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함께 이룩해 낸 위대한 도시 이스탄불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음모와 배반, 목숨을 건 사랑
2002년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 수상, 2003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보우르 상,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 수상작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 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뼈들이 부서졌고 입안엔 피가 가득하다.”
20세기적 글쓰기로 16세기를 마술처럼 생생하게 복원해 내는 비범한 능력,
오르한 파묵에게 '진정한 이야기의 대가'라는 칭호를 붙여 준 작품
『내 이름은 빨강』은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건이 전개되어 가는 구성으로, 역사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현대적 서사 기법을 취하고 있다. 살해당한 시체, 여자 주인공 셰큐레, 남자 주인공 카라, 술탄의 밀서 제작을 지휘하며 서양의 화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던 두 번째 희생자 에니시테, '나비', '올리브', '황새'라는 예명을 가진 세 명의 세밀화가는 물론, 금화, 나무, 죽음, 빨강(색), 악마, 그림 속 개까지 말을 한다. 이러한 서사기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들 중 과연 누가 살인범인지 궁금해지게 만들뿐더러,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정황과 생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작중 인물들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목소리들이 차곡차곡 겹쳐지면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완성하는 이러한 서사기법은 마치 블록을 쌓아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며, 이 작품이 대단히 치밀한 건축학적 구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동시에 각각의 이야기들은 넓은 화폭 위에 대단히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오브제들을 연상시키는데, 이것은 작품 속에서 세밀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이슬람 문화의 꽃인 세밀화를 이야기의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 이처럼 파묵은 역사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대단히 모던한 서사 방식에 추리 소설의 기법을 가미하고, 거기에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 문명의 흥망성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감싸 안는 심오한 통찰력을 발휘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대단히 지적이고도 문학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획득한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한다.
전쟁과 테러의 위협으로 가득한 이 세계에서
화해와 상호이해의 미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문제작
어린 시절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오르한 파묵은 일찍부터 이슬람 화가들의 세밀화를 모사하며,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워 왔다. 그런 그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십 년에 걸친 준비 끝에 완성한『내 이름은 빨강』은 한마디로, 다큐멘터리를 능가하는 이슬람 회화사의 생생한 기록이다.
16세기 말,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남쪽으로 이집트, 동쪽으로는 인도와 중국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무대로 하는 이 소설에는 쉴레이만 대제 시대의 궁정화원장으로 『축제의 서』를 제작한 오스만과 벨리잔('올리브'라는 예명의 세밀화가)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또한 이슬람 세밀화의 대가인 비흐자드(?~1564)와 페르시아 세밀화의 중요한 화파 가운데 하나인 헤라트파의 생성과 소멸 과정이 현재 시점으로 재현된다. 또한 페르시아 문학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견되는 러브 스토리인『휘스레브와 쉬린』은 물론, 『레일라와 메즈눈』,『유수프와 줄라이하』 등 페르시아의 다양한 전설과 민담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으며, 루미, 자미, 사디, 로크만, 푸줄리, 페르도우시 등 페르시아의 대표적인 시인과 역사가의 작품들도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을 보면 오르한 파묵의 미술과 예술에 대한 뛰어난 안목과 통찰력이 전문가의 수준을 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세밀화가들 사이의 갈등은 근본적으로 시대성을 띠며,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라는 층위 외에도 역사적인 필연성에 저항하는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을 보여 준다. 전범이 되는 작품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러한 고도로 단련된 기예를 통해 신에게 가까워지고자 하는 근대 이전의 예술론과 '작가 의식'이 싹튼 이후의 예술, 즉 개인의 '창의성'과 '창작'이라는 개념 간에 빚어지는 충돌이 결국은 살인까지 불러오고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이 소설이 왜 오늘날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각 문화의 개별성과 고유성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며, 그 속에는 항상 소중히 간직되고 지켜지며 보호되어야 할 요소들이 있다. 동시에 세계의 문명은 언제나 새로운 것들과 충돌하면서 섞이고 변화하는 가운데 진보한다. 사실 수천 년에 걸친 문명의 투쟁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진보의 과정이었다. 『내 이름은 빨강』은 이런 거시적 관점의 역사 속에 있는 각각의 개인들, 즉 '인간'을 보여 준다. 그들이 왜 투쟁하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희생하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내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묵 · 小説
4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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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건이 전개되어 가는 구성으로, 역사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현대적 서사 기법을 취하고 있다. 살해당한 시체, 여자 주인공 셰큐레, 남자 주인공 카라, 술탄의 밀서 제작을 지휘하며 서양의 화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던 두 번째 희생자 에니시테, '나비', '올리브', '황새'라는 예명을 가진 세 명의 세밀화가는 물론, 금화, 나무, 죽음, 빨강(색), 악마, 그림 속 개까지 말을 한다. 이러한 서사기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들 중 과연 누가 살인범인지 궁금해지게 만들뿐더러,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정황과 생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작중 인물들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목소리들이 차곡차곡 겹쳐지면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완성하는 이러한 서사기법은 마치 블록을 쌓아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며, 이 작품이 대단히 치밀한 건축학적 구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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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
3.5
소재는 흥미로웠는데 좀 지루했다.
