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 보이
Funny Boy
2020 · 드라마 · 캐나다, 미국, 인도, 스리랑카
1시간 49분



1974년 스리랑카 콜롬보. 상류층 집안의 둘째 아들 아지는 크리켓 게임보다 결혼식 놀이가 즐겁다. 아지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고모 라다의 지지를 받아 뮤지컬을 배우기 시작하고, 정략결혼 때문에 캐나다로 떠나야 하는 라다는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라다의 결혼과 함께 아지의 유년도 끝나고, 그는 첫사랑의 달콤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스리랑카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퍼니 보이>는 디파 메타 감독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려온 남아시아 지역의 역사와 그것이 어떻게 한 개인의 삶을 침범하는지에 대한 탐구이자, 그의 또 다른 지속적인 관심사인 경계를 허무는 사랑에 대한 세심한 코멘터리이다.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캐나다의 한 공항에 선 아지에게 라다가 둘러주는 빨간 목도리는 역사와 관습을 깨뜨리고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세상의 모든 아지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이다. (박선영)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동구리
4.0
1970년대 스리랑카, 어린 소년인 아지는 리조트를 운영하는 타밀족 부르주아 집안의 아들이다. 남자인 친구들과 크리켓을 하는 것보다 여자인 친구들과의 결혼 놀이에서 신부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재밌는 아지는 친척 어른들에게 '퍼니 보이'라 불린다. 그의 개성을 이해해주는 것은 토론토로 유학을 다녀온 고모 라다뿐이다. 시간이 흘러 80년대 초, 고등학생이 된 아지는 동급생 셰한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첫사랑을 즐기기 시작한 무렵, 타밀족과 싱할라족 사이의 내전이 발생한다. <퍼니 보이>는 게이 소년의 정체성 탐구와 70~80년대 스리랑카에서 벌어진 민족 간 분쟁을 겹치면서 전개된다. 10여 년의 시차를 둔 어린 아지와 고등학생 아지의 이야기는 종종 과격한 플래시포워드/플래시백을 통해 결합된다. 이는 단순히 아지라는 개인을 통해 스리랑카의 현대사를 반추해보는 역사 서술의 방식으로 채택된 것이라기보다, 역사의 흐름 속에 존재하던 이들을 역사 자체로서 호명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아지의 성적지향을 교정하려는 부모님, 그에 맞서 아지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지켜주려던 라다, 남자답지 못한 아지에게 반감을 가진 형, 코스모폴리탄인 아버지 덕분에 서구권의 퀴어한 문물을 접할 수 있던 셰한, 반군인 타밀 호랑이의 일원으로서 투쟁해오던 제간. 이들 모두는 전통/신세대, 퀴어/비퀴어, 여성/남성, 타밀족/싱할라족 등의 이분법으로 나뉘어 존재함과 동시에,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그 경계를 넘어서게 된다. 영화 말미에 아지의 가족은 난민 신분으로 라다가 사는 캐나다에 도착한다. 난생 처음 겨울의 추위와 눈을 보게 된 아지에게 라다는 붉은 털 목도리를 둘러 준다. 아지의 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새로운 세계에서는 모두가 자유로운 노예"라 말한다. 역사 속에서 이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한 마디 대사가 주는 울림은 <퍼니 보이>가 110분 동안 보여준 주제를 단숨에 관객의 머릿속에 새겨넣는다.
김수지
4.0
콜바넴에서 설렘을 몇 방울 덜어내고 정치와 현실을 두 방울 떨어트려 남아시아에서 만든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다들 행복하게 살고 있나요? 행복합시다.
ㄱㅍ
4.0
다양한 층위를 어느 하나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솜씨.
고노모도
4.0
아지와 아지가족이 참 좋다. 개인과 사회, 가족과 민족, 경계와 사랑. 세계는 이토록 위험하게 반짝인다. 과거로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햇햇
2.5
2021 부국제
장군
3.5
스포일러가 있어요!!
slowtree
3.5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을 다룬 '흙'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는데 같은 감독님이네. 영국의 식민 통치와 민족 분할 지배가 이렇게 끔찍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고.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타밀어로 엄마=엄마, 아빠=아빠라는 걸 알게 됐다. 우리 모두는 이토록 놀랍게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유예슬
2.0
아시아인으로써 소위 교양있는 문화적 정체성을 우스꽝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형성하는 것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은지...에 대해 새삼 심각히 고민하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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