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들 007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037
오믈렛이 달리는 밤 075
우리의 공진 107
평범해진 처제 145
물의 터널 175
해설 | 한영인(문학평론가)
잔존하는 잔열 195
작가의 말 214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윤고은
2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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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고, 독자에게는 그다음 '메이드 인 윤고은'의 작품세계를 고대하게 만드는 작가 윤고은. 2008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무중력 증후군>을 시작으로, 평균 이 년에 한 번씩은 독자들에게 새 책을 선물하는 작가의 행보를 지켜보노라면 '간단없이'라는 부사가 떠오른다. 새로운 소설을 선보이는 데 그침 없고, 이야기의 발상은 거침없다. 한국문학의 가능성과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온 윤고은 소설가의 네번째 소설집이자 일곱번째 책을 선보인다. 소설집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은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이후 두 해에 걸쳐 써내려간 여섯 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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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윤고은 신작 소설
로맨스 푸어들을 위한 로맨스
‘한 발짝’의 거리감이 만들어내는 지속되는 잔열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고, 독자에게는 그다음 ‘메이드 인 윤고은’의 작품세계를 고대하게 만드는 작가 윤고은. 2008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무중력 증후군』을 시작으로, 평균 이 년에 한 번씩은 독자들에게 새 책을 선물하는 작가의 행보를 지켜보노라면 ‘간단없이’라는 부사가 떠오른다. 새로운 소설을 선보이는 데 그침 없고, 이야기의 발상은 거침없다. 한국문학의 가능성과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온 윤고은 소설가의 네번째 소설집이자 일곱번째 책을 선보인다. 신작 소설집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은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이후 두 해에 걸쳐 써내려간 여섯 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이번 작품집을 관통하는 두 개의 단어는 ‘로맨스 푸어’ 그리고 또하나는 ‘한 발짝’이다. 윤고은 특유의 상상력을 ‘한 발짝’으로, 일상의 풍경을 꼼꼼하게 관찰한 결과물을 ‘로맨스 푸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집에 유독 30대 커플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20대 때처럼 불타오르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40대처럼 안정적이지도 못한, 위태롭고도 애매한 결절에 다다른 사람이 그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도무지 로맨스가 빈곤한 사람들로 바꿔 말할 수 있을 이들은 완전히 몰입해버리지도 그렇다고 아예 무심해질 수도 없는 세대를 포착한 것이기도 한데, 해설을 쓴 평론가 한영인의 말처럼 그리하여 작가는 “현실에서 딱 한 발짝 비켜섬으로써 현실과의 정면충돌을 방지하는 동시에 여전히 독자의 눈이 지금 이곳을 향하게끔 시야의 좌표를 설정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메이드 인 윤고은 작품의 특유와 생기가 발생하고, 작가는 30대라는 ‘한 발짝’을 때로는 거리감으로 때로는 도약으로 풀어내 이야기를 지어 건넨다.
“제가 문자를 잘못 보냈어요. 그런데 그 메시지는 진심입니다.”
윤고은의 의아해하는 인물들을 사랑한다.
다른 작가라면 애잔하게 그릴 순간을 의아하게 그리는 윤고은을 사랑한다. _정세랑(소설가)
“제가 문자를 잘못 보냈어요. 그런데 그 메시지는 진심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고개를 모로 기울이고, 의아해하며, 골똘해지지 않을까? 윤고은 소설의 또다른 인장(印章)이 있다면, 그것은 파토스가 아닌 아이러니를 건네는 데 있다. 작가는 착각 혹은 오해라고 말해질 수 있는 인생의 순간들을 그저 해프닝으로 넘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예리한 핀셋으로 포착하고 집어내 골똘하고도 유심하게 바라본다. 파토스의 뜨거움 속이라면 거의 불가능할 응시를 한 발짝 벗어나 계속하다보면 ‘미스커뮤니케이션의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
“핏빛으로.”
