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이제 내 곁에 없는데 내가 한국인일 수 있을까?”
2021 뉴욕 타임스, 타임, 아마존, 굿리즈 올해의 책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
뉴욕 타임스 29주 이상 베스트셀러
세계를 사로잡은 신예 록 뮤지션의
가족, 음식, 슬픔과 사랑에 관한 강렬한 이야기
미 전역을 사로잡은 화제의 베스트셀러
『H마트에서 울다』는 인디 팝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보컬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자우너의 뭉클한 성장기를 담은 에세이다. 출간 즉시 미국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2021년 뉴욕 타임스, NPR 같은 유수의 언론매체와 아마존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에 꼽히기도 했다.
“우리 엄마만 왜 이래?” 여느 미국 엄마들과는 다른 자신의 한국인 엄마를 이해할 수 없던 딸은 뮤지션의 길을 걸으며 엄마와 점점 더 멀어지는데…… 작가가 25세 때 엄마는 급작스레 암에 걸리고 투병 끝에 죽음에 이르고 만다. 어렸을 적부터 한국 문화를 접하게 해준 엄마를 떠나보내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감을 느끼던 어느 날, 작가는 한인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해 먹다 엄마와의 생생한 추억을 되찾는데, 『H마트에서 울다』는 그로부터 얻은 위안과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에 대해 담담하게 적어나간 섬세하고 감동적인 에세이다.
엄마 생각에 눈물부터 나오는 곳, H마트
이 책은 한 편의 절절한 에세이에서 시작되었다. 미셸 자우너가 한인 마트에서 장을 보며 엄마를 향한 추억과 그리움을 쓴 글 「H마트에서 울다」가 『뉴요커』에 실리자마자 수많은 독자의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 H마트는 미국에서 아시아 식재료를 전문으로 파는 대형 식료품 할인점으로, H는 ‘한아름’의 줄임말이다. ‘두 팔로 감싸안을 만큼의 크기’라는 의미처럼 그곳에는 만두피, 김, 뻥튀기, 죠리퐁, 갖가지 밑반찬 등 없는 한국 먹거리가 없다. 미국 14개 주 70여 곳에 있는 H마트는 그러므로 한국계 미국인에게 ‘고향의 맛’을 찾게 해주는 보물창고와도 같다. 2층 식당가에는 뚝배기에 찌개가 담겨 나오고 떡볶이를 파는 한국 음식 전문점과 탕수육, 짬뽕, 볶음밥과 짜장면을 파는 한국식 중국 음식점이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을 안고 이곳을 찾는다.
엄마를 잃고 찾아간 그곳에서, 자우너는 딸과 함께 해물짬뽕을 먹는 할머니를 보고 울컥한다. H마트에서, 엄마는 어디에나 있다. 비빔밥에 고추장 많이 넣지 말라던 엄마의 잔소리도, 달콤한 짱구 과자를 손가락에 끼고 흔들던 엄마의 모습도, 엄마와 내가 조금씩 베어물던 동그란 뻥튀기의 추억도 이곳에선 생생하기만 하다. 그렇게 H마트에서 자우너는 엄마가 미각에 강렬하게 새긴 맛을 되찾으며 위안을 얻고 회복해나간다.
지독한 잔소리꾼인 엄마가 사랑을 전하는 방법
누구보다 애틋한 모녀였지만 깊은 사랑은 때론 애증이 된다. 한 살짜리 아기를 데리고 한국인이라곤 찾을 수 없던 미국 오리건주 유진으로 이민 온 엄마는 딸을 엄하게 키운다. 어린 자우너가 보기에 미국인 엄마들은 자식에게 스스로 결정할 자유를 주고 자존감을 지켜주기 위해 애쓰는 듯했지만, 자신의 엄마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딸을 최상의 버전으로 만드는 데 잔소리를 아끼지 않을 뿐이었다. 딸의 외모, 화장, 옷차림, 공부 등 사사건건 간섭을 하는 엄마. 다치기라도 하면 엄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흉터 걱정부터 했다. 꺼이꺼이 흐느끼는 자신을 위로해주기는커녕 “울긴 왜 울어. 네 엄마가 죽은 것도 아닌데”라며 다그쳤다. 자우너는 엄마의 그런 엄하고 매정한 말들이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는 말 대신 음식으로 사랑을 보여주었다.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끓여주고, 테라스에서 뜨거운 철판 위에 두툼한 삼겹살을 굽고 삼겹살 쌈을 만들어주었다. 자우너가 간장게장을 쪽쪽 빨아먹거나 산낙지를 초고추장에 푹 찍어 입에 넣을 때면 엄마는 감탄했다. “넌 진짜 한국 사람이야.”
