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문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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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테이크아웃> 시리즈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이야기에 몰입하는 기쁨
그들이 구축한 촘촘한 이야기의 세계를
<테이크아웃>으로 나눈다
미메시스는 2018년 6월부터 2030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단편 소설 시리즈 <테이크아웃>을 출간한다.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매달 2-3종, 총 20종이 예정되어 있다. 이야기의 순수한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독특한 발상과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이야기 세계를 구축해 가는 젊은 소설가 20명을 선정했고, 이들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지로서 대중과 성실히 소통하는 일러스트레이터 20명을 매치해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켰다.
누구나 부담 없이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매체인 <이야기>는 무한히 확장될 수 있으며 누구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자신만의 것을 지어 갈 수도 있다. 미메시스는 본 시리즈로 이러한 이야기의 훌륭한 습성을 작고 간편한 꼴 안에 담아 일상의 틈이 생기는 곳이면 어디든 <테이크아웃>하여 독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즐기는 각기 다른 모양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기쁨이 전달되길 바란다.
테이크아웃은
단편 소설과 일러스트를 함께 소개하는
미메시스의 문학 시리즈입니다.
01 섬의 애슐리 정세랑×한예롤
02 춤추는 사신 배명훈×노상호
03 우리집 강아지 김학찬×권신홍
04 밤이 아홉이라도 전석순×훗한나
05 우리는 사랑했다 강화길×키미앤일이
06 정선 최은미×최지욱
07 뷰티-풀 박민정×유지현
08 부산 이후부터 황현진×신모래
09 사랑하는 토끼 머리에게 오한기×이소냐
10 비상문 최진영×변영근
11 몫 최은영×손은경
근간 문학의 새로운 세대 손아람×성립
팬텀 이미지 정지돈×최지수
끓인 콩의 도시에서 한유주×오혜진
꿈은, 미니멀리즘 은모든×아방
부케를 발견했다 최정화×이빈소연
...
삶과 죽음 말고 다른 것은 없는가?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허탈한 독백
2030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단편 소설 시리즈 '테이크아웃'의 열 번째 이야기는 최진영과 변영근이 전하는 「비상문」이다. 타인의 슬픔과 아픔을 공감하는 작가 최진영은 이번엔 동생을 잃은 형을 화자로 내세웠다. 자살해 버린 동생이 살아야 했던 이유를 찾아보지만 도저히 형의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형의 섧고 애석한 한숨이 변영근의 부드럽고 배려 깊은 풍경화 속에 퍼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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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HAN
4.0
‘ 자살이 어때서. 자기를 죽이는 게 뭐 어때서. 다들 조금씩은 자기를 죽이면서 살지 않나? 자기 인격과 자존심과 진심을 파괴하고 때로는 없는 사람처럼, 죽은 사람처럼, 그러지 않나? 그렇게 사는 게 죽는 것 보다 끔찍할 수 있다. 그럼 죽을 수 있지. 죽는 게 뭐 이상해. 자살이라고 달라? 남을 위해 죽을 수 있다면 자기를 위해 죽을 수도 있지. 자기를 구원하는 방법이 죽음뿐인 사람도 있지. ‘
pizzalikesme
4.0
<그만 살고 싶다>는 바람에 걸려 넘어질 때가 있다. 넘어지면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한참을 울어야 일어날 수 있다. 나이 들면 괜찮아질까 덜 넘어질까 기대했는데, 나이 들수록 더 깊이 넘어지고 일어날 때마다 겸연쩍다. 삶과 죽음 말고 다른 것은 없는가 중얼거리면서 시스템 종료 대신 다시 시작을 누르는 순간들. 매일 생각한다. 매우 사랑하면서도 겁내는 것이다. 이 삶을. 77p
진태
4.0
듣고 싶은 말과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미조
4.0
살아간다는 행위의 의미를 찾다 보면 사람은 미칠 수밖에 없다. 존재의 이유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이고, 나는 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무엇으로 보내야하는가. 이런 생각들에 매몰되다 보면 결국 끝에 찾아오는 생각은 죽음이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걸 안다. 하더라도 주가 이것이 아님을 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나를 괴롭게 만든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생각하는 생명체로 태어나 사유하지 않는다면 그건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나를 죽이는 선택은 하기 싫다는 다짐은 계속된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찾기 위한 사유 역시 계속된다. 빛난다는 건 손실된다는 것.
임영빈
3.0
나는 삶의 꽤 많은 시간을 온갖 가정과 망상을 하는 일에 할애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많이 했던 상상은 둘째 예빈이가 살아있었다면 우리 가족의 현재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상은 아주 오래도록 이어지는데, 이를테면 아버지가 목계교회를 개척한 청송에서 우리는 더 오랫동안 머물렀을 테고, 나와 동생은 영덕에서 초등학교를 나왔을 지도 모른다는 식의. 그랬다면 나는 처음으로 도시의 문물을 접했던 부천과 전학 온 나를 괴롭히던 아이와 부모님이 책 대여점을 했던 포항과 베다니 교회의 아이들과 어울렸던 영주에서의 기억 그리고 초등학교를 졸업까지 할 수 있었던 양산과 아버지가 연변으로 떠난 뒤 중고교 시절을 보낸 울산에서의 기억이 모두 없던 일이었을지 모른다. 대신 그 자리에는 함께 티격태격 다투고 웃고 울며 시간을 보낼 예빈이와 예진이 우리 삼남매의 추억이 있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신을 부정하고 싶고 그렇지만 그 때문에 신이 존재해야만 하는 아이러니에 사로잡힌다. 소설에서 그러했듯 죽음은 많은 것을 바꿔놓는 것이다. 우리 가족의 삶은 가까이에서 보면 모두 예빈이의 죽음에 대한 반응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아무도 터놓고 말하지 않는 그 순간에 대해 아마도 부모님과 나는 여전히 혼자 있을 때면 떠오르거나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하물며 소설 속 인물처럼 유서 없이 자살한 상황에서 남겨진 가족들의 삶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그 그림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햄버거 폭식 투쟁 따위를 하는 사람은 분명 가까운 누군가를 영영 상실한 경험이 없을 거라 확신한다. 그 이물감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자신의 견해가 비판적이어도 그럴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이런 부재에 천착하는 이 단편이 좀 아프고 힘들다. 보는 내내 우울했다.
