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맨부커상 결선작
2013년 내셔널북어워드 결선작
2014년 베일리스여성문학상 롱리스트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시카고트리뷴> ‘최고의 책’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최고의 소설’
<Goodreads> ‘최고의 책’
미국공영라디오(NPR) “엄청난 독서”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2013년 최고의 책’
반스앤노블 ‘최고의 신간’
애플 ‘탑 10 북’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연휴에 고른 책
퓰리처상, 펜/헤밍웨이상 수상 작가 줌파 라히리의 최신작
인도와 미국을 오가며 그리는, 떠난 이와 남은 이의 섬세한 일대기
퓰리처상을 수상한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의 2013년 최신작 『저지대』가 출간됐다. 『축복받은 집』『이름 뒤에 숨은 사랑』『그저 좋은 사람』으로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줌파 라히리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통산 네 번째 책이다. 단편집인 전작 『그저 좋은 사람』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정식 출간되기 전부터 사전 검토용 원고만으로 이미 미국 출판계의 권위 소식지인 <버즈북>을 통해 “2013년 최고의 소설”이라는 검증을 받았고, 퓰리처상에 버금가는 미국 최고 문학상인 내셔널북어워드 최종심과 영미권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맨부커상 최종심에 각각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출간 당시 초판 35만 부를 발행하는 기염을 토했고, <뉴욕타임스> <오프라매거진, O> <뉴스위크> <뉴욕리뷰오브북스> 등 유수 언론과 대중의 극찬을 받았다.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2013년 최고의 책’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지대』는 서로 다른 성격, 서로 다른 선택으로 판이한 삶을 살아가는 두 형제와 가족의 70여 년간의 일대기다. 부조리와 사상과 혁명으로 어지러운 인도와 제3국 미국이 배경인 이 작품은, 누군가의 자식이자 형제이자 남편인 한 사람의 죽음 때문에 남은 가족이 어떤 상실감을 겪어나가는지, 거기서 어떤 선택이 비롯하며 어떤 인생행로가 뒤따르는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직선적으로 그려나간다. 지난 작품들에서 개인의 문화적 배경과 인간관계를 인종과 국적을 넘어 보편적 문법으로 파고든 작가답게, 줌파 라히리는 인도의 현대사를 작품에 끌어오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의 기억과 상처 그 인간적 정서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더듬는다. 이 작품이 특정 문화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건, 그리고 수미일관 진중한 자세를 유지하는데도 막힘없이 읽히는 건 쉬운 언어로 물처럼 편안하게 틈입하는 줌파 라히리만의 문체와 스토리텔링 덕분이다.
“뛰어나다. 라히리는 지문을 전혀 남기지 않고 등장인물을 다룬다.”
- <뉴욕타임스 북리뷰>
“『저지대』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의 운명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개인의 행복에 관한 것이다. 누구보다도 투르게네프가 그녀가 규정하는 문제를 잘 인식할 것이다. 라히리의 산문은 현재진행형처럼, 점묘파 그림처럼 전개된다.”
- <뉴욕리뷰오브북스>
줌파 라히리와 『저지대』는 영국의 명망 있는 상으로 영어로 작품을 쓴 여성 작가에게 수여하는 베일리스여성문학상에 현재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2013년 맨부커상 수상자인 엘리너 캐튼,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 등과 예심을 다투게 되며, 수상자는 2014년 6월 4일 발표된다. 한편 줌파 라히리는 2010년 2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의해 예술인문대통령위원회 위원으로 지명되었다.
두 형제와 그들의 아내였던 여자가 이끌어가는
상실과 수용, 기다림의 현재진행형 삶
수바시와 우다얀은 인도 캘커타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15개월 터울의 형제다. 쌍둥이처럼 친밀한 사이지만 성격은 달라, 수바시는 순종적이고 차분하며 우다얀은 자주적이고 열정적이다. 이들의 삶은 서로 다른 대학을 다니고부터 뚜렷하게 갈림길을 걷는다. 수바시는 형으로서 일탈하지 않고 공부에 매진해 미국 유학을 떠나고, 우다얀은 농민이 탄압당하는 인도의 현실을 목격하고 마오쩌둥주의를 받아들여 사회운동에 몰두한다.
형제는 편지로 소식을 전하며 인도와 미국, 서로 다른 대륙에서 젊은 시기를 보낸다. 그러는 사이 동생 우다얀이 친구의 여동생인 가우리를 만나 결혼하는데, 미국에서 사랑의 실패를 겪은 수바시는 이런 동생의 소식을 듣고 무언가 뒤처진 느낌을 받으며 이젠 서로가 정말로 다른 길을 걷고 있음을 실감해간다. 그러나 이런 이질감도 잠시, 시간이 흐르며 소식이 뜸해지던 어느 날 수바시는 우다얀이 죽었다는 짤막한 전보를 받는다.
