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산염 키스
Nitrate Kisses
1992 · 다큐멘터리 · 미국
1시간 7분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 말해지지 않은 진실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말해지지 않은 진실은 말할 수 ‘없는’ 진실이기도 하다.” 말할 수 없었던 역사 ‘퀴어’들의 존재는 그렇게 무(無)로 남아 있다. 이 영화에서 바바라 해머는 스스로 ‘퀴어’역사를 기록하고 재발견 해나가는 레즈비언, 게이들의 편에 서서 그 기록에 동참한다. 레즈비언으로 짐작되는 윌리아 카터’ (Willa Cather)는 생전에 자신의 자료와 기록들을 모두 없애버렸다. 바바라 해머는 그런 그녀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퀴어’의 역사를 고의적으로 은폐한 권력이 무엇인지 반증한다. <베를린영화제에서 ‘Polar Bear Award’ 수상>
동구리
5.0
<질산염 키스>는 이후 제작된 <바비의 일생>, <역사수업>과 삼부작을 구성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배우 윌라 캐셔의 레즈비언 정체성이 어떻게 지워졌는지 드러내는 것을 시작으로, 노년 레즈비언과 인터레이셜 게이의 이미지와 함께 이들이 역사에서 어떻게 배제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인터뷰들을 보여준다. 이후 나치 수용소에 (독일인임에도) 수감된 레즈비언들의 인터뷰까지 나아간다. 해머가 고대 그리스와 성경에서 현대에 이르는 신화, 대중문화, 음지의 펄프픽션 등에서 건져 올린 동성애자들의 이미지들은 배제어온 퀴어들의 이미지를 치열하게 재구성한다. <역사수업>에서 열화된 이미지들로 퀴어의 이미지를 재구성한 것은 <질산염 키스>를 통해 앞서 시도된 것이다. "권력과 지식, 성의 결탁으로 차별, 억압, 배제가 이루어진다"는 푸코의 말을 인용한 바바라 해머는, "역사는 지워진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 아닌, 무엇이 이들을 지웠는지 설명하는 것이다"라는 결론으로 향한다. 열화된 이미지들을 모으고 중첩시키며 이러한 결론으로 향하는 사유의 치열함이 이 영화의 담겨있다.
모순
3.0
역사의 수호신은 누구이며 그녀는 어디에 있는가 _SIWFF2019
도군
4.5
대부분의 외국어 영화들이 그렇겠지만 <질산염 키스>야말로 영어 듣기 능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구술되는 음성, 반복해서 등장하는 음악, 막을 나눈다고 해도 좋을 자막, 추상적인 영상 등이 각각의 층위로 혼재되어 있었다. 이런 "추상의 정치학" 작업을 오롯이 살릴 수 있는 자막이 가능할까? 가시화에서 기인한 기록을 통해 계보를 만들고 이를 통해 시대간의 연결, 그리고 다시 가시화가 이루어지는 구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런 작업을 비디오 매체와 구술이라는 형식으로 만들다니 정말 엄청나다. 백인, 성인, 이성애자, 남성들이 주류인 필름시대에서 비디오라는 매체가 접근성이 높을수밖에 없었기에 페미니즘 비디오 아트가 폭발적으로 쏟아져나왔다는 맥락까지 듣고 나니 영화를 볼 때는 정신없이 흘려보냈던 정보의 조각들이 맞춰지면서 전율이 느껴졌다.
장민
5.0
당신 자신이 역사 그 자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씨네픽션
4.5
“살아있을 때는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걸 드러낼 힘이 있었지만 죽고 나서는 그럴 수 없게 된 거죠.” “글을 남기지 않으면 전기를 쓸 수 없어요.” -질산염키스 보면서 여성 퀴어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살아있을 땐 목소리 낼 수 있어도 죽고 나면 잊혀지는 삶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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