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란은 곤란하다 / E / 너와 나의 안녕 / 없는 마음 / 살인은 연애처럼 연애는 살인처럼 / 차디찬 여름 / 당신은 여동생이 있나요? / 다친 줄도 모르고 웃는 / 빗방울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어 / 언니는 죄가 없다 / 작가의 말
경애의 마음
Kim Geum-Hi · Novel
3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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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출간한 첫번째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신동엽문학상을,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 대상을, 이듬해 '체스의 모든 것'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빛나는 기대주로 급부상한 소설가 김금희의 첫번째 장편소설. 2017년 봄부터 겨울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하며 문단의 호평과 독자의 기대를 한껏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 한명의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수가 서로의 연결고리를 모른 채 '반도미싱'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며 시작되는 이 소설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켜켜이 담겨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으로 읽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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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최고의 기대작, 김금희 첫 장편소설
당신의 마음은 오늘, 안녕한가요?
2014년 출간한 첫번째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신동엽문학상을,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 대상을, 이듬해 「체스의 모든 것」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빛나는 기대주로 급부상한 소설가 김금희의 첫번째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이 출간되었다. 2017년 봄부터 겨울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하며 문단의 호평과 독자의 기대를 한껏 받은 『경애의 마음』은, 성석제 장편소설 『투명인간』, 김애란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등 『창작과비평』 장편소설 연재작 흥행 계보를 잇는 2018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출간 전 실시한 300명 사전서평단 이벤트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고등학교 시절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 한명의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수가 서로의 연결고리를 모른 채 ‘반도미싱’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며 시작되는 이 소설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켜켜이 담겨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으로 읽히는 수작이다. 이 미덥고도 소중한 소설을 곁에 둔다면 지난 세월 우리가 견뎌온 아픈 시간이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유머로 위로되고, 앞으로의 삶을 좀더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우리는 견뎌왔다
연인과 이별하고 씻는 일조차 할 수 없는 깊은 무기력에 빠진 경애가 그 잔인했던 여름 내내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연애를 상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심상한 솔루션을 답신으로 보내주곤 했던 연애상담 페이지 ‘언니는 죄가 없다’의 운영자 ‘언니’를 경애는 몇년 뒤 회사에서 만나게 된다. 반도미싱 영업부의 팀원 없는 팀장대리로, 낙하산이라는 오욕을 견디는 상수는 퇴근 뒤 밤에는 ‘언니’라는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 회사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게 된 경애와 상수 사이에는 사실 그들도 모르는 연결고리가 또 하나 숨겨져 있었다. 1999년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두 사람. 경애는 동시에 그 사고의 생존자이기도 했다. 그 연결고리를 알지 못한 채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점점 더 특별한 애틋함으로 다가가게 되는데……
일견 두 사람의 연애서사로 읽히기도 하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읽기에는 소재가 다양하고 의미가 풍부해 자칫하면 이 작품에 산재한 많은 키워드를 놓칠 수 있다. 경애가 반도미싱의 부당함에 맞서 벌이는 파업과 그 파업에 가담했던 다른 동료들, 특히 ‘조선생’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노동의 윤리와 그에 실린 목소리는 묵직한 감동을 준다.
“일은요, 일자리는 참 중요합니다. 박경애 씨, 일본에서는 서툰 어부는 폭풍우를 두려워하지만 능숙한 어부는 안개를 두려워한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안개가 안 끼도록 잘 살면 됩니다. 지금 당장 이렇게 나쁜 일이 생기는 거 안 무서워하고 삽시다. 나도 그럴 거요.”(30면)
그리고 경애와 상수, 두 인물의 내면을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이 있다. 1999년 10월 실제 있었던 동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은 학생들에게 “돈 내고 가라”는 사장이 문을 잠가버려 56명의 사망자를 낳았던 가슴 아픈 사건으로 기억된다. 같은 상처를 공유하는 경애와 상수에게 이 화재사건은 단순히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슬픔이다. 수십명이 사망한 화재사건임에도 사람들은 고등학생들이 술을 마시다 참사를 당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죽음에 대한 애도와 슬픔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경애와 상수는 이 사고로 잃은 소중한 친구를 애도하며 재난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삶을 견디며 나름의 애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인물들은 모두 단단하지만 “아플 때 아파야 하는 사람”(102면)들이다. 경애의 엄마, 경애의 친구인 미유, ‘반도미싱’의 팀장 김유정까지, 그들은 연대하고 도우며 함께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서로의 마음을 보듬는다. 상수가 운영하는 연애상담 페이지 ‘언니는 죄가 없다’ 또한 연장선에 있다. 사랑을 잃고 일상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된 사람들에게 상수는 ‘언니’의 이름으로 “얼른 자요” “밥을 챙겨 먹읍시다” 같은 살뜰한 말로 마음을 전한다.
어릴 적 겪은 사고, 부모의 이른 죽음, 회사에서 당하는 냉대, 연인과의 이별 등으로 어딘가 한구석이 부스러진 채 살아가던 경애와 상수는 서로를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경애(敬愛)’의 마음을 배워나가며 스스로 단단해져간다. 한 사람을 ‘경애’하는 마음이란 곧 그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이란 사실을 함께 깨우치면서 말이다.