취향은 확실히 비슷하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 뒤에 한쪽은 스테이크에 대해, 다른 한쪽은 와인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하나는 와인 리스트, 다른 하나가 스테이크 리스트였다. 우린 서로 다른 메뉴판을 보고 있었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빛깔이 닮은 스테이크와 와인을 적당히 고른 셈이었다. _「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에서
표제작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은 선뜻 결혼을 결정하지 못하는 구 년 차 연인 앞에, 경기도 용인시에 세워진 개성신도시의 모델하우스가 나타나며 시작된다. 결혼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개성과 평양의 ‘모델하우스’라는 이중의 낙차가 충돌하는 이 이야기는 결혼에서 ‘한 발짝’ 물러난 이들이 서울에서 평양으로 ‘한 발짝’ 내딛은 예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이나 평양에 건설될 신도시의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과 남한에서 젊은 청춘 남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 중 어느 것이 더 비현실적일까? (……) 이 땅에서 남녀가 사랑으로 결합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은 이제 리얼리즘 서사가 아니라 SF 서사가 담당해야 하는 영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랑과 결혼과 출산은 북한에 대한 직접투자만큼이나 우리 세대에게는 비현실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_한영인(문학평론가), 해설 「잔존하는 잔열」에서
작가가 심리적-물리적 거리를 반복적으로 의식하고 또 생성해내는 이유를 우리는 ‘잔열’이라는 개념으로 조금은 추측해볼 수 있을 듯하다. 파토스의 뜨거움이 아니라 아이러니와 공백에서 생기는 ‘지속되는 잔열’ 말이다. “어떤 순간들은 잔열을 갖고 있어서 물리적 시간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를 움직이는 건 의외로 아주 큰 에너지가 아니라, 그런 잔열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물의 터널」)라는 문장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서정을 자아내지만, 작가 윤고은의 미학이자 윤리를 발견할 수 있는 문장이기도 할 것이다. 이는 절제된 감정으로 더욱 진실하게 생의 단면을 그려내 보이겠다는 뜻이기도 할 터.
때로는 상상과 착각으로 때로는 오해와 시차라고 말해지는 변주를 이번 소설집에서 우리는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양말들」에서는 ‘나’의 장례식장에서 ‘나’와 ‘나’의 죽음을 둘러싼 오해가 시차를 두고 당도한다. 「오믈렛이 달리는 밤」에서는 로맨스를 향한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연경 앞에 기이한 오믈렛이 나타나고, 「우리의 공진」에서는 사랑의 공진에서 비껴나고픈 한 남자가 프리미엄 출퇴근 버스에서 한 여자와 시차를 두고 대화한다. 「평범해진 처제」에서는 오류라고도 말할 수 있을 기억과 추억을, 「물의 터널」에서는 마치 “계절이 다른 터널 안에서” 유년의 풍경과 마주한다.
‘한 발짝’은 비단 로맨스와 관계의 문제일 뿐 아니라 작가와 독자와의 거리이기도 하다. 한 발짝 떨어져 그 사이에 바람이 흐를 때, 혹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게 공간을 만들어두는 것. 윤고은의 이번 신간을 통해 소설은 거리(Distance)가 만들어내는 예술이라는 사실을 독자들은 가슴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윤고은표 ‘미스커뮤니케이션의 커뮤니케이션’ ‘잘못 보낸 진심의 메시지’는 결국 문학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는 것 역시. 삶이 언제나 무겁지도, 한없이 가볍지도 않다는 것을 꿰뚫어보는 작가의 예리한 시선으로 인해 이야기는 더욱 풍부해지고 깊어졌다. 윤고은의 이야기라는 근사한 티켓이 준비되었고, 이제 독자는 주사위를 굴릴 차례다. 그 어느 때보다 이채로운 여행이 되기를!



134340
4.0
사랑 앞에서 스스로 무언가 결정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몽매하고 무력한 인간.
조니
4.0
여기 단편집 소설마다 작은 반전이나 엉뚱한 전환점이 그윽하게 드러난다. 그것들을 찾아내 읽을 때마다 어떤 안도감이 든다고 해야 하나. 왜냐하면 이것밖에 안되는 삶에서 이거라도 가능한 삶인가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애매한 공백으로 툭' 떨어진 느낌이 좌절이 아니라 또다른 가능성의 방향이 되듯이. -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섭렵하고 싶다.
