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속의 참새
Der Spatz im Kamin
2024 · 드라마 · 스위스
1시간 58분

스위스의 차세대 대표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는 라몬 취르허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자 인간의 유대감을 탐구하는 애니멀 삼부작 중 마지막 영화다. 중년 부부 카렌과 마르쿠스 가족이 살고 있는 시골집에 사이가 좋지 않은 카렌의 여동생 가족이 방문하고, 평화로워 보이던 가족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영화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 프레임과 정제된 형식을 바탕으로 호러, 심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관습을 거침없이 활용하면서 가족 간의 긴장을 점차 높여간다. 그리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한 가족의 심연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숨겨진 욕망과 비밀, 현실과 판타지가 부딪치며 불이 붙고 불길은 거침없이 번져간다. 말하자면 다른 삶을 원하는 가족의 욕망을 픽션적이면서도 회화적인 방식으로 재창조한, 성인용 잔혹동화라고 할 수 있다. (조지훈)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동구리
3.5
하우스 호러 속 집은 인물들을 미치게 만든다. <굴뚝 속의 참새>는 (인사영상 속 라몬 취르허의 말에 따르면) 가족 드라마다. 하지만 영화 속 주요한 공간인 카렌 가족의 집은 그 자체로 정신병이 솟아나는 샘과 같다. 카렌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족들에게 냉랭하고, 그들의 상처를 무시한다. 다른 가족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해, 불륜, 근친의 욕망, 우울증, 도피성 독립, 집착, 거짓말, 트라우마, 동물학대와 같은 것들이 카렌의 가족, 그리고 카렌의 남편 마르쿠스의 생일을 맞아 그들의 집에 찾아온 카렌의 여동생 의 율레의 가족, 집에 딸린 오두막에 머무는 여자 리브도 마찬가지다. 관객이 마주하는 것은 집의 인구밀도가 높아질수록 빠르게 파국으로 향하는 인물들의 모습이다. '애니멀 3부작'으로 묶이는 취르허의 전작들을 보지는 못해 어떤 식으로 연관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굴뚝 속의 참새>는 욕망들의 멜팅팟으로서 집을 그려낸다기보단 '집'이라는 단어에 함축된 가치들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어떻게든 부여잡고자 했던 시간들이 강렬한 카운터 펀치로 되돌아오는 순간을 담아내는 영화다. 그것은 파국임과 동시에 해방이다. 하우스 호러의 인물들이 자신들에게 뻗친 집의 저주를 해소하는 방법은 집을 없애는 것이다. 그 집은 불타거나, 무너지거나, 철거되어야 한다. 고정된 숏들로만 구성된 이 영화의 이미지들은 외화면에 언제나 다른 인물이 존재할 것을 염두에 두게끔 하며, 모든 숏과 숏의 연결은 그것이 기묘한 위반의 쾌락 혹은 내적/외적으로 붕괴되는 대상을 바라보는 것의 흥미로움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고정된 쇼트들이 겹쳐지고 어그러지며 잠시간의 판타지로, 혹은 심연으로 드러나는 붕괴의 순간은 곧장 해방의 순간이 된다.
박기현
4.5
가족이라는 지옥도 속에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들.
김도현
2.0
단평 | 인물들 간에 유통되는 기류는 필요 이상으로 날이 서있고, 출처도 불분명하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영화가 카타르시스를 향해 달려가는 제법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난제를 단칼로 해결하는 희열을 위해서라면, 엉킨 실타래를 풀어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오래 전부터 방치해왔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영화도 쉬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 | 파나비전 | 158 | 부산국제영화제 | 10/9
규민
4.0
타인으로부터의 구원이 아닌 스스로 찾는 해방과 해체 후 다시 쌓는 가족의 의미로 영화 <디 아워스> 혹은 소설 <댈러웨이 부인> 를 재해석하다. (+ 2024 BIFF 두 번째 관람작, 계속되는 살~벌한 가족들의 언행과 태도에 덜덜덜 떨며 보았는데 나중에 결국 눈물… 최근에서야 봤던 <디 아워스>가 너무도 떠올랐는데 정말 미친 영화 같았다. 이런 영화라고 생각을 못한 게 영화관람 전 감독 인사 영상이 있었는데 감독 김희애 배우 뺨치는 교양넘치는 말투에 내적으로 자지러졌던 1인이었기에… ㅋㅋ 하 다시 보고싶다ㅠㅠ, 수입해줘, 제발!)
ㄱㅈㅅ
3.5
[2024 biff] 여성 어머니 자식 가족 성애 그 모든 것을 뒤덮는 칼날 같은 고통과 광기 일상이 어디까지 고통스럽고 불편해질 수 있는지, 치닫는 눈빛으로 비명을 지르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내 모든 것의 근원을 불태워버리고 싶어지는 상상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으며 죽었으면 좋겠다는 자녀들의 바램과 가족과 자식에 대한 복잡한 주인공의 태도를 보며 압박당하는 영화적 경험이 좋았다. 그 정신적 고통을 시각화한 듯, 과하게 잔인한 후반부의 장면들은 취향이 아니었다.
혜윰
3.5
'가족'이라는 프레임의 폭력성과 그로부터의 해방을 다룬 영화. 유럽 작품들 특유의 필카 같은 색감이 고전 동화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렇게 평화롭고 고요한 배경에 날카로운 대사들과 쎄한 행동들이 얹어져 잔혹 동화의 느낌을 살린게 좋았다. 단, 너무 직접적으로 날카로운 말들은 배경과 너무 이질적이라 급발진처럼 느껴져서 아쉬웠다.
김현영
2.5
대체 스위스는 뭐가 문제일까… 했다가 의외로 유럽 중 스위스가 여성의 임금차별이나 불평등 지수가 높다는 기사를 본게 생각났다. (참고로 실제 스위스에서 여성의 투표권은 1971년에야! 인정되었고 일부 지역에선 1991년에야 여성이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Hee
보다가 졸아버렸다. 평가 불가능🥲 [2024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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