임으로부터 과거 지향으로 역류한다. 115p. 그것은 향기도 음악도 없고, 다만 돌출된 사물만이 있다. 사진은 폭력적이다. 그것이 폭력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매번 그것이 시각을 힘으로 가득 채우고, 그 안에서는 아무것도 거부되고 변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120p. 그는 죽었고 그는 죽게 될 것이다. 알렉산더 가드너, <루이스 페인의 초상>, 1865년. 143p. 그 이미지들 각각을 통해서 나는 재현된 사물의 비현실성을 확실하게 넘어 죽은 것, 곧 죽게 되는 것을 두 팔로 감싸안으면서 광경 속으로, 이미지 속으로 미친 듯이 들어갔다. 니체가 1889년 1월 3일 학대받아 죽은 말의 목덜미에 울면서 달려들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연민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145p. 이른바 선진화된 사회들을 특징짓는 것은 오늘날 이 사회들이 예전의 사회들처럼 믿음을 더 이상 소비하지 않고 이미지를 소비한다는 점이다.

1. 사진에 대한 현상학적 고찰 2. 느껴본 감정의 이름을 배우는 즐거움. 3. 번역이 좋진 않지만 읽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