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 과학자, 양자역학 시인
김상욱 교수의 “과학 인문학”
과학적 발상과 인문학적 통찰의 만남
이제는 과학이 인문학이다!
21세기, 왜 과학은 교양이라 불리는가?
‘인간과 세계’에 대한 담론은 20세기 중반까지 철학과 문학이, 20세기 후반에 사회과학이 담당했다면, 21세기에 들어서는 과학이 가장 ‘유의미한 틀’과 통찰의 기반이 되었다.
이는 합리적 사고에 입각한 정밀한 분석과 검증을 통해 체계적으로 사유하겠다는 약속이다. 따라서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지식과 함께 그 방법적 태도를 지향하여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겠다는 인식의 변화이기도 하다.
최근에 유전자변형식품(GMO)의 반대운동을 전개하는 그린피스에 대해 노벨상 수상자 107명이 반대운동을 그만하라는 공개서한을 보내 화제가 되었다. 그린피스의 “GMO가 자연으로 퍼지게 되면 유전조작종이 없었던 기존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미래세대에게 예측할 수 없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넘겨줄 수 있다”라는 논리는 매우 타당해 보이는데 ‘자연’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과학자들은 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일까?
우선 과학자들은 ‘위해하다’는 가설을 검증하고 설명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즉 우리가 오랫동안 습득해왔던 직관적 경험과 상식일 뿐, 과학적 사고에 의한 증명이 아니라 가설일 뿐이라는 주장인 것이다. 아울러 과학의 역사, 즉 생명의 진화는 끊임없이 유전자를 변형해 온 역사이며 그것이 ‘비자연적’ 일이라 단정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21세기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고 이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은 오랫동안 인문학 중심의 태도를 가졌던 우리에게 너무나 생소한 상황이 되었다. 우선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고 이를 통한 사유를 연습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천안함, 광우병, 메르스, 가습기 살균제, 세월호, 원자력발전소, 4대강은 우리 사회를 휩쓸었던 이슈들이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문제를 넘어 객관적이고 과학적 지식과 분석과 해결방법이 필요한 문제들이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물론, 컨트롤 타워를 지휘해야 하는 공직자들조차 과학적 소양이 부족해 정치적·사회적으로 휘둘리고, 객관적 증거 없이 사건의 가해자 및 피해자가 되는 일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인공지능 관련 이슈, 생명 윤리의 문제, 그리고 환경 파괴에 대한 논란도 21세기를 살아가며 과학적 사고를 배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마디로 과학은 이미 상식이 된 것이다.
과학공부는 철학공부이다! 지식은 덤이고 끝에는 질문이 남는다.
수식이 아니라 말로 된 과학책은 인문학의 토대이다.
책은 이런 의도와 목적으로 쓰여 졌다. 과학 지식 자체를 심층적으로 습득하는 위해 다시 교과서를 꺼내 ‘공식들’과 ‘법칙들’을 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과학이라는 ‘시스템’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것, 즉 ‘과학적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과학적 사고방식’은 곧 철학이고 인문학이다.
철학자 들뢰즈는 철학이 “자유로운 인간의 모습을 만드는 것” 이라고 했다. 세상이라는 자연은 그저 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인간을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상상으로 만들어진 신화(神話)와 공포(恐怖)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과학에 의한 설명은 종교와 경험 상식이 말해주는 지혜와 충돌하기도 한다. 신화와 공포를 걷어내고, 자연 그대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며 자연을 이해하는 것을 우리는 과학이라고 부른다. 다시 들뢰즈를 상기한다면, 이렇게 철학은 과학이 되고 과학은 철학이 되는 것이다. ‘과학으로 생각하는 것’은 만들어진 신화와 공포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철학하는 것’이 된다.
과학을 배우려면 다른 책을 보고,
과학으로 통찰하려면 이 책을 봐야 한다.
책이 말하는 과학공부란 태도이자 방법이다.
과학은 결국 인간과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적인 것’은 ‘인간적인 것’, ‘비과학적인 것’은 ‘비인간적인 것’이다. 과학은 더 이상 지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학은 합리적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이고, 그 속에서 세상의 모든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이것이 김상욱이 말하는, 너무도 간결하고 명확한 과학적 사고방식이다.
