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마음
옮긴이 해설. 심리소설의 대가가 들려주는 두 가지 연민
작가 연보
기획의 말
초조한 마음
슈테판 츠바이크 · 소설
479p

역사상 최고의 전기 작가이자, 심리소설의 대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생전에 완성한 유일한 장편소설. 츠바이크는 시, 중.단편 소설, 전기, 희곡 등 여러 장르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으나 장편소설은 많지 않다. 그나마도 다른 작품은 사후에 유고 더미에서 발견되어 출간된 것이고, 츠바이크가 생전에 완성하고 독자들에게 평가받은 장편은 <초조한 마음>이 유일하다. 나치의 탄압을 피해 망명생활을 하던 1939년에 스톡홀름과 암스테르담에서 출간하여 탁월한 심리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츠바이크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미세한 감정까지 낱낱이 해부하여 치밀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자신을 희생할 용기도 없으면서 지나친 연민만을 품었던 주인공 호프밀러를 통해 연민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잘 그려낸 이 소설은, 숨기고 싶은 마음 속 깊은 곳의 이기심과 나약함을 들춰내 읽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도 하지만,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인간 본성에 대한 분석과 흡인력 있는 전개는 문장가 츠바이크의 진수를 보여준다. '대산세계문학총서' 11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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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연민이라는 거, 아주 위험한 겁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감각적 세밀화,
심리소설의 대가 츠바이크가 완성한 유일한 장편소설!
역사상 최고의 전기 작가이자, 심리소설의 대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생전에 완성한 유일한 장편소설 『초조한 마음』(대산세계문학총서116)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오스트리아 빈의 유복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츠바이크는 역사적 통찰력과 역사적 인물에 대한 심도 깊은 해석으로 발자크 ? 스탕달 ? 톨스토이 ? 에라스무스 등의 전기를 쓰며 세계 3대 전기 작가로서 명성을 떨쳤을 뿐만 아니라, 인간 심리와 무의식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묘사가 담긴 소설로 필력을 인정받았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는 유럽 최고의 작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였다.
츠바이크는 시, 중 ? 단편 소설, 전기, 희곡 등 여러 장르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으나 장편소설은 많지 않다. 그나마도 다른 작품은 사후에 유고 더미에서 발견되어 출간된 것이고, 츠바이크가 생전에 완성하고 독자들에게 평가받은 장편은 『초조한 마음』이 유일하다. 이 작품은 나치의 탄압을 피해 망명생활을 하던 1939년에 스톡홀름과 암스테르담에서 출간하여 탁월한 심리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츠바이크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미세한 감정까지 낱낱이 해부하여 치밀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자신을 희생할 용기도 없으면서 지나친 연민만을 품었던 주인공 호프밀러를 통해 연민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잘 그려낸 이 소설은, 숨기고 싶은 마음 속 깊은 곳의 이기심과 나약함을 들춰내 읽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도 하지만,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인간 본성에 대한 분석과 흡인력 있는 전개는 문장가 츠바이크의 진수를 보여준다.
인간의 나약함이 돌린 운명의 수레바퀴
헝가리 국경지역 한적한 마을 주둔지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다 부유한 실업가 케케스팔바의 연회에 초대받은 호프밀러 소위는 그 집 딸 에디트가 하반신 마비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춤을 청하는 실수를 한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찾아간 호프밀러는 에디트에 대한 연민으로 계속 그 집을 방문하게 되고,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살아온 에디트는 자신을 찾아주는 유일한 남자인 호프밀러에게 남다른 감정을 품게 된다. 에디트의 감정을 알게 된 호프밀러는 도망치듯 그 상황을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마음속에 남는 건 처절한 죄의식뿐이고, 그가 감당할 수 없는 연민은 비극을 불러오는데……
츠바이크는 ‘연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할 뿐”이라고 한다. 이것은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하는 것”이며, “자기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만이, “비참한 최후까지 함께 갈 수 있는 끈기 있는 사람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고 창조적인 연민”인데, 감상에 젖은 호프밀러 소위의 연민은 자기희생을 각오하지 않았기에 파국을 불러오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예리한 분석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 이야기의 결말은 호의에 의해 행동했던 호프밀러 소위에게 너무 가혹하게 느껴진다. 여기에서 츠바이크 작품의 비극성(悲劇性)이 드러난다.
츠바이크의 작품은 대개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다. 주인공은 언제나 자신의 의도적인 잘못보다는 내적, 외적 상황 때문에 바로 코앞에서 행복을 놓치게 된다. 의도하지 않은 주인공의 행동이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아가게 만들고 주인공은 더 이상 그 수레바퀴를 빠져나오지 못한 채 비극적 결말을 맺는 것이다. 이러한 츠바이크 작품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작품이 바로 『초조한 마음』이다.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기쁨을 느끼며 이어진 호프밀러의 연민에 예민한 환자 에디트의 마음에 싹튼 사랑과 우연이 맞물리면서 이 작품은 마치 옛 그리스 비극과 같은 성격을 띠게 된다.
