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버니
The Brown Bunny
2003 · 드라마 · 미국, 일본
1시간 33분 · 청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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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5.0
나는 손댈 수 없는 것들에 집착한다. 지나간 당신의 과거, 그곳에 있었을 당신의 첫사랑, 나의 손을 잡지 않고 걸었을 거리와 당신을 미소 짓게 했을 그녀의 행동까지. 내가 손댈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할수록 지금의 당신까지 멀어지는 기분이 들수록 나는 나를 처음 사랑했을 사람을 떠올린다. 너만을 떠올린다. 너의 과거에 무기력할 한 여자를. 그럼에도 그곳에 꿋꿋이 서 있는 나를.
Dh
3.5
잊을 수 없는 그녀,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들 #상처-분노-죄책감-공허
김현승
4.0
내 모든 제자리걸음의 중심에 위치한 당신, 그 중력. / [Kill the Screen] <브라운 버니>는 오토바이 레이스 장면으로 시작된다. 여느 레이싱 영화들과 다르게 카메라는 오토바이의 원운동을 건조하게 지켜볼 뿐이다. 스토리 전체와 연관 지어 본다면 이 장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운동의 회귀성이다. 로드무비의 형식을 따르는 <브라운 버니>의 모든 여정은 결국 ‘버드’(빈센트 갈로)가 복귀해야 할 원점을 보여주는 과정에 불과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원죄는 남자의 인생을 사로잡는다. 아름다운 얼굴을 보아도, 꽃을 닮은 이름을 보아도 남자는 끝내 정착하지 못하고 떠남을 반복한다. 이때 그리운 이를 잊으려는 몸부림은 프레임을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과 병치된다. 레이스 장면에서 오토바이는 폭발적인 속도로 도주하지만, 고작 원형의 트랙을 돌고 있는 77번 오토바이를 카메라는 손쉽게 따라잡는다. 오토바이 경주가 지쳐있는 버드의 모습으로 디졸브 될 때, 그의 첫 번째 탈주가 실패한 셈이다. 버드의 가장 극적인 탈주는 새하얀 소금길에서 이루어진다. 또다시 노란 오토바이를 탄 그는 이전 탈주의 한계를 깨달은 듯 직선 형태의 도주를 감행한다. 카메라는 황급히 도주하는 남자를 클로즈업하지만 그의 형태와 소리는 점이 되어 소멸한다. 빈센트 갈로는 PTA처럼 스크린 간, 또 스크린 내부에서의 색채 충돌을 자주 활용한다. 붉은(어쩌면 푸른 색도) 이미지가 반복되는 세계와 하얀 소금길을, 혹은 시꺼멓게 타버린 속을 대변하는 듯한 검은 밴과 하얀 배경을 대조한 이 장면이 각각의 경우에 부합한다. 색채 대비는 “프레임을 벗어나려는 그가 택한 장소가 꼭 ‘소금길’이었어야만 했는가”라는 질문에 훌륭한 답변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모든 준비에도 탈주는 또다시 실패로 귀결되고 만다. 점으로 소멸하는 그의 모습 뒤로 검은 밴이 화면을 향해 다가오는 씬이 봉합되기 때문이다. 프레임을 벗어나고자 했던 버드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이는 스크린을 어지럽히는 효과들로 대체된다. 뚜렷한 형상을 망가뜨리는 스크린의 노이즈와 더불어 지저분한 앞 유리와 빗물 자국, 스크린의 절반을 차지하면서도 역광으로 암처리 된 얼굴 등이 대표적이다. 차 내부를 촬영한 씬에서 ‘드러나지 않는 얼굴’만큼 인물의 옆얼굴이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조수석에서 촬영한 듯한 카메라는 버드의 얼굴과 창밖의 세상을 동시에 향한다. 이때 꾸준히 자동차의 창문틀을 배제하는 프레임이 흥미롭다. 틀을 지운 채 버드의 얼굴을 의도적으로 크게 잡기 때문에 스크린은 얼굴과 세상으로 양분된다. 따라서 빠르게 이동하는 바깥 배경과 정적인 버드의 얼굴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립하는 운동이미지로 인해 인물은 배경에서 ‘붕 뜨게’ 되고, 마치 바깥 세트만 바삐 움직이고 배우들은 자동차 안에 멈춰 있는 고전 영화의 'rear projection'을 보는 듯하다. 고전 세트장의 느낌은 인물과 배경을 대립시키면서도 동시에 창밖 세계의 운동을 ‘반복되는 세트장의 원운동’으로 전환한다. 이와 같은 주인공과 세상 사이의 이질감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연장된다. 프레임을 멈추는 엔딩 장면은 원죄를 안은 채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도는 시간 속에 갇혀 버린 인물을 표상한다. 이 장면에서 프레임 프리즈와 함께 로즈를 만났을 때(이때도 원운동을 했다)처럼 화면 전체가 아웃포커스된다. 그리운 나의 프레임 안에서도, 프레임을 벗어나서도 온전한 삶은 없다. / 데이지 시퀀스의 촉감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토끼굴
5.0
그리웠고. 그리웠고. 그리웠어.