과학을 기술적 측면으로만 본다면 과학은 사고방식이 될 수 없으며, 인문학과 함께 갈 수 없다. 과학 기술에 실제 세상에 적용될 때, 종종 인문학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법으로서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정치, 사회, 문화가 갖는 문제에 과학이 해결 방법으로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과 인문학을 같은 출발선 위에 둘 때, 과학과 인문학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과학적 영감에서 철학적 통찰을 이끌어내고, 과학에서 삶의 해답을 찾는 것. 우리가 사는 세상과 맞닿아 있는 과학을 가까이하는 것. 과학과 인문학이 소통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의 인문학이자, 과학을 포함한 진정한 인문학이 될 것이다.
상식적인 사회를 위한 물리학자의 외침
과학으로 생각하라!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에 새로운 지식이 합류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과 같은 일반 상식에서 어긋나는 과학은 일반인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존재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간의 상상과 감정, 무지(無智)는 세상을 똑바로 보는 것을 방해한다. 『김상욱의 과학공부』 제1장 “과학으로 낯설게 하기”에서는 세상을 낯설게 보고 다르게 보는 방법을 훈련하며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제2장 “대한민국 방정식”에서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신화와 공포를 파헤친다. 앞서 말했듯이 ‘비과학적인 것’은 ‘비인간적인 것’이다. 과학이 이런 비인간적인 사실들에 눈감는다면 과학은 더 이상 철학이 아니다.
우리는 ‘어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둠은 빛의 부재(不在)일 뿐이다. 빛의 부재가 어둠이라는 실재(實在)가 되듯이, 사회를 향해 침묵하고 의로운 행위를 하지 않는 것도 불의(不義)라는 실재가 되어 돌아다니게 된다.
그렇다면 과학자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보는가? 제3장 “나는 과학자다”는 과학자가 정치나 권력, 경제로부터의 유혹을 내던지며 던지는 선언이다. 끊임없이 “나는 과학자인가?” 하고 물으며 비과학적인 논리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하는 모습은 신념을 가진 철학자와도 같다.
물리학은 인문학의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인간을 위한 탐구로서 과학은 언제나 인문학과 접점을 가지고 있었다. 제4장 “물리의 인문학”에서 물리학자 김상욱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류의 본질적 질문에 ‘우주’로 답한다.
우주의 모든 운동을 설명하는 뉴턴의 운동방정식(F=ma)은 단 네 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우주의 시(詩)이다. 우주는 먼 과거나 먼 미래를 내다보지 않고, 자신의 바로 앞에 놓인 관계만을 생각하며 법칙에 따라 나아간다. 그러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람도 눈앞의 일을 향해 정확히 한 걸음을 내디딜 때 우주의 법칙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단단한 인문 교양에 뿌리 내린 비판적 지성.
‘과학 인문학’ 시대를 이끄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과학 공부란?
지적 호기심과 인문학적 통찰을 수준 높은 유머와 명쾌한 문장으로.
쉬운 글로 과학을 쓰는 것이야말로 인문학의 토대이다.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벽을 허물어주기 때문이다. 김상욱 교수는 ‘양자역학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의 이전 저작들을 보면, 자칫 어려워질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을 매
이동진 평론가
4.0
간결하고 친절하며 서정적이기까지 하 다.
주+혜
3.5
- 생명체는 지구에서만 발견되는 아주 특별한 물질이다. 내 주위에 생명체가 있다면 이것은 놀라워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그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나와 같은 종種을 만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다른 인간을 사랑해야만 하는 우주론적 이유이다. 과학자가 이런 말 하면 설레지. 설레.
이근혜
3.0
부럽다. 이렇게 쉽게 멋진 문장을 쓰는 과학자라니.
빠재
3.0
첫 챕터를 읽어나가며 '이 책 상당히 괜찮다'라고 생각했지만 뒤로 갈 수록 자꾸만 했던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처럼 반복하고 있어 슬그머니 짜증 비슷한 감정이 조금씩 올라왔다. 또한 큰 틀에서의 흐름이 끊기고 중구난방이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 이유를 '이 책은 내가 몇 년에 걸쳐 여러 곳에 썼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라는 책 마지막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먼저 책 서문에 밝혀두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김태우
4.0
예술, 철학, 과학은 참치김밥, 돈가스김밥, 야채김밥 정도 차이를 가질 뿐이다.
