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문제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
질병 통역사
진짜 경비원
섹시
센 아주머니의 집
축복받은 집
비비 할다르의 치료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
축복받은 집
줌파 라히리 · 소설
320p

2013년 9월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 <로랜드The Lowland>로 영국 맨부커상 최종심과 미국 내셔널북어워드 본심에 오르며 작가로서 자신의 자리를 굳힌 줌파 라히리의 첫 소설집 <축복받은 집>의 개정판. 첫 소설집으로 1999년에 오 헨리 문학상과 펜/헤밍웨이 문학상, 2000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단에 등장한 줌파 라히리도 어느덧 데뷔한 지 십 년이 훌쩍 넘은 중견 작가다. 단편소설집과 장편소설을 각각 두 권씩 번갈아 발표하며 자신의 문학 이력을 차곡히 쌓은 그의 문학사는 단순히 작가 한 사람의 문학사가 아니라 미국 문학, 세계문학 전체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이민자 문학'은 없다며, 그런 문학이 있다면 '거주자 문학'이 따로 있느냐고 반문하는 라히리의 목소리는 정체성을 규정당하기를 거부하는 문학 본연의 목소리 자체다. 미국인이라는 말도, 인도인이라는 말도 어색한 인간 줌파 라히리의 의구심 가득한 시선이 특유의 담담한 필체와 만나 묘한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보기 드물게 우아하고 침착한 작가"의 "세련된 등단집"이라며 극찬을 받은 <축복받은 집>에는 <이름 뒤에 숨은 사랑> <그저 좋은 사람> <로랜드>를 관통하는 줌파 라히리의 문제의식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그 묘미를 번역가 서창렬의 새로운 번역으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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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2013년 맨부커상 최종심 후보 작가,
줌파 라히리의 퓰리처상 수상작 『축복받은 집』
2013년 9월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 『로랜드The Lowland』로 영국 맨부커상 최종심과 미국 내셔널북어워드 본심에 오르며 작가로서 자신의 자리를 굳힌 줌파 라히리의 첫 소설집 『축복받은 집』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로써 『이름 뒤에 숨은 사랑』(2004)을 시작으로 『그저 좋은 사람』(2009)을 펴내며 줌파 라히리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한국 독자에게 소개한 마음산책에 그의 전작이 모였다. 『로랜드』(가제)는 2014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첫 소설집으로 1999년에 오 헨리 문학상과 펜/헤밍웨이 문학상, 2000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단에 등장한 줌파 라히리도 어느덧 데뷔한 지 십 년이 훌쩍 넘은 중견 작가다. 단편소설집과 장편소설을 각각 두 권씩 번갈아 발표하며 자신의 문학 이력을 차곡히 쌓은 그의 문학사는 단순히 작가 한 사람의 문학사가 아니라 미국 문학, 세계문학 전체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이민자 문학’은 없다며, 그런 문학이 있다면 ‘거주자 문학’이 따로 있느냐고 반문하는 라히리의 목소리는 정체성을 규정당하기를 거부하는 문학 본연의 목소리 자체다. 미국인이라는 말도, 인도인이라는 말도 어색한 인간 줌파 라히리의 의구심 가득한 시선이 특유의 담담한 필체와 만나 묘한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보기 드물게 우아하고 침착한 작가”의 “세련된 등단집”이라며 극찬을 받은 『축복받은 집』에는 『이름 뒤에 숨은 사랑』 『그저 좋은 사람』 『로랜드』를 관통하는 줌파 라히리의 문제의식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그 묘미를 번역가 서창렬의 새로운 번역으로 맛볼 수 있다.
각 단편을 읽고 나면 그 인물들과 함께 장편소설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라히리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뉴욕타임스 북리뷰>
수록된 모든 소설이 뛰어난 소설집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여기 있다.
- <샌디에이고유니언트리뷴>
익숙하지만 낯설게 본다
경계에 선 자의 날 선 시선
서른셋의 젊은 나이에 장편소설이 아닌 단편소설집으로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 문제를 주로 다루면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례적인 이력은 쉽게 주류, 비주류로 단정할 수 없는 그의 독특한 문학적 위치를 잘 말해준다. 많은 작가들이 천착해온 화두를 다룬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를 주류의 자리에 놓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화법으로 낯선 느낌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비주류의 자리에 놓기도 한다. 그렇기에 표제작 「축복받은 집」을 비롯해 이 책에 실린 아홉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다. 벵골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 토박이로 자란 그의 경계인적 위치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 이제는 식상한 말일지도 모를 ‘경계인’이라는 말은 줌파 라히리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띤다. 어쩌면 경계인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의 대표 주자인지도 모른다.