이제 엄마를 겨우 이해할 것 같은데…
덜컥 찾아온 엄마의 암 투병
운명은 이해하기 힘들다. 작가가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한 스물다섯 살에, 엄마도 조금씩 예술가의 길을 걷는 딸을 응원하기 시작하던 그때, 건강하던 엄마에게 암 진단이 내려진다. 작가는 절박한 마음에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매일같이 엄마가 복용하는 약과 먹은 음식을 기록하고, 머리숱도 거의 사라지고 몸집도 줄어든 엄마에게 한국 음식을 해주려 한다. 살아생전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사랑하던 남자친구와 결혼식도 올리기로 한다. 엄마는 딸의 결혼식을 보려는 듯 기적적으로 그 순간까지 버텨준다.
하지만 운명을 피할 순 없었다. 다만 엄마가 해주던 음식의 기억만은 생생히 남았다. 이제 엄마는 없지만 자우너는 인터넷과 유튜브를 찾아보며 된장찌개, 잣죽,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 엄마의 한국 음식을 통해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며 회복해간다.
상실과 회복, 그리고 사랑의 노래
작가는 어릴 적에 엄마가 2년에 한 번씩 자신을 데리고 간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나, 마치 엄마가 자신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알려준 것처럼 남편을 데리고 한국을 경험한다. 생일날 이모가 끓여준 미역국을 먹고, 엄마와 못다 한 추억을 친척들과 공유하며 슬픔을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회복하며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간다.
이 책은 한 예술가의 성장담으로 읽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이 책을 번역한 정혜윤 번역가는 “자우너는 음악과 처음 사랑에 빠진 풋풋한 시절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수많은 젊은 예술가가 겪는 시련, 이를테면 부모의 극심한 반대, 생활고, 기약 없는 미래로 불안에 떨던 경험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아시아계 혼혈인 여성 예술가라는 겹겹의 소수자로 살아가면서 맞닥뜨린 또다른 종류의 좌절과 혼란에 대해서도”라고 평한다. 자우너가 이끄는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2021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뉴 아티스트’ 부문과 ‘베스트 얼터너티브 앨범’ 부문 후보에 올랐다.
천수경
4.0
나는 관심이 가는 사람에게 '누구와 친하게 지내는지' 곧잘 묻는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우정을 섭취했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내 마음에 드는 이유-매력적인 언행이나 그 사람이 베푸는 사랑 등-은 그 사람의 몸에서 자동으로 생성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서다. 어딘가에서 보고 익혔거나 저도 모르게 흡수한 사랑이 몸에 저장되어 있다가 발현된 게 분명하니까. 그 사랑의 근원이 궁금하다. 한 사람이 자신과 가까운 인간들에 대해 떠드는 순간이야말로 그 사람의 몸속에 있는 사랑의 해부도를 어렴풋이 볼 수 있는 순간이라고 믿는다. 자기 친구가 어떤 말을 했고, 그 친구는 가족이랑 어떤 갈등이 있었고, 뭐 그런 것들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모습에선 눈을 뗄 수가 없다. 저승에서는 마음 맞는 이들끼리 다 만나는 게 아닐까. 소설이나 영화 속 인물들까지 전부. 그러니까 지금쯤 미셸의 엄마는 소설 <쇼코의미소>의 할아버지와 한바탕 수다를 떨고 있을 것만도 같다. 자신들이 퍼트리고 간 사랑이 세상에 얼마나 유용하게 쓰였는지, 자식새끼들 키우는 게 얼마나 고역이었는지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는 지금 네가 그걸 그만둘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야.” 당신이 딸의 꿈에 무심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텐데도, 나까지 너무 서운해서 마음이 무너졌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해서 나누었던 숱한 말싸움조차 애타게 그리워지는 시간은 기어이 왔다. 아무리 붙잡고 싶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던 그 시간은 제 속도대로 흘렀다. 영혼이 육신을 빠져나가는 일은 말 그대로 기진맥진한 사건이었다. 다사다난했던 이 모녀의 사랑은 내 몸 안에 있는 사랑에 많은 물을 주었다.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영원히 주어진 게 아니라는 경고 같기도 한 이 책은 ‘지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게 줄 사랑을 거대하게 키워주는 책이다. “참 많이도 웃었습니다.” (-280쪽). ‘당신의 친구 윤이로부터’ 온 편지의 한 구절. 저 문장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내가 다시는 못 보게 된 이들한테 반드시 해줘야 할 말이면서도, 지금 곁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한 번씩 해주고 싶은 말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눈물을 한 바가지 쏟았다. *초반에는 흠.. 음식과 모성애? 진부하네,, 하다가 주인공 청소년기 서사 시작되고나선 오열을 몇 사바리 한 건지 모르겠다. 다 읽고나선 감정적인 탈진 상태였음.. @_@
rushmore
4.0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19년 5월 서울 공연에서 나미 이모를 소개할 때 눈물났던 기억이 나는데 한국에 남은 마지막 가족이라고 했던 것 같다. 그때는 그 말이 그냥 슬펐는데 책 속에서는 미쉘이 애증의 엄마를 받아들이고 보내는 과정이 생각보다 솔직하고 사실적이어서 너무 많이 울었다. 엄마는 계씨 아주머니한테 뭐라고 했을까..