김효진
3.5
윤고은의 소설은 실제감에서 시작돼 기시감으로 끝난다.
유태
4.0
작가는 무덤덤하게 쓴 거 같은데 내 마음은 요동을 친다. 이런 게 공진인가
맹구
4.0
생각할 법하지만 잘 생각하지 않는 참신한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약간의 비틀린 로맨스
'ㅅ'
4.0
웨인 티보의 그림이 제목과 은근히 잘 어울린다. - 1. 양말들 (바로 와닿지 않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메타포와 맥거핀(망치남-끝까지 읽어도 알 수 없다)이 많았다. 후에 깨닫는 감정에 대해선 공감이 덜 된다. 이런 단편은 이야기꾼이라고 불릴만한 특성과 정반대에 있겠지...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없이 경험a 다음문단은 사색a 다음문단은 경험b 이런식으로 배치되어있는. 소설에선 상관없는데 극작이나 시나리오에선 갑툭튀와 불친절함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 어떤 대화들을 다시 보면, 이미 다 끝난 얘기를 가지고 뒤늦게 나 혼자 제동을 걸거나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실상은 그런 게 아니었다. . 당신이 누구냐고? 당신은 그냥 불특정 다수, 절대자, 조국, 지방자치단체, 고향, 또다른 자아, 뭐, 뭐든 상관없는 거였다. 그저 문학적 표현이었던 것이다. 5. 평범해진 처제 이런 반전을 사랑한다. 최고다... 진짜 있을법해서 소름돋지만 작가의 실화는 아닌 것 같은 판타지스러운 사건이다. 항상 타인의 진심을 “판별”해야한다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삽입인가 아닌가(연기인가 아닌가)의 여부와, 사랑이 담겼느냐 아니냐의 여부를 따지는 것의 간극은 정말 크다. 전자에선 연기라면 자신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후자에선 아니라면 억장 와르르. 뒤의 평론에서 남녀가 서로 오해하고 있는 모습을 잘 수행해주는 가면놀음이 바로 로맨스라고 말하고 있는데, 뻔한 말이라고 생각하며 거기엔 동의할 수 없지만 (일부러 표고영은 저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게 설정된 인물인데) 사람들 간의 오해의 결이 다름을 야동 리뷰에 빗대어 표현해준건 너무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 너를 읽는 건 설레는 일이라고? 그 한 줄의 문장을 읽고 또 읽을수록 포만감 비슷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유년의 행복했던 몇 순간을 떠올릴 때와 같은 따뜻한 기운, 오랜만에 찾아온 진짜 여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견과류처럼 꼭꼭 씹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방식 중 하나가 쓰기였다. . 그러니까 야동에서 진짜와 가짜를 논할 때는 한 가지 관점만 있는 것이다. 저들이 진짜로 하는 건가, 아니면 그저 연기를 하는 건가. 보통 남자들이 궁금해하는 건 그런 진짜와 가짜다. . 뭔가가 나를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저 지평선 너머로 밀어내는 것 같은 느낌. 이별 통보가 아니라 그건 어떤 자백 같은 거였다. 표면적으로는 내가 떠난 것으로 마무리되었으나 사실 그가 내게서 이별 통보를 쥐어짜낸 것이나 다름없는 방식이었다. 6. 물의 터널 주제의식이 또렷이 있거나 반전이 있는 단편들은 아니구먼. 하지만 작가가 묘사하는 재석이의 집이라는 공간의 미스테리함이 재밌었다.
양파에 싹이나서 조희망
3.5
그녀의 머릿속을 몰래 헤집어서 발상 몇조각 훔쳐오고 싶다
YK
3.0
평론가들 글에나 쓰이는 단어인 줄 알았던 '재기발랄한'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평범한 이야기인 것처럼 독자들을 방심시키고 명랑하게 삐끗해버린다. 오믈렛이 달려나가는 문장을 처음 읽을 때에는 당혹스러웠는데, 계속 곱씹어보게 되고,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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