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단의 거장 무라카미 류는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수많은 욕망들을 피상적 문체와 스피디한 전개로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미소 수프>는 3일 동안 일어나는 충격적인 이상 살인행각과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한 살인자의 처절한 고백으로, 그 충격적인 살인행각을 통해 세기말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를 들춰내 보이고 있다.
이 작품이 신문에 연재되고 있을 때, 소설 속에서 프랭크가 가부키초의 술집에서 대량살육을 하고 있을 무렵에 고베에서 실제로 참혹한 토막살인 사건이 일어나 독자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을 혼란에 빠뜨렸다.
또한 연재가 끝나갈 무렵, 소설 속의 프랭크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고백하려 할 때 열네 살 소년이 그 토막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되어 다시 한번 이 작품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예전에 콜로라도의 작은 일식집에서 주문한 적이 있었어.
아주 이상한 수프였지.
냄새랄까 아무튼 이상했어.
그래서 먹진 않았지만 아주 흥미로운 수프였던 거 같아.
먼저 색이 묘한 브라운이었고,
마치 인간의 간에서 나는 듯한 냄새가 나지 않아?
그런데도 그것의 인상은 어딘가 묘하게 세련된 고급 음식 같았어.
이런 수프를 일상적으로 먹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이들일까,
하고 생각이 들어서 이 나라에 오게 된 거야.
유감이야. 함께 먹고 싶었는데 말야.
― 본문 중에서
미소 수프는 우리나라의 된장국과 같은 것이다. 된장국이 중요한 반찬의 하나라면, 미소 수프 역시 일본에서 마찬가지일 것이다.
뿌연 된장국 속은 혼탁한 세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세상에서 우리는 인간 본연의 따뜻함을 그리워하며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다. 드러내지 않는 것일 뿐, 욕망이 죽은 것은 아니다.
작가는 지독한 퇴폐가 진행되는 일본사회를, 주인공 겐지와 기형적인 인간인 프랭크를 통해 묘사하고 있다. 또한 돈과 섹스, 동성애 등을 소재로 삼아 타락한 세상에 대한 혐오감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인간에게 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주인공 겐지는 여행 가이드업에 종사하고 있는 20세 청년이다. 일본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데리고 다니며 카바레나 섹스 샵 등을 소개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12월 29일, 겐지는 신문에 난 여고생 폭행살인사건 기사를 읽던 중에 ‘프랭크’라는 미국 남자의 전화를 받는다. 그는 자신을 35세 사업가라고 소개하고 가이드를 부탁한다.
이 소설은 겐지가 프랭크를 만나는 29일부터 그와 헤어지는 31일까지, 한 해의 마지막 3일간의 이야기이다.
미소 수프
무라카미 류
284p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코인 로커 베이비즈>의 작가 무라카미 류의 장편소설. 3일 동안 일어나는 충격적인 이상 살인행각과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한 살인자의 처절한 고백을 그렸다. 충격적인 살인행각을 통해 세기만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를 들춰내 보인다. 주인공 겐지는 여행 가이드업에 종사하고 있는 20세 청년. 그는 일본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데리고 다니며 카바레나 섹스 샵 등을 소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일을 하고 있다. 12월 29일, rps지는 신문에 난 여고생 폭행살인사건 기사를 읽던 중 프랭크라는 미국 남자의 전화를 받는다. 프랭크는 35세의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가이드를 부탁한다. 소설은 겐지가 프랭크를 만난 29일부터 그와 헤어지는 31일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돈과 섹스, 동성애 등을 소재로 삼아 지독한 퇴폐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사회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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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éphile
3.5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한 종소리
해수
2.0
저급한 스릴러.. 왜 창녀촌에서 영감을 얻으시는지 '쎄하다' 한마디를 한 권으로 줄줄 풀어서 쓴 건 대단하네요
시지푸
4.5
250330. 한없이 투명한 블루와 코인로커베이비즈, 오디션을 거치면서 나는 무라카미 류가 선사하는 특유의 리얼리즘적인 묘사와 전개로 이루어진 그만의 문학만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적 불쾌함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표면은 단순한 살인 스릴러지만 그 이면은 자폐적으로 일그러지고있는 현대 일본 사회를 꼬집고있다. 공동체의 붕괴와 그 붕괴를 별 일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세태를 심각하게 여기는 작가의 모습으로부터 깊은 반성이 되는 동시에 내 안에도 깃들어있는 "프랭크" 혹은 "겐지"의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YUWA
3.5
프랭크는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감화된 것일까, 아닐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같은 사람은 그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SommerK
4.5
소설적인 재미와 너무 현실적인 묘사 ..... 이후로 채식선호자가 된 슬픈 사연
Star Kim
5.0
굉장히 무섭고 오싹하게 읽은 기억이...
양아름
1.5
기분이 나빠지는..?
Francisca
0.5
바다에 놀러가면 이 경계를 넘어가지 말라는 새빨간 주황색의 폭신폭신한 선들이 수면에 부유한다. 어린이는 안전요원들이 저 선 너머에서 근무하는 것을 흐뭇이 목격했다. 저들이 분명 나를 살려줄 것이라며. 한편으론 자신보다 훨씬 큰 튜브 위에 누워있어도, 바닷물에 두 발이 담궈져있단 사실을 거부하고 싶었다. 자유의지와 관계없이 물살에 떠밀려 부모와 1센치씩 멀어질 때는 심각한 공황이 왔다. 나를 보호해줄 것이라 믿는 대상이 눈에 보일수록-가시적이여야만, 그리고 내 손에 잡혀야만-내면이 평온해지는듯 했다. 차라리 그 새빨간 주황색의 폭신폭신한 선들이 없었다면, 혼자 멀리 튜브에 실려가던 말던 나름 열심히 헤엄쳐 결국 돌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엄마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높아질 것을 대비해 우리 남매에게 수영을 가르쳤다. 나는 필사적으로 연마했다. 어쨌든 그 선을 넘는다면 거대한 심해 오징어나 백상아리에게 잡아먹힐 것 같던 내적 발작은 지금까지도 깊은 물의 색을 마주할 때 되살아난다. 칸트는 자유의 경계를 정해버리는 것이 한계를 넘을 의지와 명분을 쥐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에겐 울타리를 넘는 순간 곧 플랑크톤의 밥이 되어 바스러질 것같은 두려움의 마지노선인 것이다. 슬프게도 이 때의 경험은 내 인생 모든 분야에 걸쳐 어떤 선이나 범위를 넘어버리는 것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갖게 했다. 내가 이 작품을 정복했을 때, 경계 따위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을까? 나도 너처럼 경계의 너머에 있는 것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이것은 내 계절의 경계선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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