134340
3.0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 보인다 그러나 완성도보다 중요한 가치가 들어있다
송하
4.5
“너의 10퍼센트는 따로 남겨두어라.” 누군가를 아무리 깊이 사랑하더라도, 혹은 깊이 사랑받는다고 믿더라도 절대 네 전부를 내주어서는 안 된다. 항상 10퍼센트는 남겨두어라. 네 자신이 언제든 기댈 곳이 있도록.
정선주
4.0
한국에서 자란 내가 한국인의 습관이나 관습을 생경한 시선으로 바라본 묘사를 읽는 건 새로운 일이다. 그래, 이건 이상하고 특이할 수 있지, 하면서도 저자의 애정 담긴 시선에 웃음이 퍽 난다. 번역이 매끄럽고 역주도 충실해서 읽기에 편했다. 하지만 어떤 게 영어로 쓰이고 어떤 게 한국어 발음대로 쓰였을까 자꾸 궁금해져 원문을 읽고 싶게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을 자세히 적고 어떤 것을 생략할지 고르는 것과 같아 보인다. 저자에게 한국, 엄마, 가족은 음식으로 끈끈하게 묶여있었고, 음식에 대해 꼼꼼히 적기로 결심했나보다. 그러니까 노래방이나 사우나에서가 아니라 H마트에서 울었겠지. "엄마는 단순히 주부나 엄마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엄마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두 역할을 독선적인 태도로 얕잡아보았다. 양육과 사랑을 택한 사람에게도, 돈을 벌고 창작 활동을 하려는 사람이 얻는 만큼의 성취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예술은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고동치는 사랑이었고, 노래 한 곡 책 한 권만큼이나 이 세상에 기여하는 일, 기억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사랑 없이는 노래도 책도 존재할 수 없으니까. 어쩌면 나란 존재가 엄마가 세상에 남기고 간 자신의 한 조각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냥 겁이 났던 걸지도 모르겠다."
Kuru
4.0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우리 엄마만큼 내가 엄마를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빠재
4.0
슬픔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곳곳에 슬픔이 어려있다. 원문이 궁금해질 정도로 번역이 상당히 잘 된 듯이 보인다. 도대체 원문은 어떻게 쓰여있는데 이렇게 매끄럽게 번역이 된 것일까? 이정도로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한 감정을 쏟아낸 점이 인상깊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최근들어 <미나리>, <파친코>와 같은 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의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접하게 되어 참 좋았다. 나의 이모도 이모부와 30년전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기에 남일 처럼 느껴지지 않아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 "아이고 예뻐." 예쁘다는 말이 착하다, 예의바르다는 말과 동의어로까지 사용되는 곳이다. 이렇게 도덕과 미학을 뒤섞어놓은 말은, 아름다움을 가치 있게 여기고 소비하는 문화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p.60 나는 두 세계 중 어느 세계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었다. 노상 반만 인정받고 반은 이방인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p.185 마치 아빠가 내 목구멍에 팔을 쑤셔넣어 내 심장을 움켜쥐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태산 같은 시간을 꾸역꾸역 눈물을 삼키려 애쓰면서 보내왔다. 확고한 긍정의 화신이 되어, 우리가 기적의 대열에 서 있다는 착각 속에 스스로를 빠져들게 하려고 발버둥치면서. 그 모든 것을 견뎌내고도 어떻게 이토록 허무한 결말을 맞아야만 할까! 검은 혈관, 머리카락 뭉치들, 병원에서 보낸 밤들, 엄마의 고통. 이 모든 것은 대체 뭘 위한 것이었나! p.200 기록되지 않은 일은 엄마와 함께 죽어버렸으니까. p.371
귤귤
4.0
비슷한 이야기들을 보면 굳이 저런 자극적인 표현을 쓰나 싶고 감정과잉에 거부감이 들 때가 많은데, 그런 의구심이 별로 들지 않는 글이었다. 새삼 비극이 남의 일일 때의 괴리감을 체감하면서 그래서 어쩐지 더 두려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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