츠바이크의 소설은 불편하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미세한 감정과 이기심까지도 낱낱이 해부하여 마음 속 깊은 곳의 죄책감을 건드리고, 사소한 부주의가 옭아매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운명의 굴레가 갑갑하게 만든다. 하지만 깊이 있는 인간 심리에 대한 분석과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는 대단한 흡인력으로 마지막 장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예민한 작가의 눈에 비친 혼란의 시기
휴머니즘과 자유정신을 고집하며 “유럽 정신의 대표”라고 불린 츠바이크는 직접적으로 정치적 활동을 한 작가는 아니었으나 확고한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삶을 이끌어가고 마무리한 작가다. 나치의 등장 이후 탄압을 받은 츠바이크는 영국과 미국을 거쳐 망명한 브라질에서 자신의 “정신적 고향”인 유럽의 멸망에 절망하여 부인과 함께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정치적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망명했지만, 츠바이크는 멀리 타향에서나마 20세기 최대 재앙이라 할 수 있는 양차 세계대전이 그의 고향 오스트리아에 가져온 정치적 ?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츠바이크의 자서전 『어제의 세계』는 단순히 개인의 삶에 대한 기록이 아닌 전쟁으로 파괴되기 이전의 세계와 역사, 문명을 치밀하게 묘사한 회고록이다.
이러한 츠바이크의 성향은 문학작품에서도 드러나는데, 장편소설이지만 주인공의 전반적인 생을 묘사하기보다는 1914년 1차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의 몇 달 동안을 다룬 『초조한 마음』은 그 시대에 드리웠던 불길한 조짐을 보여준다. 사회 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있었던 20세기 초의 혼란과,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민간인과 군인, 유대인과 비유대인, 여성과 남성 사이의 갈등이 이 책에 드러나 있다.
또한 이 작품에는 츠바이크의 강점인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 사랑, 연민 등의 분석 외에도, 오스트리아 세습귀족의 무능함과 19세기 말의 경제적 자유주의의 무자비함, 제1차 세계대전의 화마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라 생각했던 오스트리아 제국에 대한 기대와 실망 등, 츠바이크가 뒤늦게 타지에서 분석한 옛 오스트리아 제국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신혜미
5.0
새로운 것을 깨우칠 때마다 황홀해지고, 어떤 감정에 빠지게 되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바로 청춘이다. 남을 동정할 수 있는 나의 능력이 나 자신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한 순간, 내 안에서는 기이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연민이라는 새로운 능력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내 피를 더 따뜻하고 더 빨갛고 더 빠르고 더 격렬하게 만들어주는 독소가 혈액 속으로 침투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동안 마치 잿빛 어스름 속을 거닐듯 무미건조하게 어슬렁거리며 살아왔던 생활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수백 가지 일들이 나를 자극하고 나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남의 고통을 인식하게 된 그 순간부터 내 안에서 보다 날카롭고 예리한 눈이 깨어난 것만 같았다. -76p “잘 들으세요, 소위님. 일을 반쯤 하다 말거나 말을 반쯤 하다 마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랍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악은 반쯤 하다 마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죠.” -132p
성유
4.5
나약하고 감성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MayDay
4.0
“설령 초조한 내 마음도 들킬세라” 누군가를 향한 동정, 연민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했다는 것은 더더욱 거짓말이다. 살아오면서 많은 동정과 연민을 베풀어봤지만 그것은 당연히 내가 처한 위치보다 그들이 처한 위치가 좋지 않아서였고 마땅히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없었기에 심적으로라도 위로와 공감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하지 않았을때 다가오는 사회의 시선과 ‘선량한’사람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두려워져 결국은 내 스스로에 대한 방어였을지도 모르겠다. ‘연민’이라는 단어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위선적이었나. 동시에 ‘그러면 그 상황에서 나쁜 말을 어떻게 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내려간다. ‘연민’이 다지는 양면성의 결과처럼 내 마음도 양면의 모습이 내비춰지는 느낌이다. 결국은 후에 그들에게 미움을 받을 날이 오더라도 기꺼이 받을만큼 그들의 마음을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 하지만 그러기에는 용기도 자신감도 없기에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는 것이다. <초조한 마음>은 머릿 속에서 장면 하나하나가 선명히 그려질 정도로 묘사가 세세하다. 특히나 인물의 감정의 변화와 고통에 있어서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보니 나의 속마음마저 벌거벗은 느낌으로 들키는 느낌을 받아서 옷가지를 추스리게 된다. ‘연민’을 통한 제일 큰 결과는 그 상대의 인생에 더이상은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개입을하게 된다는 것인데 어딜가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과 시선에 대한 과잉 인식이 그 결과인 것 같아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엔딩이었다.
더블에이
4.0
"연민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의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은 창조적 연민으로,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을 말한다."
정영은
5.0
너무너무너무너무나 글을 잘 쓴다. 다른 어떤 것보다 글쓰기는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다섯 줄 정도가 한줄인 것처럼 읽힌다.
양기연
5.0
심리묘사 하나만으로 책이 맛있다. 그것도 숨막히게 맛있다.
고정규
4.5
연민을 아량으로 쓰는 사람은 연민하는 대상을 책임질 역량이 없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연민 중인 그들 자신이다.
이정복
4.0
연민이라는 감정에 대한 거의 완전한 분석. 내가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 필독서다. 연민 때문에 막 목숨을 걸고 영원을 맹세하고 인생을 바치는 것이 낭만적이긴 한데 푸르디푸른 그 나이에 그게 뭔지 알고나 하는 걸까. 그 자체로 매우 인간적 감정인 연민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타인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지만, 연민에 휩쓸려 책임지지 못할 약속을 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그려지는 복합적 인물들과 감탄을 자아내는 세심한 심리 묘사가 클래식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단, 책임지지 못하는 연민의 해악을 보여주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으로 그려진 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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