상수는 (…) 경애가 그랬을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듯 마음이 오므라들었다. 기가 죽고 축소되었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이란 그렇게 함께 떨어져내리는 것이었다.(208면)
고통을 공유하는 일은 이토록 조용하고 느리게 퍼져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밤이 깊어지듯이 그리고 동일하게 아침이 밝아오듯이.(318~19면)
당신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단 한권의 책
무형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작가 김금희의 문장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슬픔, 설렘, 외로움, 그리움 등 섬세한 마음의 결이 살아 있는 문장들은 갈피를 접고 오래 숨을 고르게 만든다. 곁에 두고 천천히 아껴 읽고 싶은 문장으로 가득한 『경애의 마음』에는 우리의 마음을 고스란히 풀어놓은 것 같은 다정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울고 웃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는 많은 독자 서평에서 알 수 있듯 섬세한 표현과 매력적인 캐릭터, 장편소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이야기로 올여름을 채워줄 단 한권의 소설을 기다려왔을 독자들 곁에 『경애의 마음』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2030 독자들의 극찬을 받은 소설!
사전서평단 300인의 뜨거운 반응★★★★★
가장 잊지 못할 최고의 장편소설이었다. 최혜련
이 책은, 내겐 처음부터 끝까지 ‘위안과 위로’였다. 임경애
무엇보다도 격려를 받은 느낌이었다. 다리가 후들거리던 때에 이 소설로 부축을 받았다. 좋은 소설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만하게 좋은 소설이다. 당신의 마음에게 이 책을 권한다. 김영성
이 소설을 왜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첫째, 당연히 재밌어서라고 말하겠다. 자꾸만 나를 멈추게 하는 문장들이 있었고 속으로 울음을 삼키고 봐야 하는 문장들이 있었다. 신예은
시종일관 재밌다. 읽는 동안 아프고, 웃기고, 그러면서 많이 따뜻했다. 지수
욕조 속에서, 도서관에서, 까페에서 『경애의 마음』을 읽어가며 여러번 눈물을 뚝뚝 흘렸다. 슬퍼서가 아니었다. 좋아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아주 오랫동안 이런 한국소설을 기다려왔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오랜 기다림에 대해 다정하고 따듯한 답장을 받은 느낌이었다. 권은경
읽어나가면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하는 작가가 또 한명 생겼다. 김수현
수많은 문장들이 내 마음을 흔든다. 소설 속에 너무 깊이 빠져버려서 다시 나로 돌아오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다. 황초롱
이 책의 연재를 지켜본 지인은, 개인적으로 이 책이 2018년 최고의 한국 장편소설이 될 거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나도 책장을 덮으며 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천수경
5.0
열다섯살이 되던 겨울,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온 가족이 멕시코에 가야 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 밤, 외할머니 집에서 평범한 소고기국을 먹었다. 마지막 날 밤인데 근사한 외식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식사를 한다는 게 참을 수 없이 서러웠다. 나의 모든 일상과 이별을 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아픈 일인 지 몰랐지만 너무 먼 곳에 가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먼 곳에 가는 건데..소고기국이라니. 화기애애한 식사 자리가 서러웠다. 밥을 최대한 빨리 먹고 혼자 2층에 올라가 티비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 왜 눈물이 나는 지 정확히 모른 채로. 가족들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더 거창하게 여기며 모두가 나와 함께 시끄럽게 울어줬더라면 괜찮았을까. 스물 다섯 살이 되던 겨울, 효창공원역 앞에서 나는 “저 카페 말고 다른 카페 가자”고 말했다. 역 앞 카페는 테이블들 사이 간격이 너무 좁아서 누군가가 우리의 대화를 듣는다면 우리가 헤어진 연인 사이지만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이라는 걸 알게될 것 같아서, 생일 날 그에게 나와달라고 한 걸 들킬까봐서, 부끄러워서였다. 추운데 다른 카페를 꼭 가야겠냐며, 그러면 너가 찾아보라고, 그가 짜증을 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짜증 가득한 눈동자를 떠올리면 울컥했다. 이해할 수 없어서. 세상에는 끝나버리는 마음 같은 게 있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지 몰랐으니까. 집 가는 길에 지하철에 앉아서 눈물을 훔치곤 앞 줄의 사람들과 내 옆 사람들이 다들 무언가에 충분히 몰두해있는지 확인했다.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은 끝이 나기 마련이고 헤어지기 싫은 것들과는 꼭 헤어져야 하더라. 그럴 때 온 세상이 나와 함께 울어줘도 모자랄텐데 세상은 바빠서 혼자 울어야할 때가 많다. <경애의 마음>은 혼자 울던 우리를 다독여주는 책이다.