아이를 사산한 부부 사이(「일시적인 문제」), 속한 국가는 다르지만 같은 말을 쓰는 지인 사이(「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 아이가 다 컸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자식 사이「센 아주머니의 집」), 불륜 관계인 연인 사이(「섹시」) 등 『축복받은 집』에는 한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 사이에는 서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처가 있다. 작가는 이들 사이에 서서, 그리고 이들과 독자의 사이에 서서 ‘통역사’를 자처한다.
“그것 말고요. 다른 직업인 통역사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 사이엔 언어 장벽이 없잖습니까. 통역사가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렇지 않다면 당신에게 이 얘기를 절대 하지 않았겠죠.”
- 110쪽, 「질병 통역사」에서
그러면서 아주 사적이고 한정된 의미를 지녔을지도 모를 개개인의 질병을 만인의 질병으로 각인한다. 저마다 불행한 사정은 다르지만 각자가 느끼는 고통의 정도는 비슷하며, 그 근본적인 원인도 결국은 비슷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이제 그는 그녀의 관심을 끌 만한 이야기를 하려고 무척 애써야 했다. 그녀가 음식 접시에서, 아니면 교정지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게 하는 이야기를 하려면 말이다. 결국 그녀를 즐겁게 하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그는 침묵에 개의치 않는 법을 배웠다.
- 30쪽, 「일시적인 문제」에서
각 작품은 특정 화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지 않았기에 건조해 보이면서도, 대화 사이에 예기치 않은 신랄함이 번뜩인다. 떠나온 사람과 정박한 사람 사이, 떠나온 사람과 떠나온 사람 사이, 정박한 사람과 정박한 사람 사이의 이야기가 저마다 남 이야기 하듯 그려지며, 그 안에서는 어김없이 길들여진 사람과 낯선 사람이 만난다. 낯선 사람은 길들여진 사람들로부터 보살핌을 받기도 하고(「비비 할다르의 치료」) 배척당하기도 한다(「진짜 경비원」). 서로 길들여진 사람들이 멀어지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이 서로를 길들이기도 한다(「축복받은 집」). 이들은 부부 사이로, 연인 사이로, 부모 자식 사이로, 친구 사이로 다양하게 명명되지만, 결국 서로에게 낯선 사람일 뿐이다.
그럼에도 삶은 놀랍다
아이 같은 시선으로 볼 수 있다면
“아줌마는 섹시해요.” (…)
“그게 무슨 뜻이니?” (…)
아이가 갑자기 부끄러워하며 고개 숙였다. “말할 수 없어요.” (…)
입가에 손나발을 만들더니 조그맣게 말했다. “그건 알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뜻이에요.”
- 172~173쪽, 「섹시」에서
낯선 사람은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익숙한 장소와 언어를 새롭게 환기한다. 「섹시」에서 미랜더는자 데브에게서 ‘섹시하다’는 말을 듣고 설레는 기분을 느낀다. 그런데 같은 말을 어린아이 로힌에게서 듣고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데브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의례적인 그 말을 로힌은 마치 진실한 애정의 언어인 것처럼 건넨다. 아이와 대화하며 미랜더는 자신이 새롭다고 느낀 데브와의 관계가 상투적이고 가벼운 불륜 관계일지 모른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익숙한 일상어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 이러한 환기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어린아이의 시선을 지녀야만 가능하다.
줌파 라히리 식 ‘낯설게 보기’는 「센 아주머니의 집」에서도 드러난다. 인도에서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온 센 아주머니는 미국 아이 엘리엇보다 나이가 곱절이 넘게 많지만 생활은 더 어리숙하다. 개인의 대소사를 함께하는 인도와 달리 어린 나이에도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한 미국의 삶이 익숙지 않다. 남편은 센 아주머니가 운전면허를 따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면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아주 많아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이 기이한 곳에서 그가 가고 싶은 곳은 없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서로 너무나 무관심한 곳에서 센 아주머니는 길들고 싶지 않다. 자신에게는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는 센 아주머니를 통해, 어린 엘리엇이 오히려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매일 아침 지루한 울음소리로 잠을 깨우는 갈매기들도 지금은 물을 박차고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모습에 엘리엇은 흥분되었다.
- 203쪽, 「센 아주머니의 집」에서
한편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에서 말라는 남편의 전 하숙집 주인인 백인 할머니의 “굉장하군”이라는 외침 속에서 동질감을 감지한다. 한곳에서 백 년을 넘게 산 할머니에게 여전히 놀라운 일이 있고 여전히 새로운 일이 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하는 장소에 떨어져나와 모든 게 새로운 말라에겐 위안이 된다.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이?”