우울한 영화광
4.5
상처가 담긴 과거는 망각 할 수 없다.
Jay Oh
3.0
이 공허의 유효기간도 5-6년일까요? And how long does a broken soul last?
Indigo Jay
3.5
한 남자의 절절한 고독과 상실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로드 무비. 그는 '데이지'에 관한 추억을 찾지만 흔적을 지운다. 롱테이크에 담긴 주인공 '버드'의 감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클로이 세비니의 리얼 펠라치오 씬만 기억한다면 그에게 공감 empathy를 느끼지 못한 것. 그 장면은 전혀 선정적이지 않고 가슴이 아리도록 슬프다. 빈센트 갈로 감독의 <버팔로 '66> (1998)을 같이 찾아 보았다. * tasteofcinema에서 21세기 숨은 명작 2위로 선정! http://www.tasteofcinema.com/2017/10-unsung-movie-masterpieces-from-the-21st-century/2/ * 2017.8.9 첫 감상, 2018.11.29 음악에 집중하면서 재감상 P.S. 영화 속 리얼 오럴 씬이 전달하는 다양한 메시지들 1. 이자벨라 에크뢰프 <홀리데이 Holiday> (2018): 범죄 조직에 몸담고 있고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동거인에게 성적인 소모품으로 취급 당하는 여주인공에 가해진 리얼한 폭력으로 펠라치오 씬이 나온다. 2. 빈센트 갈로의 <브라운 버니 The Brown Bunny>(2003): 이미 떠나 육체적으로 터치할 수 없는 연인에 대한 엇갈리는 감정을 붙잡고 있는 남자의 갈등이 담겨있다. 성적인 느낌보다는 배려 내지는 보듬으려는 여자의 능동적인 행동. 3.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천국의 전쟁 Battle in Heaven> (2005): 멕시코 사회의 모순을 비틀기 위한 설정으로, 15년간 운전기사로 모신 장군의 딸 (직업 매춘 여성)에게 펠라치오를 요구해서 자신의 남성성으로 지배하려고 한다. 4. 마이클 윈터바텀의 <나인 송즈 Nine Songs> (2004): 다큐 장르라서 마치 피핑 (관음)같은 느낌이 드는데 문화 배경이 다른 두 남녀의 즉흥적인 사랑이 진전해서 상호교감에 의해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5. 사드락 곤잘레스 페레욘 <미나 해즈 곤 Mina Has Gone> (2009): 의사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불법노동자인 미나에게 강요해 이루어진 설정이다. 리얼씬인 지 감독이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으나 여주인공이 촬영 도중 심리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6. 존 카메론 미첼 <숏버스 Short Bus> (2004): 사람과의 소통을 위한 성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맥락 속에서 셀프 오럴씬 이후 캐릭터의 외롭고 공허한 마음이 전해진다. 7. 가스파 노에 <러브 Love> (2017): 센티멘털 섹슈얼리티!
조영재
4.0
토끼는 아무리 좋은 것을 주어도 5년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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