ㅇㅈㅇ
3.0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의 반의 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건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나를 관측하는 시점에 그러한 것이고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과거의 나이므로 미래의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이해했을 수도 있으니 나는 이 책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
샌드
3.5
과학, 하면 어렵고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기만 하고 수학, 하면 살면서 그게 필요할까 싶은 것이라는 말에 작가는 나긋하고 정확하게 대응합니다. 사실 과학 쪽을 공부했던 제게도 물리나 천체 과학류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한데, 이 책은 그런 제게도 깊이를 놓지 않으면서도 친절하게 천천히 설명을 쌓아 나갔습니다. 좀 아쉬운 건 아무래도 책이라는 매체의 특성 상,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소통하며 해결할 수 있을 창구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데, 그게 오히려 생각을 안겨 주기도 해 장단점의 양면성이 있습니다. 과학을 공부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교양으로 접근해 조금이라도 더 쉽게 다가가려 하는 느낌이 좋았고, 그러면서도 글의 깊이가 얕지 않고 깊어서 가져갈 게 많은 책이였습니다.
2준
4.0
“비극의 본질은 땅에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낙하에 있다”. “우리는 조상들로부터 모든 것을 아우르는 통합된 지식에 대한 동경을 물려받았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과학적 사고방식 역시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에너지의 보존은 우주의 시간 대칭성(조작을 가했을 때 변화가 없는 것)에서 기인한다. 우주 전제를 기술하는 방정식의 형태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양에 변화가 없는 것이다”. “유전자는 단지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만을 담고 있다”. “미분으로 기술된 우주는 시간에 대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스스로 굴러갈 수 있다. 이런 우주는 이웃한 모든 시각들이 법칙으로 서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과거에서 미래까지 모든 것이 다 결정되어 있다는 말이다. 과학적 결정론이다”. “등속운동하는 모든 사람은 자신이 정지해 있다고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시간여행은 서로 다른 속도로 시간이 진행된 관측자들이 만나서 서로 시간을 비교하는 행위일 뿐이다”. “속도만 다를 뿐 진행 방향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은 증가하기만 한다. 즉 관측자가 시간을 되짚어 돌아가는 것은 절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몸이 앞으로 쏠리지만 그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힘이 있다고 착각하는 거다”. “용서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고 납득할 수도 없는 상황에 대하여 치가 떨리고 노여운 것은, 상황 그 자체보다는 그 배후에 도사진 잘못된 태도를 보았기 때문이다”. “빛이 여러 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우리가 보는 색이란 결국 물질이 빛의 각 색깔 성분을 선택적으로 흡수,반사하기 때문에 생긴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법 앞에 문지기 하나가 서 있다”. “달을 가리킬 때는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보아야 한다”. “불행 속에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추상이 우리를 죽이기 시작할 때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 추상과 대결해야 한다”. “이 세상이 무언가로 빈틈없이 가득 차 있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재는 그 자체로 실체가 된다”. “힘은 관계에서 오는 것이지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일방적으로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물체가 존재할 때 비로서 첫 번째 물체의 단조로운 운동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밤하늘에는 수많은 과거가 펼쳐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양자역학의 핵심은 측정이라는 행위가 대상의 성질을 바꾼다는 데 있다”. “의미는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나중애 부여하는 것이다”. M(아름다움의 척도)=O(심미적 질서도)/C(복잡도) “세계는 사실들의 총체이지, 사물들의 총체가 아니다”. “빛이 모든 색을 가지고 있고, 물질은 특수한 색의 빛만을 흡수,반사하기 때문에 세상 만물의 색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나와 맞닿은 사람들의 관계를 하나씩 확인하고 공고히 해나갈 때, 먼 미래나 과거가 아니라 바로 앞의 일을 향해 법칙을 따르듯 가야 할 곳으로 정확히 한 걸음을 내디딜 때 우리는 우주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들뢰즈는 철학이 ‘자유로운 인간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신화와 영혼의 동요를 필요로 하는 모든 자를 고발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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