이름
4.5
나는 여기 써 있는 모든 단어를 알지만 여기 써 있는 한 문장도 만들어 낼 수 없다. 겸손하게 세상의 많은 아름다운 것들과 만나는 기쁨을 계속해서 누릴 수 있기를 바랐다.
elizz
4.5
복잡했지만 포기할 수없었고 쉽사리 놓을 수 없을만큼 매혹적인 소설들이었다. 낯선이야기들과 이름들로 놓기를 몇번이었지만 결국 휩쓸리듯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렸다. 하나의 예술에대해, 점점 잊혀져가고 흐려져가는 것에대해 이렇게 아름답고 정확하고 감동적이게 묘사하는것이 가능할까. 추리소설로써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못하게 하고, 사랑에대한 소설 로써는 씁쓸하고 애틋하게 만든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이국적인 음식을 먹은 느낌이다.
김지수
4.5
세밀화로 그려낸 문화 충돌의 장면
조수연
3.5
모든 대화의 핵심을 일화들의 교훈으로 풀어내는 아마도 코란과 비슷한 형식이라 굉장히 힘들게 읽었다. 추리인데 스릴이 없음. 하지만 읽고나니 이 당시 세밀화의 묘사가 주는 미학, 스러져가는 문화를 지켜내려는 장인들의 마지막 모습에 여운이 남은, 굉장히 좋았던 책으로 기억하게 된 책.
강민주
3.0
읽다 멈추고 읽다 멈추기를 반복한 책. 각각의 시점을 다양하게 해서 새로움을 주고 이슬람 세밀화가의 낯선 세계에 대해서 알게 된 건 좋았지만 솔직히 읽기 힘들었다. 장면이나 그림 묘사가 너무 많고 인물들에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칼들고 싸우다가 입맞추고 몸싸움하다가 차분하게 다시 옛날이야기를 추억하며 웃고.. 좋아하는 감정과 싫어하는 감정이 공존할 수는 있지만 그걸 그렇게 한꺼번에 말과 행동으로 풀어놓으니 무슨 냉탕온탕을 반복해서 왔다갔다 한 것처럼 정신이 없었다. 문화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모든 인물들의 시점마다 상반되는 감정들을 일일이 다 서술해서 이 소설의 인물들이 모두 변덕스럽고 산만하게 느껴진다. 한 두명이야 그렇다 치는데 모든 인물이 그러하니.. 내가 뭐라고 노벨문학상 받은 양반의 작품을 평가하겠냐마는 그렇게 느낀걸 어쩌겠나. 확실히 문화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 싶다. 암튼 공감하기 힘들었다.
박기용
4.0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것 그리고 인간의 시점과 신의 시점, 대립을 통해 정착되어가는 예술문화, 예술가들의 삶을 조금 엿본것 같기도
박기현
4.0
터키에 가면 이슬람 세밀화들을 실컷 보고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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