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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박찬욱
푸른 칼날같은 심미안의 소유자인 박찬욱은 어떤 미학의 갈래의 최전선을 밀고 나가며, 트렌드를 따라 영원히 갱신될 것 같은 세련된 감각, 그리고 금기와 전복을 다루는 위태로운 작법을 그의 런웨이의 시그니처로 삼았다. 박찬욱은 영화란 무엇보다 보여지는 예술임에 집중하여, 화면에 무엇을 어떻게 비출지를 통해 탁월한 시각유희를 빚어내곤 하는 타협없는 디자이너이다.Like 4 Comment 0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꿈의 공장 할리우드의 아이콘이자 미국 대중문화의 한 기둥인 스필버그는 단순한 대중적 엔터테이너일 뿐만 아니라, 가상과 현실의 관계를 고찰하며 자신의 영화가 어떠해야할지를 소년의 마음으로 고민하는 낭만주의자이다. 그런 그에게 영화라는 아늑한 환상은 현실에 탈진한 이들이 기댈 그늘이며, 현실은 그 환상이 아무리 달콤할지라도 결코 잊어선 안 될 우리의 근간이다.Like 31 Comment 0
감독 - 짐 자무쉬
자무쉬의 초겨울아침 산책같은 영화들이 품은 그 힙함은 일상에 체념한 듯 비일상을 걸으며, 늘 무표정으로 사건을 대하는 쿨한 태도에서 온다. 극적인 톤과 드라마에 대한 리액션 을 절제하는 대신 건조함과 냉소로 가득찬 로드무비를 써내려가는 자무쉬의 영화는 가식적이지 않아 소중한 스토너이며, 자극으로 가득한 영화들이 넘쳐흐르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운문이다.Like 45 Comment 2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평화와 자연이 곁에 있으며 노력으로 악을 물리칠 수 있는 공간. 낙관적 이상주의자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려내는 유토피아는 판타지 속에서만 비로소 긍정될 수 있는 이상이다. 착한 환상에 몰두하며 자신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만을 그려온 그의 작품들은 실제세계의 고민과는 동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황폐함에 지친 이들을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는 치유력을 지녔다.Like 38 Comment 1
감독 - 홍상수
홍상수는 세계의 틈을 직관적으로 포착해 그 비늘을 들추고 맨살을 찍어내는 작가다. 분명 존재했음에도 눈에 띄지 않던 미묘한 찰나들이 홍상수만의 영화문법으로 드러나면 그것을 구성하는 인물과 소품과 사건은 의미와 무의미의 미세한 경계에 놓이게 된다. 변화무쌍한 형식적 실험을 행하며 언어의 힘과 무력함을 드러내고 자조하는 그의 감각은 의미 그대로 예술가만의 것.Like 45 Comment 2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이 모여 만들어진 현재를 찬미함으로써 삶에 스며든 시간의 신비를 영화 위에도 아로새기고자 한다. 시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삶을 움직이는 유일한 동력인 '시간'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시간이 그들 주체 각자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관찰해 결국 관객들이 시간의 위대함에 경도되게끔 만든다.Like 28 Comment 1
감독 - 봉준호
봉준호는 노골적인 첨언이나 교조적인 태도를 지양하며 현실의 구조만을 배경으로 삼는다. 그는 풍자하되 가치판단을 직접 개입시키지는 않으며, 오히려 극 안에 인물들을 창조해 풀어놓고 그들이 자유롭게 극을 구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의 영화는 장르가 가진 극적 쾌감을 보존하면서도 장르를 창의적으로 이탈해 다양한 레이어를 쌓는 일종의 인간-사회적 실험실이다.Like 25 Comment 0
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PTA가 바라보는 인간은 더없이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는 결핍을 충족할 수 없기에 반드시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어딘가에 의지해야만 하는 존재이며, 반면 자신을 지탱해줄 것이 없을때는 쉽게 무너져버리는 나약한 존재이다. PTA는 동정어린 시선으로, 때론 냉소적 눈길로 그런 인간의 결핍을 포착해, 전에 없었던 감각으로 이를 스크린에 그려낸다.Like 36 Comment 1
감독 - 왕가위
사랑과 고독이 가진 질감을 오롯이 시각화해내는 비주얼리스트인 왕가위는 감각적인 장면들에 흘러간 감정들을 번인시켜 특유의 감성을 빚어낸다. 그렇게 사랑의 상대성과 유한함을 얘기하면서 엇나간 사랑으로 시공간을 수놓아 상실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그는 영화만이 할수있는 방식을 통해 흘러가 부재하게 된 사랑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내는 감성적인 시네아스트이다.Like 52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