설어진
3.5
이 책은 자살로 세상을 떠난 동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는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다. 그러나 자살자의 심연에 단 한 발자국도 다가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도는 형의 걸음이다. 동생이 남기고 간 생의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내지 못하는 괴로운 단순함이다. "죽고싶었던 게 아니라...... 살 이유가 없었던 건지도 몰라" 라는 두 문장의 의미가 같은 건지 다른 건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영영 이해할 수 없을 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련함이다. - 세상엔 세상을 너무 선명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다가도 잎사귀 하나를 좀먹는 진드기에 시선을 빼앗기고 마는 사람들, 맑은 햇살이 들어오는 방에 누워서도 방 모서리의 눅눅한 곰팡이에 시선을 남기는 사람들. 세상의 아프고 슬프고 괴롭고 추악한 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것들이 보이고 또 그런 것들을 찾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말을 좀 제대로 해봐" "됐어. 혼자만 알고 싶은 것도 있는 거야" "그럼 결국 아무도 모르는 게 되잖아" "말로 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되어 버리는 게 있다고. 내겐 빛나는데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그런 거."(65p) - 초점을 풀고 바라보면 저마다의 세상은 비슷하다. 나무도, 길거리도, 그 위의 사람들도 번진 윤곽선과, 뭉뚱한 덩어리와, 그를 덮은 색깔일 뿐이다. 이렇게 낮은 화소로 세상을 살면 내가 보는 것과 네가 보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쉽게 이해받을 수 있다. '내가 본 것을 너도 봤지? 내 말을 너도 이해할 수 있지?' 그러나 삶에 초점을 맞출수록, 더 예민해질수록, 섬세해질수록 내 세계와 네 세계는 달라진다. 인식하는 윤곽선의 굵기도, 자세한 형상도, 하나하나의 빛깔도 다 달라진다. '내가 본 것을 너는 보지 못했지? 내 마음을 너는 이해할 수 없겠지?' 그 다름에서 간격이 생기고 그것은 곧 괴리가 된다. 서로의 사이에 넘어갈 수도 넘어올 수도 없는 선이 그어진다. 이해받지 못할 마음이 늘어난다. 삼키는 말이 많아진다. 지근지근 갉혀 사라진 잎사귀에 어떻게 아파한들 귀기울여줄 사람도 똑같이 아파할 사람도 없다. 오해가 쌓인다. '이해할 수 없을 거야.' - 뭉뚱그린 윤곽의 세계를 살아가는 무딘 사람들 사이에서, 질감과, 그림자와, 아주 작은 요철까지 응시하며 살아가는 여린 사람들. 말할 수 없는 것이 쌓여가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끌며 살아내는 사람들. 혹은 무엇이든 너무 쉬이 말해 갈수록 가벼워지는 삶을 지내는 사람들. 그 사이를 깊고 넓게 가르는 생의 간극에서 새어나오는 외로움. 인정받지 못할 마음들, 서로를 더듬는 부단한 손바닥들, 포개지지 않는 각자의 원을 겹쳐보려는 시도들, 무고한 오해로 가득한 인생들. - 그리하여 이 책을 읽고 다짐한다. 나는 차라리 말할 게 없는 삶을 살겠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한없이 가벼워져서, 픽셀아트 같은 세상을, 안경은 계속 쓰지 않은 채, 친구를 알아볼 때에만 잠깐씩 눈을 찡그리면서, 아주 아주 가볍고 단순하게 살 테다. 이해받지 못할 것들을 보지 않고 이해받지 못할 생각을 하지 않고, 얄팍한 세상의 아주 일부만 해석하면서, 덩어리진 나무가 흔들릴 때에는 그 거대한 물결이 춤추는 아름다움만 보고, 곰팡이 핀 잎, 자라지 못한 줄기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게슴츠레 어렴풋이 살 테다. "세상에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던 한 아티스트의 말을 늘 되새기면서. 나는 평생, 내 가까운 사람들에게 철저히 이해받고 내 소중한 타인들을 정성껏 오해하면서 정말 정말 잘 살 테다.
^_ㅠ
4.0
사람마다 시력이 다르듯 존재의 어둡고 습한 부분을 유독 잘 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남들은 찾지도 못하는 얼룩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남들은 듣고도 들은 줄 모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감각이 그쪽으로 유별나게 발달한 사람들. 나는 신우가 그런 사람이었다고 믿는다. 신우는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본 것이다. 내가 듣지 못한 것을 들었고, 듣지 않은 것까지 알았을 것이다. 강렬하고 압도적인 그것에서 눈과 귀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세상을 같이 살면 좋았잖아. 네가 거기 있어서 내가 여기 있다고 서로의 방향을 헤아려 주면 좋았잖아. 너를 보면서 나를 확 인할 수 있으면, 같이 비를 맞았으면 좋았을 거잖아.
팝콘각
4.0
빛난다는 건 손실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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