캘커타의 고향 집을 방문한 수다시는 동생이 혁명 세력을 제거하려는 경찰들에게 목숨을 잃었음을 알게 된다. 아울러 제수인 가우리가 배 속에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도 듣는다. 가우리가 탐탁지 않은 수바시의 부모님은 출산 후 아이와 엄마를 떼어놓을 낌새다. 수바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마음먹고서, 관습대로 그녀를 자기 아내로 삼아 함께 미국행을 택한다……
친밀한 두 형제와 이들의 아내가 된 한 여자가 주축인 『저지대』는 인도와 미국을 배경으로 4대에 걸친 개인사를 농밀하게 들여다본다.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국으로서 기반을 마련해가던 6, 70년대 인도와 미국이 주 배경으로, 시대와 개인,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침착한 눈길로 묵묵히 따른다.
영국인이 드나들던 골프장과 인도인 촌락 사이에 자리한 저지대. 그곳은 식민지였던 인도와 독립국 인도를 가르는 상징적 경계이자 형제의 어릴 적 추억이 각인된 곳이며, 동생 우다얀이 끝내 목숨을 잃은 장소다. 우기가 끝나면 저지대에 고이는 물처럼, 형 수바시와 아내 가우리 그리고 부모님의 머릿속에는 동생 우다얀이 혁명 운동을 하다가 총살당한 기억이 깊게 고였다. 이들은 우다얀과의 추억이 아로새겨진 캘커타의 집에서, 또는 우다얀이 남긴 상처를 피해 멀리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나름의 삶을 살아간다. 집안일을 하고, 장을 보고, 일을 다니고, 사랑을 하는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한번 각인된 상처는 지우기 어렵고, 산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다. 우다얀에 관한 기억은 아내 가우리와 딸 벨라, 나아가 벨라의 딸인 메그나의 삶에까지 대를 이어 영향을 끼친다.
톨리클럽의 동쪽, 데샤프란 사시말 로드가 둘로 갈라지고 나면 조그만 회교성원이 보인다. 회교성원을 돌아가면 조용한 주거지가 나온다. 좁은 길과 주로 중산층이 사는 집들이 빽빽이 들어선 곳이다.
한때 이 주거지 안에 길쭉한 연못 두 개가 나란히 있었다. 연못 뒤로는 그리 넓지 않은 저지대가 펼쳐져 있었다.
우기가 끝나면 연못의 수위가 높아져서 두 연못 사이에 쌓은 제방이 보이지 않았다. 저지대에도 1미터 안팎의 깊이로 빗물이 들어찼으며, 물은 오랫동안 그대로 고여 있었다.
-13쪽
소설의 시작이 암시하듯 등장인물들의 삶은 얼핏 운명대로 정해진 길을 걷는 듯하다. 하지만 줌파 라히리의 이야기는 결론만을 향해 맹렬히 치닫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물들 각각의 삶을 장마다 번갈아 배치하여 특정인 중심의 서사에 제동을 걸고, 인생에는 다양한 관점과 기억, 다양한 기로의 순간이 있음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삶이란 시간과 기억이 쌓여 사후적으로 의미를 띠는 것이듯, 여러 인물의 관점을 모아 삶의 총체를 빚어내는 『저지대』 역시 마지막 장을 덮기 전까지는 저마다의 선택과 행동을 섣부르게 가치판단하기 어렵다.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각자의 삶이 옳았는지 말하기는 힘든데, “현재진행형처럼, 점묘파 그림처럼”(<뉴욕리뷰오브북스>) 지나온 장면들이, 기억의 속성이 그렇듯, 불쑥불쑥 튀어나와 아릿한 감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저지대』는 인물의 행동과 사건 모두를 인과관계의 도
천수경
5.0
내 엄마는 여력이 남아돌 땐 좋은 엄마였고 대부분의 시간엔 안 좋은 엄마였다. 나는 무언가를 사달라고 떼써본 기억이 없다. 갖고 싶은 모든 레고 세트와 바비 세트, 만화책들을 쉽게 가졌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엄마를 보고 자랐다. 엄마는 하루종일 방에 쳐박혀서 영화를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했고, 그러다가 나와서 이유 없이 나와 동생들의 모든 행동에 트집을 잡고 비이성적으로 소리질렀다. 집에 함께 살던 가사도우미가 말리면 화를 냈다. 일하시는 분은 자주 바뀌었다.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시기를 보내던 중학생 때였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내 얼굴을 향해 사전을 던진 적이 있다. 내가 기적적인 속도로 피하지 않았더라면 그 사전은 내 머리를 쳤을 거고 거기에 꽂혀 있던 펜이 내 눈을 찔렀을 수도 있다. 그 사물들이 내 바로 뒤의 벽을 때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나를 몸서리치게 만드는 그 사건을 엄마는 기억도 못한다. 아주 많은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왜 그랬는지 나는 영영 모를 것이다. 엄마가 왜 그렇게 늘 불행해서 온 집안에 불행을 전염시켰는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나는 알고 싶지 않기 때문에 영영 모를 것이다. 엄마가 감히 그것을 설명하려 든다면 여태 했던 모든 용서를 다 취소할 지도 모른다. 그녀에겐 변명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얼마나 구구절절하고 아픈 사연이 있었는지는 엄마가 혼자 주인공인 페이지에서나 중요하다. 나는 EBS다큐 극한직업을 통해 내 일상의 물건들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알게 될 때 희열을 느끼고, 세상 모든 사람의 모든 소식과 모든 역사가 궁금하다. 