나는 깜짝 놀랐지만, 무슨 말



권혜정
3.5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참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나 줌파 라히리는 그것을 이 소설로써 완벽하게 보여준다. @이동진의빨간책방 101-102회
강중경
5.0
그녀의 첫 소설집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아홉개의 단편들 중에 버릴 것이 전혀 없다. 특히나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모든 표현이 놀라울 정도로 명료하고 눈 앞에 그려진다는 점이다. 심지어 난 인도나 그들의 문화에 완전 무지한데도 말이다. 번역서에서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번역자에게 고마움까지도 느낀다.
은갈치
4.5
일시적인 문제 잠시 뒤 슈쿠마도 쇼바와 자리를 같이했다. 두 사람은 이제 자신들이 알게 된 사실 때문에 함께 울었다. p.45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 질병 통역사 진짜 경비원 섹시 “뭘 기억한다는 거야?” “우리가 함께 보낸 날.” 아이는 다시 쌀 과자를 집었다. “왜 기억하고 싶은 거니?” “우린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 테니까요.” 그 표현이 정확해 깜짝 놀랐다. p.168 센 아주머니의 집 축복받은 집 비비 할다르의 치료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 94
김민정
4.5
9편의 단편에는 모두 인도계 미국인 또는 인도계 이주민이 등장한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작가 본인은 이 단편집을 이주민 소설로 정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주민이라는 소설 속 인물들의 정체성이 이 소설을 읽으며 '경계에 선 자들의 위태로움'을 느끼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위태롭게 달리던 소설은 마지막에서야 위로를 건넨다. "아들이 좌절할 때마다 나는 아들에게, 이 아버지가 세 대륙에서 살아남은 것으보면 네가 극복하지 못할 장애물은 없다고 말해준다" 면서.
song
4.5
자극적이거나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것도 아닌 평범한 이야기들인데도 은근 서스펜스 쩔고 은근 웃기고 은근하게 아름답다. 왜지?
한 소희
4.0
<세 번째이자 마지막인 대륙> 어긋남과 상실로 가득했던 이야기들 끝에서 희망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평범하게 살아남는 것 자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인상 깊었다. 아들이 낙담할 때마다, 아버지도 세 대륙을 건너뛰며 살아 남았는데 네가 극복하지 못할 일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 줄 수 있다. . 우주 비행사는 영원한 영웅이기는 하지만 달에 몇 시간밖에 머물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이 신세계에 거의 30년을 머물렀다. 나는 나의 업적이 평범하다는 것을 잘 안다. 출세하기 위하여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진출한 사람이 나만이 아니고 또 내가 첫 번째로 진출한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내가 여행한 그 모든 거리, 내가 해온 그 모든 식사, 내가 만난 그 모든 사람, 내가 잠잤던 그 모든 방 등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물론 이런 것들이 평범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때로는 그것이 내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다.
샌드
4.0
줌파 라히리의 책은 처음이기도 하고 익숙한 작가도 아니였는데 이 한 권만으로도 굉장한 작가구나 생각이 들게 만드는 소설집이였습니다. 번역을 감안하더라도 문장 자체가 간결하고 꾸며진 모습이 없다는 게 특징으로 느껴졌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면이 가볍다거나 하지 않고 넓고 깊은 가치로 가득합니다. 한 소설의 표제기도 하지만 집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느낌도 저한테는 이 책 전체의 구조처럼 보입니다. 멋드러지고 화려하게 쓰는 글이 주는 재미도 있지만 하나하나 눌러 쓴 역시도 큰 울림과 감동을 줍니다.
박수빈
4.0
줌파 라히리는 인도의 문화를 소설집에 선연히 녹여낸다. 그녀 자신은 이 소설집이 이민자 소설이라는 세간의 평에, 그럼 토박이 소설도 따로 있냐며 소설의 보편성을 강조했지만 말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9개 단편에는 인물들이 인도 출신이라서 느끼는 설움과 희망이 다층적으로 배어있다. 비단 인도인이 미국이라는 용광로에 녹아들기 위한 과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편에게 종속적인 어떤 여인들의 비애는 구슬픈 풍경화로, 우스꽝스러운 설화로, 그러나 종국엔 평화로운 가정사로 그려진다. 잔잔하고 서글프고 아름다운 문장들과 함께. “축복받은 집”이란 무엇일까. 줌파 라히리는 마치 ‘유토피아’를 떠올리듯 제목을 지은 게 아닐까. 축복받은 집을 꿈꾸지만 어디에도 그런 집은 없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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