권혜정
3.5
연애를 굴복과 착취를 강요하는 노동 행위에 비유하는 페이지에서 내가 보고 겪은 많은 장면들이 스쳐지나갔다. 집착하기보다는 그녀가 다가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고, 상대의 아픔을 바라보되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으면서 사랑할 줄 아는 상수의 방식이 멋진 연애가 아닐까. @이동진의빨간책방 291-292회
혜인
5.0
어떤 시간은 가는 게 아니라 녹는 것이라서 폐기가 되지 않는다. 기억이 남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마음들. 상수동의 상수, 경애하는 경애. 은총이 있기를.
김동원
4.5
빨간책방에서 김금희 작가님이 한 말이 생각난다. 경애(敬愛)의 마음이란 뜨겁게 가까워지고 하나가 되고 싶은 사랑의 마음들 사이에 존경이라는, 상대를 위한 간극을 마련해 주는 마음이라고 . 애틋함과 조심스러움. 소유하고 싶은 마음과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 그 중간쯤 어딘가 . 늘 변치 않는 '상수'보다는 공동, 제로, 미지수로 더 존재하는 '공상수'씨. 상수동 사는 공상수씨 캐릭터 매력넘친다 경애하는 경애씨랑 잘 됐으면 ㅎ . 현웃음을 빵 터뜨린 것도 몇번인지 모르겠다. 번역문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위트와 재미 . 로맨스 소설이지.. 싶다가도 마음과 마음들이 만나는 힐링소설이란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 . -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란 자기 자신을 가지런히 하는 일이라는 것. 자신을 방기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사람의 의무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해서 최선을 다해 초라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 - 마음을 어떻게 폐기하느냐고 물었지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느냐고. 그 사람이 '나 너랑 전처럼 자고 싶어. 따뜻하게' 라고 말한 날이 있었고, 당신은 결정했고, 그렇게 욕실에 들어갔다 나오자 정작 그는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옷을, 양말까지 챙겨 신은 뒤였다고. 그러고 나서 데려다 주겠다는 그 사람 차에 타지 않고 택시로 강변북로를 달려 돌아오는데 자신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쟎아요. 그 새끼 뭔가요. 뭐 사람 테스트해본 겁니까. 대체 어떤 욕을 해주어야하나 아주 고퀄 레전드급으로 쌍욕을 해주고 싶지만. 폐기 안해도 돼요.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긴 했지만 파괴되진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쟎습니까 -p176 . - 사랑의 시작이 그토록 낭만적인 것은, 이후 일어날 끔찍한 살인사건을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가장 서정적인 씬들을 앞쪽으로 배치하라는 트뤼포의 영화창작론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었다. 사랑 이후에는 잔혹한 파괴였다.
희원
4.5
-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 - 현실의 효용 가치로 본다면 애저녁에 버렸어야 했을 물건들을 단지 마음의 부피를 채우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마음 - 언니, 폐기 안해도 돼요.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잖습니까. 건강하세요. 잘먹고요, 고기도 좋지만 가끔은 채소를, 아니 그냥 잘 지내요. 그것이 우리의 최종 매뉴얼이에요.
이시내
4.5
나는 사회와 조직에 재빨리 적응하는 사람들보다는, 세상과 어색해 하는 사람들에게 늘 마음이 쓰였다.
서정
4.0
이 시대와 인간을 모두 포착해 담아낸 소설. 마음이 복잡할 때 소설을 찾는다. 그러다보면 내 감정과 맞닿아 있는 인물을 만난다. 소설 속 인물들의 감정은 적나라하니까. 현실에서 만나게 된 사람이라면 결코 내보이지 않았을 부분까지도 작가에 의해 드러나있으니까. 그리고 지금은 아니라도 언젠가 나를 스쳐간적 있는 감정들도 발견한다. 나는 그런 순간이 반가워 소설을 읽는다. 그렇게 내 감정이 어떤 말과 글로 존재하는 것을 읽으면 보이지 않아서 막연하던 것을 비로소 어떤 모양인지 볼 수 있게, 드디어 만질 수 있게 되는 기분이 든다. 감정의 시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주인공의 경험을 열심히 관찰한다. 이 이는 어떻게 사랑을 하고 있나, 소중한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이 위기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고통을 어떻게 삼키나. 이렇게. 그러니까 아주 막역한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인물의 과거와 현재, 설렘과 괴로움, 고민과 행복을 전부 훔쳐 본 나는 그와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응원하기도 하다가 때론 무기력을 나눈다. 이 책은 특히나 이 시대에 즐비해 있는 사건들이 등장하고, 그 사건들을 통과해가는 인물들이 있다. 그리고 시선이 있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인물 각자들의 시선, 세심한 작가의 시선. 그러니까 바로 지금 이 세계가 이 한 권에 축소되어 있다. 바로 그 친절한 시선들 때문에 조금은 낭만화되어 현실과 달라보일 수 있으나,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의 마음에 집중하고,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시선을 갖자고 말하는게 아닌가.
이의현
4.5
계급을 인정하지만 추종하지 않는다. 젠더를 인정하지만 종속되지 않는다. 경애와 금희의 가장 중요한 성취... 아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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