잔혹한 일을 저지른 가해자들의 서사도 나는 다 알고 싶다. 히틀러의 첫사랑이 어땠는지 알고 싶다. 하지만 내 엄마의 이야기는 알고 싶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의 삶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가 살면서 느꼈을 세상에 대한 원망, 박탈감, 무기력, 주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없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 뭐 그런 것들의 장황한 전말을 나는 이제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 생겨버린 것이다. 엄마에게 이슬아와 백수린의 책을 추천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날이 온다면 그녀를 결혼식에 초대하진 않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날이 왔을 때 엄마의 축복에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응답할 것이다. 엄마의 생일날 꽃을 사주지만, 억지로 산 것이라는 티를 내는 것이 내 기준에서 공정함을 유지하는 일이다. 지금 엄마는 다른 나라에 있고 언제 또 볼지 기약도 없다. 동생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을 땐, 당신에게 생일날 꽃을 사줄 필요가 없어서 얼마나 좋은지 직접 전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관계의 비극엔 너무 많은 것들이 얽혀 있다. 부조리한 사회 구조, 그에 따른 역사적인 혁명, 혁명에 참여한 누군가의 사랑, 그의 죽음, 그의 가족, 그로 인해 바뀌어버린 한 여자의 운명, 그 여자의 적성, 결혼 생활의 구조, 거기에 태어난 아이. 그 아이는 자신이 어떤 사랑의 순간에 잉태된 존재인지 영영 모를 것이다. 벨라는 가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나도 엄마를 용서하지 않겠지만, 벨라를 대신해서 내가 가우리를 용서했고, 내 엄마를 이해하는 대신 가우리를 이해하기로 했다. 소설의 힘이다. 줌파 라히리의 힘이다.
백준
4.0
21.6.27 납득할 수 없는, 급작스러운 비극은 충격의 강도만큼 센 자욱을 남기며 모습을 감춘다. 패여진 그 공간 안에는 아무것도 없기에 슬픔이 계속 흘러들어 고인다. 의문이 물이끼처럼 피어난다. 베어도 자라는 자책의 뿌리와 방향을 잃고 날리는 원망의 먼지들은 바닥 깊이 있다가도 금새 뿌옇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저지대가 마음 속에 하나씩 있는 사람들에게.
조니
3.5
세대 간 결별과 이해를 반복함으로써 뒤틀린 정치상 위의 솔직담백한 인간상을 펴낸다. 사람의 감정, 내지 순수한 정의로움이란 것이 정치에 가려진 부산물처럼 그려져 서사가 진득히 안타깝다. - 간혹 톨리건지, 캘커타 지역이나 주변 인물에 관한 묘사가 많다. 그 환경으로 하여금 중심 인물이 거쳐가는 서사에 중압감과 역사성이 서리도록 한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올 순 있다.
Carol
4.0
“결혼이 해결책은 아니었지만 그녀를 돌리건지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는 그녀를 미국으로 데려왔고, 그런 다음에는 잠시 우리에 넣고 관찰했다가 풀어주는 동물처럼 그녀를 풀어주었다. 그는 그녀를 보호했고,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지금도 잼이 든 병을 새로 개봉할때마다 그가 가르쳐준 방법을 써먹었다. 스푼으로 뚜껑 가장자리를 서너 번 두드려서 밀봉 상태를 약화시키는 방법이었다.”
rushmore
4.5
느린 호흡이지만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다. 인물들 각자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세대를 넘나드는데 모든 캐릭터들에 공감하게 만드는 줌파 라히리 문체의 매력. 특히 이 잔잔한 책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가우리를 이해할 수 없는 여자로 만들면서도 굳이 누군가를 함부로 이해할 필요가 없음을, 인간은 예측 가능한 존재가 아니라는 평범하지만 쉬이 망각해버리고 마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녀는 그 미래에 눈을 감고 싶었다. 자기 앞 에 놓인 날과 달들에 끝나버리기를 바랐다. 그러나 자신의 남은 생애는 계속해서 현재가 되어 나타났고, 시간은 끊임없이 증식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미래를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아몬드꽃
3.5
간신히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자꾸만 저지대로 향하는 마음들. 그 낮은 곳으로, 축축한 곳으로, 함께 걷던 곳으로.
관악구청장
4.0
긴 호흡의 책이 취향은 아닌데 좋았다.. 책 제목이 저지대인데 정말 책 들어올릴 때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한 소희
4.0
상실 이후 고여 있는 감정과 정치적 폭력이 개인의 삶을 낮은 곳으로 끌어내려 정체시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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